궁합 맞아야 효과도 배가 된다

예정이율 높은 상품 좋아… 자동차보험은 서비스 질이 관건

새내기 직장인인 최만호씨(30). 천신만고 끝에 취업에 성공한 그는 얼마 전 첫 월급을 손에 쥐었다. 착실한 청년 최씨는 자신도 드디어 이른바 재테크 계획이라는 것을 짜볼 수 있게 됐다며 가슴이 벅찼다.최씨는 우선 언론 등에서 접한 전문가들의 충고대로 청약통장을 만들고, 매달 돈을 부을 적금에도 가입했다. 신용카드도 1개로 정리했다. 그런데 보험이 문제였다. 보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긴 한데 보험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용어도 생소하며 뭘 어떻게 골라야 할지 막막했다.보험업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씨는 결코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보험가입률이 세계 상위권이고, 국민 10명 중 9명이 1개 이상 보험에 가입했으며 1인당 매년 평균 382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을 정도로 보험강국이지만 보통사람들의 보험에 대한 상식은 이런 수치가 무색할 정도로 초라한 수준이다.◇잠깐, 보험 선택 전 이런 건 미리 알고 있어야=보험은 해약하면 대부분 고객이 손해를 본다. 따라서 해약으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험의 가입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기존에 가입한 보험상품을 분석해 보장내용이 중복되는 경우를 방지해야 한다. 자신의 재무상태를 분석, 현실적으로 운용 가능한 보험료 규모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보장성보험의 경우 월수입의 8% 이내로 운용하는 게 적정하다.◇종신보험 중심으로 본 보험쇼핑 요령=보험의 가입은 회사와 상품의 선택, 크게 이 두 가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종신보험은 말 그대로 종신토록 보장을 해주는 상품이므로, 회사의 선택은 가입자가 나중에 수명이 다할 때까지 지켜줄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정적인 회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보험회사의 안정성은 지급여력비율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제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순재산을 책임준비금으로 나눠 100%를 기준으로 미달하면 경영이 위험한 것으로 판단돼 경영개선명령을 받는다. 국내 보험사들 중에는 이 지급여력이 가장 높은 회사가 700%대이며, 가장 낮은 곳은 100%에 못미치는 곳도 있다.보험사를 선택할 때는 이외에도 회사의 규모,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수익성 등도 감안해서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자료는 경영공시자료로 공개하도록 돼 있어 관심만 있으면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상품의 선택은 보장내용과 보험료가 중요하다. 보장내용은 자신의 필요에 맞게 위험보장을 제대로 폭넓게 해주는 게 좋은데, 보험상품의 보장내용은 상당히 복잡하고 상품별 맞비교도 어렵다. 그러나 종신보험은 모든 회사의 상품이나 보장내용이 다 같으므로 보험료가 저렴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보험료는 예정위험률, 예정이율, 예정사업비율에 의해 결정되는데, 예정위험률은 거의 모든 보험사가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예정이율과 예정사업비율만 비교하면 된다.예정이율은 대개 4.0~5.0%를 적용하는데, 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떨어지고 낮아지면 보험료는 올라간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예정이율이 낮은 것이 보험료가 비싼 상품이다. 예정사업비는 보험사의 경비로 쓰여 없어지는 부분으로, 총납입보험료의 20~40% 정도 부가하는데, 저축성은 적게, 보장성상품은 많이 부과한다. 물론 예정사업비가 낮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다.따라서 상품의 선택은 예정이율이 높고, 예정사업비가 낮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것은 보험사에서 알려주기를 꺼려하는 부분이지만, 상품의 약관 앞부분을 보면 ‘이 상품에 적용된 예정이율은 몇 %입니다’고 돼 있고, 예정사업비는 업계 평균을 100으로 해서 이 상품은 얼마인지 지수로 표시돼 있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업계 평균보다 적게 부과된 것이고, 100 이상이면 평균보다 더 많이 쓴 것이므로 이를 비교해서 가장 낮게 적용한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일반적으로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회사는 상품약관을 미리 주지 않아 가입 전에는 알 수 없으나 각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상품공시실’을 찾으면 가입하고자 하는 상품의 예정이율과 예정사업비지수를 쉽게 찾을 수 있다.가장 널리 가입한 보험에 속하는 종신보험을 기준으로 선택요령을 제시했지만, 앞서 언급한 기준은 거의 모든 보험에 적용된다고 봐도 무방하다.◇자동차보험은 담보별 보상한도 따져 가입=의무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은 보험사나 상품에 따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최근 손보사간에 가격경쟁이 붙으면서 가격 차이는 적지 않으며 자동차사고가 났을 때 이를 보상처리하는 서비스의 질에서 구분된다. 가격은 각종 비교사이트를 이용해 비교할 수 있으며, 여러 보험사의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견적을 뽑아 비교해 보면 된다. 보상서비스의 질은 현실적으로 사전비교가 어렵다. 본인이 직접 사고가 나서 겪어보거나 주변의 입소문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자동차보험은 사고형태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담보종목이 구분돼 있고 각 담보별로 보상한도도 차이가 있다. 즉 사람이 다친 경우, 타인의 차를 파손시킨 경우, 자신이 다친 경우, 자기의 차량이 파손된 경우, 무보험차에 다친 경우 등 사고별로 가입하는 항목이 구분돼 있고 타인의 차량 등을 파손했을 때 보상받는 ‘대물배상’의 경우만 해도 보상한도가 2,000만원, 3,000만원, 5,000만원, 1억원 등으로 다양하다.따라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는 담보항목과 보상한도를 미리 알아보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상품을 고른다. 예를 들어 차량운행 빈도가 높지만 시내구간만 운행하는 영업직 사원의 경우에는 차량 접촉사고에 대비, 대물배상의 가입한도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또 자동차보험료를 낮추기 위해서는 챙겨야 할 사항이 여려가지 있다. 우선 운전직 경력이 있으면 이를 활용한다. 보험가입 경력이 있는 운전자보다 최초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의 보험료가 비싸다. 그러나 △오토바이의 책임보험 가입 경력 △정부, 운수회사 등에서 운전직으로 근무한 경력 △군대 운전병으로 복무한 경력 △외국에서의 자동차보험 가입 경력은 운전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증빙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경력이 인정된다. 운전자의 연령도 중요한 문제다. 여기서 운전자 연령이라 함은 주민등록상의 만 나이를 말한다. 만일 만 나이로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보험보상을 받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이밖에도 본인, 부모, 배우자, 자녀가 운전할 수 있도록 운전자를 한정해 놓은 상품과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상품으로 구분돼 있다. 따라서 보험가입시 가족만 운전하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가족한정보험에 가입하고 형제나 친척이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보험보상을 받을 수 없다.자동차종합보험 특별약관 중에는 가입시 자동으로 사고에 대한 보상이 담보되는 항목이 있다. 바로 ‘무보험차 상해담보’다. 여기에 가입하면 운전자가 타인의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난 경우에도 자신의 종합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마지막으로 보험청약서는 사실대로 기재하고 반드시 본인이 서명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동차 소유자 및 인적사항’, ‘자동차의 용도, 차종, 연식’ 등 보험료를 책정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보험대리점이나 설계사에게 빠짐없이 사실대로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청약서(질문서 포함)를 정확히 작성해야 하며 반드시 계약자 본인이 서명해야 한다. 또 만약 사고가 나면 보험가입 내용의 정확성 여부가 보상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보험료영수증, 청약서, 보험증권 등 가입서류는 가입자 본인이 꼼꼼히 챙겨 계약내용을 확인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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