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성과보다 꾸준한 실적 ‘Good’

증권사ㆍ은행ㆍ보험사 모두 판매… 약관 이해 후 서명해야

“펀드투자,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겁니까.”펀드가 재테크시장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너도나도 좋다고 이구동성이다. 그럼에도 불구, 정작 본인 명의의 펀드계좌를 가진 이는 생각보다 드물다. 좋은 줄 알지만 어렵고 귀찮아서다. 특히 전문용어가 적잖아 초보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가입방법조차 모르는 투자자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이건 선입견이자 핑계다. 한발만 다가서면 펀드만큼 쉬운 투자대상이 별로 없다. 발품ㆍ손품도 주식(직접투자)이나 채권에 비할 바가 아니다. 꾸준한 애정ㆍ관심만 있다면 웬만한 건 전문펀드매니저가 다 알아서 운용한다. 이게 바로 펀드투자의 제일 큰 메리트다. 상품만 잘 고르면 고수익 고지정복은 탄탄대로다. 단 수많은 펀드 중의 옥석 구분과 가입 후 관리는 전적으로 투자자 개인의 몫이다. 커리어우먼 박서현씨(25)의 펀드가입 동반ㆍ취재를 통해 ‘펀드투자 ABC’를 알아봤다.박씨는 자칭 재테크 ‘왕초보’다. 여태껏 재테크란 적금 가입이 고작이었다. 주위에서 부동산이니 주식이니 떠들어도 남의 나라 얘기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위기감과 함께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월급쟁이의 노후란 게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갔다간 희망조차 없어 보였다. 결국 재테크에 본격 뛰어들기로 결단을 내렸다. 첫 공략대상은 펀드로 잡았다. 주식ㆍ부동산은 아마추어인 그에게 무리였던 까닭에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우선 펀드공부에 들어갔다. 최근 1~2개월의 펀드 관련 뉴스를 검색해 읽었다. 슬슬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조금 감을 잡은 박씨, 이제는 직접 펀드에 가입하기로 했다. 우선 무엇을 챙겨야 할지 알아봤다. 증권사에 일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은행통장을 만드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대답이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 회사 근처 증권사 객장에 들렀다.증권사 창구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신규계좌를 만들려면 신분증과 도장이 필요하다. 투자원금은 은행계좌에 연결시키면 입출금이 가능하다. 기존의 증권계좌 보유자라면 계좌번호만 알면 된다. 일부 증권사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에서 가입할 수도 있다. 신분증은 본인ㆍ실명확인용이다. 방문자와 실제 가입자가 다르면 두 사람 신분증 모두 필요하다.가족이면 의료보험증ㆍ주민등록등본으로 충분하다. 가족이 아니면 위임장을 받아야 한다. 도장 없이 서명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이는 본인에 한해서다. 출금도 본인만 가능하다.박씨는 증권사를 찾았지만, 사실 펀드판매사는 여럿이다.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이 모두 취급한다. 과거에는 투신사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단 특정 금융기관이 시중의 모든 펀드를 다 파는 건 아니다. 서로 계약을 맺은 일부 펀드만 판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펀드를 찾았다면 그 펀드가 어느 판매사에서 취급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펀드판매사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은행은 지점이 많아 편리한데다 개인고객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양호하다. 최근 전략적으로 개인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어 대접받을 공산도 크다. 반면 펀드처럼 실적배당상품에 대한 판매경험ㆍ노하우가 부족하고 전문적인 인력확보가 미진하다. 때문에 판매 때 무리수를 둘 수 있다. 증권사는 그 반대다. 오랜 경험에서 누적된 상품이해력과 시장판단력이 우수한 반면, 법인고객이 많아 판매층이 얇다. 회사 차원의 지원이 약해 판매인력(FP)의 이직률도 높다. 투신사에서 이름을 바꾼 전환증권사는 경험ㆍ시스템ㆍ능력이 업계 최고지만 자사 상품을 전략적으로 미는 등 상품 다양성이 떨어지는 게 흠이다. 보험사는 제한적인 영업망이 걸림돌이다. 보험사에서 펀드를 살 때는 꼭 지점을 통해야 한다. 대리점이나 보험설계사를 통한 펀드판매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판매처를 비중으로 나눠보면 증권(70%ㆍ전환증권사 포함), 은행(29%), 보험(1%) 수준이다.펀드가입 방법은 알았지만, 박씨는 또 다른 딜레마에 빠졌다. 창구직원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 어떤 펀드가 좋은지에 대한 답변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그 증권사와 계약된 몇몇 펀드만 반복ㆍ설명하는 것도 짜증났다. 그나마 공부를 좀 했다지만, 설명은 복잡하고 어렵기 그지없었다. 일단 광고전단과 가입서류만 들고 후일을 기약했다. 투신협회(www.kitca.or.kr)와 펀드평가 사이트인 한국펀드평가(www.kfr.co.kr)ㆍ제로인(www.funddoctor.co.kr) 등을 통해 심화학습에 들어가기로 했다. 며칠을 공부한 박씨, 결국 몇가지 핵심을 잡는 데 성공했다. 관건은 두 가지였다.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고르는 것과 능력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었다.펀드전문가들은 몸에 맞는 옷이 가장 편하듯 궁합에 맞는 펀드가 제일 좋다고 강조한다. 펀드매니저의 개별능력도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래 봐야 상품의 근본적인 성격 자체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가령 잃어서는 안될 노후자금을 위험천만한 코스닥펀드에 넣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본인 성향에 부합하는 펀드만 잘 찾아도 절반은 성공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성향은 관련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몇가지 체크 포인트로 확인 가능하다. 박씨는 중도적 투자자로 나타났다.추가설명에 따르면 투자성향은 얼추 세 부류로 나뉜다. 외향ㆍ도전ㆍ공격적인 사람과 내향ㆍ수성ㆍ안정적인 사람, 그리고 대략 이 둘의 중간 정도 성향을 보이는 그룹이다. 시중의 모든 펀드는 이를 기반으로 주식ㆍ채권ㆍ파생상품 등을 적절히 조합해 탄생된다. 공격(주식형ㆍ성장형, 주식 70% 초과)형, 보수(채권형ㆍ안정형, 주식 30% 이하)형, 중도(혼합형ㆍ안정성장형 주식 31~70%)형 등이다. 따라서 본인이 위험을 기꺼이 감내하는 도전적인 성향이라면 주식형이 제격인 반면, 원금손실은 절대불가라면 수익은 낮지만 안정적인 채권형이 안성맞춤이다. 물론 펀드마다 이름은 천차만별이다.본인의 투자성향을 알았다면 가입후보군은 대폭 줄어든다. 그다음 가지치기는 실력을 갖춘 펀드운용사를 찾는 일이다. 사실 투자손익을 결정하는 것은 운용사와 펀드매니저다. 때문에 ‘쌈짓돈’의 운용자가 누구냐는 중대한 변수다. 운용사의 과거 실적과 자산규모, 운용방식 등을 반드시 체크해 둘 필요가 있다. 이는 운용사에 직접 전화해도 되고 인터넷에서 조회해도 된다. 펀드매니저라면 경력과 과거 수익률을 보는 게 좋다. 하지만 최근 기사를 찾아보니 펀드매니저보다 운용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요즘 추세는 펀드매니저 한 명의 독자운용보다 팀제가 보편적이었다. 고객불신과 펀드매니저의 잦은 이동에 따른 폐해를 막겠다는 차원에서였다.괜찮은 운용사를 찾는 건 내부 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과 장기간에 걸친 안정적 수익률 여부가 좌우한다. 당장의 수익률이 낮아도 편차가 적은 게 실력이다. 단기 1등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에 걸쳐 시장 대비 수익률 우위를 지향하는 운용사가 좋다는 뜻이다. 특히 개별펀드 정보와 관련해서는 수익률(기준가격)을 눈여겨봐야 한다. 수익률이 높다는 건 기존 투자자의 수익이 높다는 뜻일 뿐 신규가입자의 수익과는 상관없다. 벤치마크ㆍ동일 유형 내 유사 펀드와의 비교가 필요한 이유다. 장고 끝에 박씨는 A사의 3년 만기 적립식펀드에 매월 10만원씩 불입하기로 했다. 편입비중으로 보면 주식형이었고, 초기설정 후 5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수익률이 7~8%에 달했다. 잘만 하면 연 10% 이상의 고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다시 증권사를 찾은 박씨. 판매직원과의 상담은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표준약관과 함께 충분히 사전설명을 들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공란에 사인했다. 곧 투자신탁설명서와 통장을 받았다. 며칠 전 공부한 걸 떠올리며 이 둘을 소중히 서류봉투에 넣어뒀다. 전문가들이 추후 법률적 오해ㆍ갈등 때에 대비해 해지하는 순간까지 잘 보관해 둘 것을 조언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박씨는 직원명함과 함께 광고전단까지 챙겼다. 펀드가입 후 관리 때도 판매직원의 도움을 받을 여지가 많다고 판단해서다. 사실 그는 여러 명의 창구직원 중 가장 성실해 보이는 FP를 골라 상담했다. 펀드성과는 물론 펀드와 관련된 이벤트 때 많은 정보를 받아보기 위해서였다. 펀드란 게 사전선택만큼 사후관리도 중요한 상품이란 걸 배웠기 때문이다. 초짜투자자 박씨는 이번 펀드가입을 통해 재테크시장에 성큼 다가섰다. 조만간 주식 직접투자에의 도전을 생각할 만큼 자신감도 커졌다.펀드투자 세부 가이드▷ 본인의 투자성향 파악하라공격ㆍ안정 등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 선택▷ 투자자금 성격을 진단하라투자기간ㆍ손실 감내 수준 체크▷ 운용사ㆍ매니저 실적 챙겨라리스크 관리능력ㆍ운용실적 좋은 곳 선택▷ 적당한 규모의 펀드 골라라500억원은 돼야 제약 없이 탄력 대응 가능▷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편입비중ㆍ기간ㆍ운용법 등 고려한 분산투자 유리▷ 시장흐름을 잘 읽어라거시지표 챙겨 주식ㆍ채권 중 주력 선택▷ 투자 우선펀드를 골라라절세ㆍ비과세펀드 등 우선 활용▷ 가입 후에도 관심 가져라시장상황ㆍ수익률 챙겨 환매 타이밍 선택▷ 갈아타기를 항상 생각하라최근 펀드는 대개 3개월 후 인출 가능▷ 자투리 정보를 활용하라물량 한정된 펀드모집 때 우선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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