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따봉’ 앞날도 ‘쾌청’

일부 펀드 3년만에 수익률 200% 달성… 주가 하락하면 손실 감수해야

주식형펀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적립식펀드 등을 통해 개인들의 자금이 증시로 흘러드는데다 연기금 등 기관들도 주식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6만개에 불과했던 적립식펀드 계좌수가 1년 만에 70만개로 11배나 급증할 정도로 붐이 일고 있다.이처럼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적립식펀드 중 상당부분은 주식형이다.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저금리 때문에 은행예금으로는 도저히 돈을 불릴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주식시장에 들어온 돈이 펀드를 찾는 것은 투자 전문가에게 맡겨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위주로 움직이는 주식시장에 개인이 직접 뛰어들었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업계에서는 적립식펀드가 그동안 주식시장에 등을 돌렸던 개인투자자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육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최근 증권사와 은행 등 대다수 금융기관들이 적립식 상품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면서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최창훈 LG투신운용 운용역은 “실질이자율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예금 및 채권형 상품 가입자들이 주식형 상품으로 말을 갈아타고 있다”며 최근 펀드 판도가 주식형으로 빠르게 바뀌었다고 말했다.실제로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월1일 기준 연초 대비 주식펀드 평균수익률은 5.33%인 반면, 채권펀드는 -0.75%로 집계됐다. 주식펀드가 불과 한달 동안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거뒀지만 채권펀드는 적잖은 손실을 본 셈이다.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곳은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이다. 이 회사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2,820억원으로 1월 한달 새 698억원이 늘어나며 펀드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미래에셋 계열 운용사들의 수탁고가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투신운용은 각각 한달간 수탁액이 609억원과 606억원씩 불어나며 콧노래를 불렀다.잘나가는 펀드는주식형펀드는 일반적으로 성장형, 혼합형, 안정형으로 분류한다. 이는 주식 편입비율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성장형펀드는 주식 편입비율이 60% 이상인 상품이다. 적극적으로 매매차익을 실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주식형펀드ㆍ디스커버리주식형펀드, 세이에셋자산운용의 고배당장기증권저축 등은 최근 누적수익률 20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의 경우 2001년 7월6일 펀드운용을 시작한 이래 3년 6개월여 만에 204.68%(1월31일 기준)의 수익률을 올려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한 고객의 경우 계좌잔고가 3,047만원으로 불어난 셈이다.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는 거시경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철저한 현장탐방을 바탕으로 개별종목을 발굴, 운용함으로써 우수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고 자랑했다.혼합형펀드는 보통 주식부문에 20~60% 정도 투자하고 채권 및 현금성 자산에 40~80% 투자하는 상품이다. 대개 유가증권의 가격하락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헤지 목적의 투자와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를 병행한다.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률 1위는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플루칩배당주식형(17.25%)이었다. 운용사 가운데는 세이에셋자산운용(15.54%), LG투신운용(11.83%), 마이다스자산운용(5.07%) 순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 들어서는 LG투신운용의 ‘LG배당주혼합1호’가 2월2일 현재 60.7%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LG투신운용 관계자는 “주식부문은 장기 배당종목과 중단기 매매종목 등 두 그룹으로 나눠 투자하고 채권부문은 40~60% 비중으로 국채, 통안채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통안채란 통화안정증권으로 한국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하여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 따라 발행하는 금융채의 일종이다.이외에도 세이에셋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밸런스드60주식혼합형,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혼합C와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형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안정형펀드는 전체 자산의 30%까지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 및 현금성 자산에 투자한다. 주식비율이 낮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정적인 수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펀드이다.안정형은 지난해 평균 3.77%의 수익률로 성장형, 혼합형에 비해 썩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배당플러스30혼합Ⅱ-1, KB자산운용의 케이비스타블루안정혼합1(9.91%), 세이에셋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혼합형(9.37%) 등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박수를 받았다.운용사는 역시 세이에셋자산운용(9.18%)이 1위였고 KB자산운용(5.77%), 대투운용(5.56%)이 뒤를 이었다.올해 들어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배당주적립혼1ClassC1’과 맵스자산운용의 ‘맵스플러스배당혼합1’ 등이 치고 올라온 것이 눈에 띈다.전략 & 주의점올 상반기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2조원 수준의 수탁고에다 올 한해 최대 3조원 정도의 신규자금 유입이 가능하다는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채권펀드에 유입됐던 자금이 주식형펀드로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연기금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로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것도 긍정적인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과거에는 주식형펀드가 목돈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월 10만원 정도로 투자가 가능할 만큼 일반화돼 있다. 가까운 은행이나 증권회사를 찾으면 쉽게 가입도 가능하다.투자는 우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졌다면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 상품을, 보수적이라면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 상품을 골라야 한다. 고수익을 노린다면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아야 하는데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해 볼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반면 주식편입비율이 낮으면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더라도 손실 폭을 줄일 수 있다.또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려면 우선 펀드운용사나 펀드매니저의 능력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투자신탁설명서를 보면 펀드매니저 운용전략과 과거의 투자 성과, 펀드의 구조 등을 알 수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언론에 공개되고 있는 이미 운용 중인 상품의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하지만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라도 과거의 성과가 미래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 투자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펀드가입 전에 약관과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더군다나 주식형펀드는 수익률이 금리보다 주가에 더 민감하다. 주식투자가 그렇듯이 주식형펀드도 가입 시기를 잘 골라야 한다. 주가가 바닥권을 헤매고 있을 때나 상승국면 초기단계에 주식형펀드에 가입해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가능하면 사전에 수익과 손실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차만별인 펀드 수수료도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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