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시대 초읽기… ‘찬스 눈앞에’

경기회복 호재 속 해외악재 경계… 내수부양ㆍPEFㆍM&A관련주 점프 준비

여의도 증권가가 잔뜩 달아올랐다. 이대로라면 ‘주가 1000’ 돌파는 시간문제일 정도다. 연초에는 대개 주가가 오른다는 ‘1월 효과’(January Effect)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상승에너지가 전에 없이 탄탄하고 강력해서다. 일각에서는 ‘대세상승’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실제로 그간 한국증시를 억누르던 500~1000의 장기 박스권을 곧 상향돌파하리란 의견이 많다. 대부분 증권사의 하우스뷰(투자의견)도 ‘Call(매수)’ 쪽이다.가 리서치센터장 10명에게 받은 설문조사 결과 역시 고무적이다. 걸림돌이 없지 않겠지만, 1000 안착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제반 투자여건이 예년에 비해 개선됐다는 데 몰표를 던졌다. 실제로 1월 이후 주가는 줄곧 상승세다. 오래간만에 9부 능선에 올라선 뒤 순항 중이다.10명의 최고전략가들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이들은 상반기 예상지수대로 918.5포인트를 꼽은 반면, 하반기에는 1006.5포인트를 평균치로 제시했다. 지수밴드로는 상ㆍ하반기 각각 812~1025와 989~1115를 내놓았다.가장 비관적인 전망은 상반기 740, 하반기 800으로 임춘수 삼성증권 상무의 답변이었다. 신중론자로 분류된 임상무는 올해 도달 가능한 최고지수로 980을 예상했다. 임상무는 “기대심리로 주가가 뛰긴 했지만 조만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1000 돌파는 현실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박윤수 LG증권 상무도 상반기 770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상무는 “한국형 뉴딜정책 집행 등 상반기에 호재가 많지만 전반적인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며 “하반기 이후 1000 도달에 무게중심을 둔다”고 전했다.반면 1200은 가장 낙관적인 지수대로 조사됐다.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는 하반기 최대 1200까지 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백 대신증권 이사는 1190을 최대치로 내놓았다. 특히 조이사는 하반기 평균 지수대로 1010~1190을 예상해 응답자 중 유일하게 상ㆍ하한폭을 모두 1000 이상으로 봤다. 낙관론을 전제로 조이사는 “채권보다 주식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단 1200까지 가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상승이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이종우 한화증권 상무는 상반기 1050과 하반기 1150을 예상지수대 상한선으로 전망했다. 한편 최다빈도로 꼽힌 상한선은 1100이었다. 상당수 응답자가 ‘저항선=1100’을 전망해 이 지수대가 기술ㆍ심리적인 장벽임을 시사했다.그렇다면 2005년 한해를 관통할 재료를 살펴보자. 응답자들은 전반적으로 악재보다 호재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추정했다. 악재의 뒷덜미 잡기보다는 호재의 승수효과가 훨씬 부각될 것이란 얘기다. 적잖은 고비가 있겠지만 강세장 분위기에 힘입어 악재가 과소평가될 공산이 크다고 봐서다. 마찬가지로 호재는 한층 부각될 여지가 충분하다. 강세장에서는 악재마저 호재로 이해될 만큼 투자심리가 우호적이다. 따라서 악재는 물론 작은 호재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꾸준한 관심과 관찰로 재료를 한발 앞서 예상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와 해외로 나눠 재료별 파급력과 수혜종목 등을 연관지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경기부양책·IT업종 회복세가 내수 이끌 듯최대호재는 ‘경기회복’으로 요약된다. 침체(바닥)확인, 꾸준한 회복세, 소비심리 개선, 설비투자 증가 등 사용단어는 달랐지만 결론은 ‘경기회복’ 하나였다.경기회복은 내수와 수출부문으로 나눠졌다. 내수는 연내 반등이 거의 확실시된다. 비관론자조차 회복타이밍이 문제일 뿐 ‘더 이상 나빠질 건 없다’는 데 동의한다. 이종우 한화증권 상무는 “올해 한국경제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며 “이 여세를 몰아 그간의 1000 상한선을 뚫고 장기상승 추세로 진입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등타이밍은 상반기일 개연성이 크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 박만순 미래에셋 이사 등이 2분기 저점탈출을 언급했다.내수회복은 경기부양책과 IT업종 회복세가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실제로 ‘경제 올인’을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론이 연초 이후 연거푸 쏟아졌다. SOC(사회간접자본) 조기집행을 비롯한 대규모 벤처지원책 등 내수를 진작시킬 정책 아이디어가 많다. 임춘수 삼성증권 상무는 “올해는 정부주도의 국내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여 고무적이다”고 진단했다.연장선상에서 IT업종의 부활 가능성도 높다. 박윤수 LG증권 상무는 “4대그룹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42조원대의 사상 최대치 IT투자가 기대된다”며 “특히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 7세대 라인 투자만 8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IT설비투자 증가는 얼어붙은 내수경기를 녹이는 촉발점이 된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이사는 IT경기 터닝포인트를 하반기로 내다봤다.수출은 올해도 감이 좋다. 환율쇼크에도 불구, 지난해 2,500억달러 달성신화를 쓴 주인공답게 당분간 그 여세를 몰아갈 전망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이사는 “중국ㆍ미국경제 호조로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미래에셋 박만순 이사도 “하반기 수출경기가 본격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물론 수출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여지가 있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지속적인 수출이 예상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밝혔다. 조부사장은 수출규모는 꾸준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해외 돌발변수는 여전히 우려된다. 환율ㆍ원자재 등 외생변수가 악화될 경우 수출전선에 의외의 파장을 미칠 수 있어서다.수급개선은 또 다른 핵심호재다. 이른바 ‘증시유동성 보강’이다. 근거는 많다. 일단 외국인투자가의 인식이 우호적이다. 신흥시장 선두주자로서의 지위와 저평가를 배경으로 한 외국인의 ‘Buy Korea’는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투자가 역할도 올해 커질 전망이다. 경기부양책과 맞물려 연기금의 주식매수가 한층 확대될 수 있어서다.개미군단의 증시복귀 가능성도 커졌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재테크상품 중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편”이라며 “주식 수요기반이 보다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조용백 대신증권 이사는 “주식은 오르고 부동산ㆍ채권은 떨어지는 등 자산순환 사이클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등 투자환경도 주식메리트를 부각시키고 있다.악재후보군은 대부분 나라 밖 이슈로 간추려진다. 응답자들은 달러약세(원화강세)를 악재후보 1순위에 올렸다. 환율하락으로 1,000원선(달러당)이 무너진다면 수출채산성의 급격한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글로벌 달러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대외불균형이 쉽게 해소될 수 없는 문제인 까닭에서다. 물론 여전히 대세는 1,000원 지지설이다.평가절상 속도ㆍ폭을 조율하는 외환당국의 개입여지도 있어서다. 미국의 금리정책 역시 악재 쪽이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대외유동성이 위축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소비조정과 글로벌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도 있다. 동시에 이는 외국인 매수세의 약화를 의미한다.중국변수를 염려하는 시각도 많다. 이종우 한화증권 상무는 중국경기의 과열우려를 제기했다. 중국정부가 속도조절을 위한 연착륙 정책에 실패할 경우 충격이 예상외로 클 수 있어서다. 경착륙과 회복지연은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만만치 않은 부담요인이다.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이사는 “테러나 이상기류로 인한 유가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브릭스(BRICs)국가의 성장지속으로 유가ㆍ원자재가의 재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국내악재도 뺄 수 없다.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는 “정치권 불안이 정책 실행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노사문제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실적 둔화를 꼽는 응답도 있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보다 이익규모가 적을 수 있어서다.보수적 전략 갖고 접근해야2005년이 주식의 해라면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우선 기본방침은 ‘주식 매수’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공격매수는 금물이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비중을 늘려나가는 보수적인 전략이 유효하다. 공자 왈 같지만 ‘분할ㆍ장기투자’가 유력한 대안이다. 본격적인 랠리가 하반기 이후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상반기에 선취매하는 게 좋다. 즉 ‘Buy & Hold’(매수 후 보유) 전략의 구사다.임춘수 삼성증권 상무는 “연초의 유동성랠리 이후 조정을 받다 하반기에 들어서면 실적기대와 투자수요 확대가 가시화될 것”으로 봤다. 박윤수 LG증권 상무는 “전반적인 불확실성 탓에 기업성장보다는 배당을 고려한 수익률 차원의 접근이 좋다”며 우량주 저가매수를 권유했다.재미있는 건 적립식펀드에 대한 반응이다. 응답자의 절대다수가 적립식펀드를 기본으로 한 투자전략을 밝혔다. 적립식으로 종목ㆍ기간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라는 메시지다. 삼성 임상무는 “상반기에는 ELS(주가연계증권), 하반기에는 직접투자를 하되 길게 보면 적립식펀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5,000만원의 여윳돈을 가정해 포트폴리오를 물어봤다. 팽팽히 맞선 가운데 간접투자(2,600만원)가 직접투자(2,400만원)보다 다소 높았다. 과거 코스닥 붐으로 요약되는 직접투자 후유증이 재현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직접 대 간접 비중을 1,000만원 대 4,000만원으로 나눠 간접투자를 적극 추천했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도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내놓았다. 10명 중 5명이 절반 이상을 간접투자에 배정했다.한편 4명은 직접투자파로 분류됐다. 박만순 미래에셋 이사는 90%를 직접투자에 넣었다. 조용백 대신증권 이사도 80%를 직접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우 한화증권 상무는 정확히 절반씩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직접투자를 한다면 IT업종이 주력편성그룹으로 꼽혔다. 적잖은 응답자가 50%에 가까운 비중을 IT관련주 매수에 할애했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IT 단일종목군에 배치했다. 그다음 비중은 금융업종이 차지했다. 정부정책 관련주도 선호종목군에 해당됐다. 중국 관련 소재 및 운송장비업에 묻어두겠다는 응답도 있었다. 대략적인 평균치는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의 답변이었다. 그는 IT(40%)ㆍ금융(30%)ㆍ내수(20%)ㆍ제조(10%) 비율을 제시했다.간접투자 역시 핵심은 주식형이었다. 채권형 비중은 극히 낮거나 답변에서 제외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식형이 60~90%에 달한 반면, 채권형ㆍMMF(머니마켓펀드)ㆍ예금 등의 비중은 미미했다. 주식형 중에서는 적립식펀드를 활용하라는 답변이 많았다. 평균으로는 주식(성장)형 70%에 기타(안정) 30%의 포트폴리오였다.리서치센터장 10인이 선택한 유망테마는 몇가지 이슈로 구분된다. 뉴딜정책으로 대변되는 경기부양책 수혜주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건설ㆍ금융주를 필두로 ITㆍ벤처주가 이에 해당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부양 의지는 내수관련주도 부각시킨다. 유통ㆍ음식료 등이 대표적이다.토종 PEF(사모투자펀드) 활성화에 따른 수혜종목도 추천그룹으로 분류됐다. 박윤수 LG증권 상무는 “PEF 도입 초기에는 지분매입 비용부담이 덜한 중소형 자산주와 중견그룹주가 1차 수혜를 받을 것”으로 평가했다. 통신업계의 신사업 혹은 구조조정 테마도 유력하다. 신규사업 기대감과 M&A 등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안정ㆍ성장성이 검증된 반도체ㆍLCD관련주는 올해도 유망하다. 그밖에 유비쿼터스, 턴어라운드, 고배당 종목군과 전기전자, 철강업종을 추천한 사람도 몇몇 있었다.1명당 3종목씩 유망종목을 추천받았다. 무응답 1명을 빼고 총 27표가 집계됐다. 1위는 6표를 얻은 삼성전자에 돌아갔다. IT 대표주로서의 명성을 유지한 셈이다. 2위는 3표를 받은 LG전자 몫이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이사는 “유럽으로의 휴대전화 수출 호조와 디지털TV 방송 증가로 인한 가전제품 수요 증가가 호재”라고 밝혔다.국민은행, SK텔레콤, LG필립스LCD가 2표씩을 얻어 3위에 랭크됐다. 해당업종 대장주답게 매수 1순위 후보로 인정받았다. 기타로 소디프신소재, 현대건설, 삼성SDI, 신세계, 신한지주, KT, 포스코, 대우증권, 현대차, 풍산, LG투자증권, 아시아나항공 등이 1표씩을 얻어 추천주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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