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맥주’로 출발…선두추격 안간힘

올해 맥주시장의 화두는 ‘내수침체의 파고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였다. 다른 업종의 사정도 마찬가지지만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맥주업계에서 내수침체는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돌파구는 오비맥주에서 나왔다. 올해 맥주시장을 뒤흔들었던 페트병 맥주가 그것이다. 이 제품은 맥주업계의 ‘구세주’라 불릴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현재 페트병 제품은 전체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가정용 시장만 따지면 무려 40%의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몸집을 불린 상태다.오비맥주가 국내 최초로 페트병 맥주를 내놓은 것은 2003년의 일이었다. 병맥주에 비해 가볍고 저렴한데다 양도 많은 장점을 내세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자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기대를 넘어섰다.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던 것. 이에 오비맥주는 또 하나의 주력 브랜드인 카스에서도 페트병 제품인 ‘카스 큐팩’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 5월 선보인 카스큐팩 역시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해야 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그 결과 현재 오비맥주는 페트병 맥주시장의 55%를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페트병에서만은 잃었던 맥주업계 1위의 자리를 되찾은 셈이다.50년 전통의 ‘연로한’ 기업이지만 올해 오비맥주는 젊고 새로운 시도를 무수히 보여줬다. 1.6ℓ들이 페트병 맥주를 비롯해 400㎖와 450㎖들이, 쿨러팩 등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였다. 갈수록 세분화되는 고객층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였다.마케팅에서도 신선한 기법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오비맥주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 전용 동영상 광고를 실시했다. 일반 TV광고보다 10배 이상 긴 120초짜리 휴대전화용 ‘카스’ 동영상 광고를 선보인 것. 주요 맥주 수요층인 20~30대에게 휴대전화가 필수품으로 등장한 것을 착안한 광고였다. 유례가 없는 시도였던 만큼 리스크가 적지 않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서비스 개시 4일 만에 40만명이 이 광고를 시청하고 이 가운데 25%가 다운로드했다.페트병 맥주가 큰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주력제품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기존의 주력제품 역시 상승세다. ‘부드러운 맥주 맛과 세련된 감각’을 내세운 ‘OB’는 2003년 처음 선보인 이래 꾸준히 성장해 편의점 및 할인점에서 약 7%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 국내 유일의 비열처리 맥주인 ‘카스’는 99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카프리’는 국내 프리미엄 맥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저온발효공법과 초고발효공법을 이용,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 이 제품은 현재 프리미엄 맥주시장의 44%를 점유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1952년 동양맥주주식회사로 출발한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역사 그 자체로 평가된다. 특히 60~70년대 국가경제의 고속성장과 함께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맥주의 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2003년에는 전세계 22개국 81개 맥주회사가 참여한 호주 국제맥주대회에서 금ㆍ은ㆍ동상을 휩쓸며 국내 맥주의 위상을 한층 높이기도 했다.오비맥주는 해외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홍콩, 일본, 미국 등 18개국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전체 맥주수출의 70%가 이 회사의 제품일 정도로 수출에 있어서는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특히 ‘카스’는 주력 수출시장인 몽골의 맥주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맥주 체인점사업에도 열성이다. 80년대 중반 새로운 수요층을 찾기 위해 대학로에 최초의 체인점을 개설한 이후 오비파크, 오비퍼브 등 개성 있는 브랜드를 연이어 런칭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생계형 프랜차이즈인 ‘오비로비’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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