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주주와 건설적 대화 준비돼 있어”

최근 SK(주)가 실험하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K(주)의 변화는 곧바로 전 계열사에 영향을 주고, 재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주)가 내건 ‘이해관계자의 행복극대화’라는 슬로건은 각 계열사에 확대되고 있다. SK(주)를 이끌고 있는 신헌철 사장(59)의 행보에 세간의 눈과 귀가 모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지배구조 개선의 진행상황은 어떤지요.SK(주)는 올해 초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에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고 경영투명성을 제고할 것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고, 대부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율을 크게 높이고,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는 분야별 전문위원회에서 안건에 대한 철저한 사전심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 이사회 운영도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 3월 신규 이사회 구성 이후, 이사회 개최 횟수를 보면 타사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평균출석률이 무려 96%에 이를 정도지요.사외이사들의 경험과 열의도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개인별 집무실에 수시로 출근해 업무지원을 하는 이사회 사무국에 각종 자료를 요청하고 검토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는 사외이사 윤리강령을 자체적으로 제정, 발표하기도 했습니다.경영투명성 측면에서는 회계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감사기능을 강화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윤리헌장을 제정하는 등의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감사팀과 법무지원팀으로 구성된 윤리경영실을 신설해 전사적인 윤리 규범 시스템을 점검하고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에너지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SK의 해외 에너지 개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SK(주)는 국가적 과제인 자주개발원유 확보의 사명감을 갖고 석유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고유가 시대를 맞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1983년도 석유개발사업을 시작한 이후 23개국 51개 광구에 참여해 왔고, 현재 11개국 17개 광구에서 탐사와 개발, 생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개 광구는 생산광구로서 현재 SK 몫으로 하루에 약 2만7,000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1개 광구는 개발광구, 9개 광구는 탐사광구입니다.3년 후에는 하루 6만배럴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탐사는 물론 생산과 개발광구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석유자원을 확보할 계획입니다.중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중국이 아시아 경제의 맏형 노릇을 할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머지않아 규모와 질적인 측면에서 미국에 맞설 만한 힘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심각한 에너지 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 고민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는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중국이 최근 기간산업인 에너지분야를 대외개방으로 선회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석유화학분야도 마찬가지고요.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엄청난 기회입니다. SK(주)도 중국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자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했고, 실제로 소규모이지만 현지 생산법인도 설립, 운영 중입니다. 향후 4~5년간 이 같은 대중국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국 사업 전체를 이끌고 나갈 지휘본부 격인 조직이 필요합니다. 이게 중국에 지주회사를 만든 기본배경입니다. 이 회사는 중국 사업 성공의 요체라 할 수 있는 ‘현지화’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 사업의 지휘실이자 ‘인재사관학교’인 셈이지요.향후 SK(주)의 비전은 무엇입니까.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기존 사업분야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경기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고, 석유화학사업을 중심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해 중국에 ‘Another SK’의 기반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또한 석유개발투자를 확대해 고유가 시대에 안정적으로 원유를 확보, 회사의 수익구조를 다양화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R&D 기반 및 생명공학 관련 고부가가치 신규사업을 육성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SK그룹이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될 것이라 생각하시는지요.SK는 고객을 지속적으로 만족시켜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고자 노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고객과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 회사의 구성원이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나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을 동일시할 수 있는 기업,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여 주주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ㆍ문화적 활동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며, 사회규범과 윤리기준에 맞게 경영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이를 위해 전 임직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고객으로부터 선택받는 기업’, ‘사회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는 기업’,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기업’으로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사장님의 마라톤 경영이 재계에서 화제입니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요.올 8월 울산공장을 출발해 대덕연구소를 거쳐 서울에 도착하는 ‘국토종단 500km 이어달리기’를 했습니다. 회사 마라톤 동호회를 중심으로 해 임직원은 물론 가족, 고객 등 270여명이 동참해 10월9일 창립기념식장에 들어오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이 과정에서 석 달이 넘게 계속돼 왔던 임금협상이 9월8일 합의에 이르렀습니다.물론 500km 이어달리기 때문에 노사합의가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합원을 포함한 회사 임직원이 폭우 속에서 함께 달리며 서로 아름다운 모습을 더욱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노사합의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결승점을 향해 인내를 갖고 한발 한발 전진해 나가는 마라톤과 같이 경영도 중간과정의 장애요인들을 하나씩 극복해 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연습이 없이는 끝까지 달릴 수 없는 마라톤처럼 경영에 있어서도 치밀한 계획을 통한 철저한 일처리는 필수입니다.이러한 정신을 임직원과 함께 공유하며 아울러 고통을 함께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상부상조와 단결의 마음이 마라톤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큰 효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10월24일에는 춘천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약 60명의 임직원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지난번 국토종단 이어달리기와 춘천마라톤대회 참가는 국토사랑, 회사사랑과 함께 이웃사랑을 실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마라톤 주자를 응원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동참하려는 분들로부터 후원금을 모금하고 회사출연금을 합쳐 불우이웃을 돕는 기금을 조성할 계획입니다.2005년이 소버린과의 문제에 있어서 고비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문제’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주주 입장을 함부로 거론하는 것도 맞지 않고요. 소버린은 SK(주)의 주주이고, 우리는 모든 주주와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습니다.현재 지배구조와 경영실적 측면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고,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우리 주주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약력 : 1945년 경북 포항 출생. 72년 부산대 경영학과 졸업. 92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72년 SK 입사. 91년 SK가스 영업담당 이사. 95년 SK텔레콤 수도권 지사장 전무이사. 98년 SK텔링크 대표이사 사장. 99년 한국통신재판매사업자연합회 회장. 2002년 SK가스 대표이사 부사장. 2004년 SK(주) 대표이사 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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