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등에 업고 동영상 ‘날개’

인터넷과 모바일 문화가 확고히 자리잡으며 성인물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아왔다.초고속인터넷이 확산되기 전인 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인터넷 사이트 또는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통신서비스에서는 이른바 야설이라고 불리는 야한 소설이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파일 용량이 크지 않아 전송이 용이한 누드사진 중심으로 성인콘텐츠가 활성화됐다.90년대 후반 이후 초고속인터넷 상용화로 대용량 파일 전송이 가능해지자 ‘야동’(야한동영상)이 급물살을 타고 주된 성인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비디오가게가 격감했고 청량리 ‘야한’ 비디오 판매 상인들은 경영난을 겪게됐다.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주인 눈치를 보며 선정성 짙은 비디오테이프를 빌릴 필요가 더 이상 없어진 것이다. 컴퓨터를 켜고 몇 번 클릭만 하면 비디오와는 비교도 안될 농도 짙은 포르노를 볼 수 있는 시대다.현재 국내의 인터넷 성인물시장은 수천개에 이르는 불법 성인사이트의 범람으로 시장규모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지만 미국의 통계자료에 비춰보면 현황을 짐작할 수 있다.미국 국립조사위원회는 2002년 기준으로 연간 10억달러로 집계되는 인터넷 포르노시장이 2007년까지 최대 70억달러 규모로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위원회는 지난 6년간 미국 내 포르노 웹페이지 수가 급격히 늘어 현재 130만개 이상의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적 콘텐츠를 담은 웹페이지만도 2억6,000만페이지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국립조사위원회와는 달리 2003년 2월 발표한 미국 로이터비즈니스인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섹스 관련 산업은 2001년 25억달러 시장규모를 형성한다고 집계됐다. 이는 미국 온라인 콘텐츠 매출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미국에 이은 성인사이트 공화국 2위’ 등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한국의 상황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불법 성인사이트의 증가 현황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선정적인 스팸메일로만도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화면을 계속 꺼도 끊임없이 뜨는 성인물 팝업창부터 개인간의 파일공유 프로그램인 P2P,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까지 점령한 성인물 스팸메시지까지 성인콘텐츠는 다양한 정보통신수단을 통해 진화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합법적으로 성인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례로는 포털사이트들을 들 수 있다. 네이트닷컴은 ‘성인’이라는 이름으로 성인영화ㆍ만화 등을 서비스한다. 야후코리아는 프리미엄 VOD 코너에서 성인영화, 누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음은 19세 이상의 영화가 포함된 VOD 서비스 ‘큐브’를 운영 중이다.모바일 성인콘텐츠 지난해 1287억원 매출디지털 성인물이 보편화되면서 대박이 터진 업체들은 인터넷 콘텐츠 제공회사 외에 또 있다. 바로 모바일 성인콘텐츠 제공 업체들이다.‘나만의 은밀한 공간’인 휴대전화를 통해 성인콘텐츠를 내려받는 고객이 늘어가는 추세다. 벨소리, 게임 등 다른 휴대전화 콘텐츠에는 인색한 고객들도 성인콘텐츠에는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모바일상의 성인콘텐츠는 2002년 그 서막을 열며 등장했다. 당시 성인사이트인 바나나TV를 운영하는 한국TV가 성인 동영상물을 휴대전화에 서비스하며 시장문을 두드렸다.그후 모바일 성인콘텐츠 시장은 젖먹이 아이 하루 다르게 성장하듯 규모가 확장됐다.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인터넷상의 청소년 보호 종합대책’에 게재된 무선인터넷상의 성인정보 유통실태에 따르면 2003년 휴대전화 성인콘텐츠의 매출액은 1,287억원에 이르렀다.이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성인 정보제공자(CPㆍContents Provider)는 지난 2월 기준으로 SK텔레콤에 57개, KTF에 53개, LG텔레콤에 56개로 모두 166개의 업체가 성인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다.성인콘텐츠로 올린 매출은 KTF가 686억원, SK텔레콤 528억원, LG텔레콤 73억원으로 이를 합산하면 1,287억원이 된다. 이는 1조9,948억원을 기록한 전체 무선인터넷 매출의 6.5%를 차지한 수준이다.전체 무선인터넷 매출 대비 성인콘텐츠 매출 비중은 KTF가 전체 무선인터넷 매출 5,277억원 중 13%, SK텔레콤이 전체 1조3,201억원 중 4%였다. LG텔레콤은 전체 1,469억원 중 5% 수준으로 집계됐다.휴대전화 성인콘텐츠 제공업체들 중 규모가 큰 곳은 앞서 언급한 한국TV와 에어아이, 밝은누리정보 등이다.김대훈 밝은누리정보 콘텐츠기획팀장은 “정보제공업체들은 이동통신사와 달리 전체적인 시장을 한눈에 파악하기 힘들지만 자사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역추산해 볼 수 있다”며 “역추산 방식을 이용해 보면 지난해 휴대전화 성인콘텐츠로 시장이 거둔 총정보이용료는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김팀장은 이어 “휴대전화 성인콘텐츠의 주이용자는 20대 중후반의 남성으로 전체 이용자의 30~40%에 이른다”며 “30대 남성 중에서는 화제가 된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가끔 내려받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20대 중후반 남성이 주이용자인 반면, 호기심 많은 10대 이용자는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는 성인인증시스템 덕택이다. 모바일 성인콘텐츠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성인인증을 거쳐야 한다.반면 성인인증이 치밀하게 설계돼 있지 않아 실이용자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부모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초ㆍ중ㆍ고생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휴대전화 성인콘텐츠는 인터넷에 비해서는 수위가 낮은 편이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이미지 관리와 청소년 보호 등을 이유로 성인물에 대해 철저히 사전검수를 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모든 무선 콘텐츠는 한국콘텐츠산업협의회에 유해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며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성인물의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까지 받으며 3~4중 심사를 거친다.돋보기 연예인 누드200억원 규모… 톱스타도 ‘훌러덩’연예계에서 유행몰이를 했던 누드집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대박이 나기도 했다. 뒤늦게 누드계에 뛰어든 후속주자들은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올렸지만 지난 2001년만 해도 탤런트 정양 누드에 400만명이 몰렸다.성현아 누드 사이트에 800만명 이상이 접속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일본에서 누드촬영을 한 권민중은 계약금 5억원에 총수익금 50%를 인센티브로 받았다. 또 탤런트 이혜영은 누드 프로젝트로 10억원대의 개런티를 받았다. 룰라 출신 가수 김지현, 플레이보이 모델 이승희, 가수 김완선도 누드를 선보였고 그 뒤에 톱스타 고소영이 세미누드를 찍었다. 이제 누드는 대중문화의 한 코드로까지 자리잡은 모습이다.10월 초 문을 연 탤런트 이재은의 누드 웹ㆍ모바일서비스에는 하루 4만명 이상이 접속하고 있다. 9월 말 오픈한 이상아 누드 사이트도 하루평균 3만명이 방문한다.연예인 누드시장은 현재 약 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누드를 선보인 연예인이 벌어들이는 돈은 공식 공개 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1억원에서 10억원대에 이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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