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세계 유명 서커스 ‘시선 독점’

‘크레이지포유’ ‘상하이서커스’ ‘모스크바 로얄 아이스 서커스’ 등 기대 높아

‘가을은 관람의 계절(?)’대개 블록버스터급 공연, 전시는 방학시즌인 여름에 몰리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계절과 관계없이 다양한 공연이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시즌에는 대형뮤지컬을 비롯한 다채로운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닌 관람의 계절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뮤지컬ㆍ연극성묘 이외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뮤지컬을 선택했다면 일단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볼 것인지, 아니면 창작뮤지컬을 볼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할 듯하다.브로드웨이 뮤지컬 대표선수는 올 하반기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 중 하나다. 국내 초연으로 지난 9월15일 그 첫 번째 무대를 가졌다. 남경주, 김선경, 배해선 등 노래와 춤, 연기의 3박자를 갖춘 국내 최고배우들이 총출동해 첫 공연부터 그 진가를 보여줬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세계적인 불황기하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제작사인 오디뮤지컬컴퍼니측은 이 작품의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의 시대배경이 지금의 국내 현실과 잘 맞아 더 큰 감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는 은행가를 어머니로 둔 바비 차일드(남경주)가 채무독촉을 위해 찾아간 네바다주 데드록마을에서 마을의 유일한 여성 폴리 베이커(배해선)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생기는 한바탕 소동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이들의 사랑 만들기와 함께 뮤지컬 제작자인 벨라쟁글러(김장섭)와 테스의 사랑, 바비의 약혼녀 아이린로스(김선경)과 데드록마을의 호텔주인 랭크호킨스의 또 다른 사랑 등 여러가지 유형의 사랑을 묘사하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또한 1930년대를 다룬 만큼 복고풍의 아름다운 의상과 독특한 안무가 더해져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최근 2~3년새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 등이 음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면 이 작품은 여기에다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으로 보여주는 안무가 플러스됐다.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남경주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여전히 한국뮤지컬계의 대표브랜드로서 건재함을 보여줬다. , 등 흥행 뮤지컬을 통해 입지를 다져 온 배해선의 연기는 이제 ‘물이 올랐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윤복희 등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공연의 장점이다. 10월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02-501-7888)창작뮤지컬 는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물이다. 최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구려 고분 ‘안악3호분’(황해도 안악군 소재)을 소재로 하고 있다. 고구려 고국원왕이 중국 전연과의 전쟁 중 세상을 떠난 아버지 미천왕을 위해 안악 3호분을 세웠다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풀어간다. 화려한 군무와 사실감 있는 액션과 봉술, 검술, 깃발, 무예 등 고난이도 안무가 힘찬 고구려의 기상처럼 펼쳐진다. 국강왕 역에는 으로 ‘강성의’ 팬클럽을 거느리고 있는 엄기준, 국강왕의 정혼자 가희 역에는 김선미, 국강왕의 누이 태랑 역에는 이영미가 열연하고 있다.지난 9월10일 막을 올린 이 뮤지컬은 와이어액션 등 과감한 시도를 통해 무게감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아쉬운 점도 많은 작품이다. 주제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극의 흐름과 다소 거친 느낌을 주는 배우들의 가창력 등이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깊이 있는 스토리 구성보다 반짝이는 재치에 의존한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강렬한 멜로디는 강점이다. 관람 후 기억에 남는 대표적 뮤지컬넘버를 떠올리기 어려운 게 대개의 창작뮤지컬이 갖는 한계지만 이 작품은 이를 극복해 냈다는 장점이 있다. 10월2일까지 코엑스오디토리움(02-558-7854)는 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창작뮤지컬이다. 서정적인 음악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황순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뮤지컬은 원작에 현대적인 감성과 기술적인 무대장치를 녹여냈다. 액자구성의 내용에 실제 소나기가 무대를 적시는 흥미로운 광경도 만날 수 있다. 소년 역에는 홍경인과 최성원이 더블캐스팅됐다. 감미로운 소나기 음악은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 색소포니스트 대니정이 세션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10월24일까지 건국대새천년관 대공연장. (02-3445-7972)TV 스타들을 무대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게 이번 연휴에 접하게 될 연극들의 특징이다. 는 손숙이라는 출연자의 이름만으로도 무게가 느껴지는 무대다.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첨단의 시대가 온다고 해도 ‘어머니’는 누구나 가슴이 뭉클해지는 말이다. 경기불황과 정치적 혼란 등 혼돈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상처를 달래주는 어머니의 따뜻한 한 마디와 손길이 절실히 요구된다. 코엑스아트홀 개관기념 공연으로 10월2일까지 계속된다. (1588-7890)◇서커스ㆍ전시중국의 기술과 전통미에 한국 연출진의 현대적 감각으로 준비된 화려한 무대와 의상, 감각적 음악이 더해졌다. 이로써 더욱 환상적인 모습을 갖춘 가 추석을 맞이해 한국을 방문한다. 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과 일본, 캐나다, 스페인 등 세계 10여개 대도시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세계가 인정한 서커스다. 중국 기예대회는 물론 프랑스 세계기예대회와 모나코 몬테카를로 서커스 페스티벌 등에서 수상한 기록도 갖고 있다. 그랜드휠, 오토바이쇼, 공중곡예, 의자 쌓기 등 다채로운 진기명기가 펼쳐져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적당할 듯. 10월3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1588-7890)는 제목 그대로 일반 서커스와는 조금 다른 이벤트다. 러시아 아이스서커스 샹그리라의 내한공연 무대로 피겨스케이팅과 서커스 예술가들의 기술을 접목시켰다. 1993년에 해외투어를 시작해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런던 BBC-TV를 비롯해 파리, 몬테카를로와 일본, 리우데자네이루, 포르투갈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해 왔다. 또한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축하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9월23일~10월10일. 목동아이스링크. (02-3676-9570)아직 샤갈의 작품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이번 연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단일작가 전시로는 국내 최대 수준인 전시회는 전시로서는 그야말로 ‘블록버스터급’이다. 샤갈전은 이미 9월 초에 20만명이 넘는 유료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성공적인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품격과 양질의 전시만을 개최하는 프랑스 최고의 전시장 그랑팔레(Grand Palais) 전시 작품들을 고스란히 한국에 가져왔다는 점에서, 또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서양미술의 대가 1인의 초대형 회고전이란 점에서, ‘황금연휴’라는 마지막 기회를 잘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10월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02-724-2904∼6)◇콘서트 등뮤지컬, 연극 등에 비해 음악을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사실상 연휴가 시작되는 9월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이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장혜라와 피아니스트 이지원은 서울대 졸업 후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활동하다 국내 귀국 후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재직하면서 수많은 독주회, 협연, 실내악, 현대음악 연주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왔다. (02-541-6234)도 역시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9월23~24일 양일간 펼쳐지며 23일은 KBS홀에서, 24일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1544-1555)이밖에도 지난봄부터 오픈런으로 계속돼 온 는 대학로 갈갈이콘서트홀에서 볼 수 있다. (02-741-1011)돋보기 지방소식대구 찾은 ‘살바도르 달리’말의 쓰임새는 시대에 따라 다르다. 당대 트렌드에 따라 말도 출생에서 성장, 노화를 겪는다. 도농 격차도 그런 말 중 하나로 요즘에는 도시와 농촌의 수준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문화에서만은 여전히 도농격차가 있다. 많은 문화행사가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다.그래도 최근에는 지방에서 벌어지는 문화행사가 많아진 편이다. 지난 여름 샤갈과 함께 대표적 대형 전시회로 손꼽혔던 달리전이 대구로 무대를 옮겼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이 이번에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개최된다. 10월16일까지. (1588-7890)또 화려한 무대를 자랑하는 뮤지컬 는 9월23~26일 대전엑스포아트홀에서 명성을 재확인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전국 순회투어 중인 팀은 이 무대를 마친 뒤 10월에는 전북대로 옮겨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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