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역량 따라 수치 ‘오르락 내리락’

홍보실은 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차이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자사의 명성(Reputation)을 높이기 위한 모든 제반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주된 임무일 것이다. 그렇다면 명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어떻게 측정해낼 것인가? 기업의 모든 업무는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에 의해 성과를 인정받는다. 그간 홍보업무는 마케팅이나 광고에 비해 성과 측정이 힘들어 한직이나 귀양지로 불리기도 했다.그러나 최근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등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홍보는 이제 기업경영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홍보업무의 인풋과 아웃풋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는 숙제로 남아있다.이번 조사의 목적은 어떻게 하면 기업 홍보의 주목적인 ‘명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공과를 측정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지난 8개월간 한국기업의 특수한 상황과 문화를 고려, 한국기업의 명성을 측정하기 위한 지수(KCRI) 개발에 전력했다. 연구팀은 한국기업의 명성을 측정할 수 있는 주요 공중으로 기업실무자, 언론인, 일반 소비자 등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 5단계의 연구 절차에 의해 개발된 지수 항목들을 토대로 3차에 걸친 서베이 조사를 실시했다.기업의 정체성(Identity)은 기업 명성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양파에 비유할 때 가장 안쪽에 해당하는 내면적 요소다. 이는 겉으로 직접 드러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측정하는 것이 어렵고, 보통 경영전략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기업의 정체성은 기업 명성 활동의 토대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요소로 다뤄져야 한다.기업정체성은 3개 요인, 14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먼저 각 구성요인 별로 살펴보면, ‘CEO리더십‘ 이 4.22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사회공헌’이 4.13, 그리고 ‘조직철학ㆍ문화’이 4.04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를 놓고 볼 때 한국기업의 정체성은 CEO의 리더십에 의해 결정되며, 최근 외국의 선진기업들에서 중요하게 인정받고 있는 조직철학ㆍ문화요인이나 사회공헌 요인 등은 부족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조직철학 및 문화조직철학 및 문화요인은 ‘다른 기업과 차별된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다’, ‘조직문화가 조직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조직철학과 비전을 전 사원이 공유하고 있다’, ‘사원들이 회사일에 적극 참여하는 문화이다’, ‘분명한 조직의 철학을 갖고 있다’, ‘CEO가 윤리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중시한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등 모두 7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이중 가장 높게 평가된 항목은 ‘다른 기업과 차별된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다’(4.42)와 ‘분명한 조직의 철학을 갖고 있다’(4.25) 등으로 응답자들은 기업마인드의 가장 핵심적 내용에 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또한 기업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관련이 있는 ‘조직문화가 조직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4.17)나 ‘조직철학과 비전을 전사원이 공유하고 있다’(3.91)와 같은 항목 역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CEO가 윤리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중시한다’(3.24)는 것과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3.35) 항목은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아 기업마인드 중 윤리나 도덕에 관련된 부문이나 쌍방향-수평적 내부 커뮤니케이션 부문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CEO 리더십CEO 리더십 항목은 ‘CEO가 리더십이 뛰어나다’, ‘CEO가 전문경영인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CEO가 분명한 비전과 공익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CEO를 신뢰할 수 있다’ 등으로 구성돼 있다.이중 ‘CEO가 전문경영인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와 ‘CEO가 분명한 비전과 공익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가 4.31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CEO가 리더십이 뛰어나다’가 4.29, ‘CEO를 신뢰할 수 있다’가 3.98 순이었다.‘CEO가 분명한 비전과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와 ‘CEO의 리더십이 뛰어나다’와 같이 전문경영인으로서의 CEO의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CEO를 신뢰할 수 있다’와 같은 도덕적, 윤리적 문제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아 CEO의 리더십을 통해 기업 명성을 추구하고자 할 때는 도덕적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사회공헌사회공헌 요인은 모두 3개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되며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공익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가 3.87,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다’는 3.98,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다’는 4.54 등으로 조사됐다.‘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다’ 항목이 4.54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나머지 두 항목인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공익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다’는 4점 미만의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이는 명성이 높은 기업으로 제시된 기업들 대부분이 수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받고 있으나 전사 차원의 적극적 공익사업이나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 기업의 직접적 이익과 관련되지 않은 간접적 사회공헌이나 기여 부문에서는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공중별 평가비교전체 기업정체성에 대한 평가는 평균 4.11점으로, 기업실무자들(4.21점)의 점수가 가장 높았으며 언론인(3.96점)들의 평가가 가장 낮았다. 모든 요인에 대해 기업실무자들은 후한 평가를 주려는 경향이 뚜렷했고, 언론인들은 세 요인에 대해 모두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다. 두 공중은 요인간 평가 편차도 크게 나타났는데, 일반 소비자는 두 공중의 중간 정도로 요인간 점수 차이가 거의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조직철학ㆍ문화 요인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4.14, 기업실무자들은 4.11로 평가했으나 언론인들은 3.88로 평가해 인식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CEO 리더십 요인에 있어서도 기업실무자(4.34)와 언론인(4.12)은 차이가 있었다. 사회공헌 요인에 대해서도 기업실무자(4.29), 일반 소비자(4.17)의 인식보다 언론인(3.93)의 평가가 낮게 나타났다.조직철학ㆍ문화 요인 중에서는 특히 ‘CEO가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중시한다’는 항목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3.98, 기업실무자들은 3.78로 응답한 반면, 언론인들은 3.24로 평가했는데,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CEO에 대한 포장된 이미지, 언론보도 등을 통해 CEO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반면, 언론인들의 경우 0.74에 가까운 큰 점수 차이로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CEO 리더십 요인에서는 ‘CEO를 신뢰할 수 있다’는 항목에서 기업실무자들은 4.12로 비교적 높이 평가한 반면, 언론인들은 3.77로 격차가 컸다. 일반 소비자들은 항목 평균(3.98)에 가까운 4.03점으로 평가됐다.사회공헌 요인에서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공익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는 항목에 대해 기업실무자(4.08)나 일반 소비자(4.02)에 비해 언론은 3.53으로 큰 점수 차이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전반적인 조사결과를 높고 보면 세 공중 모두 CEO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가장 높았으며 조직철학ㆍ문화에 대한 평가는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었고 언론인들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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