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ㆍ음악 등 뭐든 재생…‘주머니 속 영화관’

요즘 ‘주머니 속 영화관’으로 불리는 PMP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란 우리말로 풀면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 정도 되는 제품으로, 쉽게 말해 갖고 다니면서 디빅스(DivX) 영화와 MP3 음악 등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기기다.크기는 휴대용 게임기보다 조금 크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20~40GB에 이르는 대용량 하드디스크에 널찍한 액정화면을 갖추고 있어 멀티미디어 재생에 훨씬 유리하다. 디빅스 영화와 MP3 음악 감상은 물론 사진앨범과 FM라디오 수신기능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PMP에 눈길이 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이런 장점 덕분에 포화상태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MP3 플레이어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PMP가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기대를 반영이나 하듯 얼마 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레인콤 등이 관련 제품을 선보였거나 올해 중 출시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손바닥에 놓고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이 재미난 제품, 과연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디빅스, 영화 30여편 저장할 수 있어아직까지 PMP라는 말은 생소하다. 때문에 비슷한 개념을 지닌 PMC(Portable Multi-media Center)와 PMP를 구별하지 못해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 PMP와 PMC는 모두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를 말하지만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 PM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안한 규격으로, ‘윈도 CE 닷넷’을 운영체제로 사용한다. 이에 비해 PMP는 리눅스나 임베디드 형태의 다른 운영체제로 동작한다. 물론 이는 기술적인 차이일 뿐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다를 게 별로 없다.PMP는 재주가 많은 휴대용 기기다. 256~512MB 가량을 내장한 MP3플레이어와 달리 20~40GB에 이르는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저장공간만 해도 40배 이상 넓다. PC에서 다운로드해 감상하는 디빅스 영화를 기준으로 20GB 저장공간이면 30여편은 너끈하게 담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액정도 1.5~1.8인치인 MP3플레이어보다 2배 이상 넓은 3~3.5인치를 사용해 영화를 보기에도 충분한 수준.기능은 앞서 소개했듯이 일단 디빅스 영화 재생을 지원한다. 때문에 PMP를 움직이는 영화관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물론 코덱이나 화면 제약이 있어 PC에서 다운로드한 디빅스 영화를 무조건 PMP에서 곧바로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화면이나 코덱에 맞게 PC에서 디빅스 영화의 포맷을 바꾸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일부 제품의 경우 PMP 화면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TV와 연결해서 디빅스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어 간이 디빅스 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밖에 동영상 수능강좌나 영어강좌 등을 옮겨놓고 공부할 수도 있어 어학, 교육용으로 쓸 수도 있다.MP3플레이어 역할도 지원한다.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수천곡에 이르는 MP3파일의 저장도 가능한데, 시간으로 따지면 600여시간 분량의 음악을 담을 수 있는 셈이다. 다양한 이퀄라이저 모드 등 일반 MP3플레이어의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또 하드디스크를 이용해 휴대용 저장장치로도 활용 가능하다. PC와 연결하면 PC에 저장돼 있는 덩치 큰 파일을 PMP에 옮겨서 다른 곳으로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것.PMP는 그밖에도 FM라디오 수신 기능과 사진앨범 보기, 음성녹음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원한다.게임ㆍ통신기능 추가될 듯현재 국내에 소개된 PMP는 줄잡아 6~7종 가량. 하지만 지금 당장 구입 가능한 제품은 몇 안되고 대부분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MP3플레이어의 선두주자인 레인콤은 10월 초 아이리버 PMP-120과 140의 2가지 모델을 선보였다.아이리버 PMP-100시리즈는 디빅스 영화 재생과 MP3 기능 외에 음성녹음과 다이렉트 인코딩, FM라디오 수신, 이미지 뷰어 기능 등을 지원한다. 디빅스 영화의 경우 ‘DivX 5.x’까지의 포맷으로 먼저 변환한 뒤 감상해야 한다. 또 SMI 자막 파일을 인식할 수 있으며, USB 호스트 기능을 지원해서 디지털카메라 등에서 찍은 사진 데이터를 곧바로 PMP로 옮길 수 있다. 하드디스크 용량에 따라 20GB인 PMP-120은 59만9,000원, 40GB인 PMP-140은 69만9,000원(부가세 포함).디지털큐브의 PMP1000은 3.5인치 액정에 하드디스크 20GB를 내장한 제품. 이 제품은 PDA처럼 펜으로 화면에서 직접 명령을 선택하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지원한다. 또 720×480에 이르는 고해상도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FM라디오 수신 기능과 전자사전 기능도 지원한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64만원.네오솔의 클리오드 CN-2210NS는 2.2인치 액정에 2.5GB 하드디스크를 내장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디스플레이 방식보다 시야각이 넓고 더 선명한 유기EL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 또 TV튜너를 내장해 일반 공중파와 지상파 TV 수신도 가능하다. 가격은 50만~60만원대.DM테크놀로지의 DM-AV10은 하드디스크를 저장 장치로 사용하는 다른 PMP와 달리 SD카드를 사용한다. 내장 메모리 1GB 외에 SD카드를 끼워서 파일을 저장할 수 있어 디지털카메라 등과 메모리를 공유할 수 있다. 또 AV 단자를 지원해 TV 드라마와 영화를 실시간으로 저장 가능하며, 4만원짜리 카메라팩과 연결하면 휴대용 캠코더로 쓸 수 있다. 그밖에 MP3 음악을 들으면서 동시에 텍스트 뷰어를 실행할 수 있어 음악을 들으면서 소설을 읽을 수도 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29만8,000원.이화산업의 아이유비는 3.5인치 액정에 하드디스크 20GB를 담았으며 AV 단자로 TV와 연결하면 드라마와 영화 등을 실시간으로 녹화해서 볼 수도 있다. 가격은 미정.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안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을 예정인 YH-999는 윈도 CE 닷넷을 탑재한 PMC로, 3.5인치 액정에 20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하고 있다. 그밖에 MP3와 이미지 뷰어 등의 기능도 지원할 계획. 또 LG전자의 MF-HE700은 2.5인치 액정에 20GB짜리 하드디스크를 내장할 예정이며 MP3와 FM라디오 수신 등을 지원한다.PMP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섣불리 성패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일단 출발은 괜찮은 편이라는 게 업체들의 의견. 레인콤의 김동환 과장은 “지금 당장 타깃은 학습용 시장을 고려한 학생층과 얼리어답터가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심은 많지만 수요는 없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출시 이틀 만에 500대가 판매될 만큼 수요도 만만찮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호응에 힘입어 판매목표도 내수 2만대, 수출 3만대로 잡아놓았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PMP가 시장 초기일 뿐만 아니라 아직 기능적으로도 추가될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모든 기능이 통합되는 추세로 볼 때 게임과 DMB, 무선 네트워크 등 통신기능 등이 차츰 결합돼 갈 것이라는 것. PMP의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이런 타 기능 컨버전스를 통해 확장 과정을 거치면 시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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