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세계서 위기극복의 경영원리 배워야

첫째, 정치부터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스포츠에서 패배의 책임을 선수에게 전가시키는 감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감독이 있다면 그는 이미 리더로서의 자질이 없는 자에 불과하고 스포츠맨도 아니다. 그런데 정치는 어떠한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선수단을 경영하는 감독의 역할을 하고 있는 정치인 중의 일부는 경제불황의 책임을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전가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 정치논리가 경제원리를 지배하고 법과 제도 등의 도구가 정신을 이끄는 세상에서는 정치부터 깨어나야 경제가 살아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체조, 역도, 핸드볼에서 심판의 엄연한 오심이 금메달을 강탈한 데 대해 온 국민이 분노했듯, 무한경쟁의 심판관이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채 오판을 남발하면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경제 부활을 위한 노력을 100%로 끌어올려야 하며, 경영의 고수들로부터 절정의 무공을 전수받아 최악의 상황에 봉착해 있는 우리 경제를 하루빨리 살려내야 한다.둘째, 줏대를 세우고 뚝심을 길러야 한다. 모든 스포츠에는 나름의 철학이 존재해 줏대의 강하고 약함에 따라 메달의 색깔이 뒤바뀌고 있으니 줏대를 세우면 살고 줏대를 세우지 못하면 쓰러져 죽게 된다. 줏대는 곧 경영철학이요, 가치관이다. 한국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이 끼어 있는 것은 그만큼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줏대가 없는 경영은 뿌리가 없는 나무와도 같으며 거대한 빙산의 주변을 떠도는 작은 얼음 덩어리에 불과하니 줏대를 세우고 뚝심을 길러야 한다.셋째, 프레젠테이션으로 압도해야 한다. 양궁의 박성현은 자기만의 독특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활을 쏘고 나서 모자를 눈 밑으로 지그시 눌러쓰던 박성현의 카리스마는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상대에게 표정을 노출시키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의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니, 그녀의 무공이 세계를 제패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무릇 경영의 고수가 되려면 이미지와 브랜드를 잘 관리해야 하며 상황에 맞는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정밀하게 개발해야 한다. 절정의 무공을 자랑하는 경영인들은 이미지 메이킹으로 승리를 예약하고 있으니 승부사의 주도면밀한 프레젠테이션에 세계는 무릎을 꿇게 돼 있다.넷째, 글로벌 스탠더드로 승부해야 한다. 태권도는 우리의 문화 자원이 세계의 표준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장지원의 금빛 발차기만큼이나 자랑스러운 것은 우리의 태권도가 거대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창조해 냈으며 우리 문화의 부가가치를 세계만방에 드높였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언어와 규칙이 곧 세계의 언어와 규칙이 됐으니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하지 않으면 쓰라린 패배를 당하게 된다. 이번 아테네 무술대회에서 아쉽게도 북한이 노메달에 머무른 것도 스포츠의 국제교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무슨 사업을 하건, 그 규모가 어떠하건,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스탠더드로 더욱 큰 승부를 걸어야 한다.다섯째, 더불어 힘을 모아야 한다. 다른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아테네 무술대회에서 대한민국 축구가 8강에 머무른 것은 협력 플레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몇몇 선수들의 눈에 띌 정도의 지나친 경쟁이 파라과이에 통한의 패배를 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기업의 생명은 공존공생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가는 조직력이다. 가부장적 경영체제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니다. ‘정신이 중요한가, 밥이 더 중요한가’를 서로 주장하기에 앞서 ‘경영공동체의 지향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새겨보자는 것이다.여섯째,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정규교육 과정에서 실제적인 직업교육은 미약하기만 하다.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우리의 체제 속에서 중ㆍ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에서조차 직업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우리의 파행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오로지 로또복권식의 수직상승을 꿈꾸는 기형적인 사회의식과 가치관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기업은 계속 힘들 수밖에 없고 우리 사회의 생산력과 기술력은 급격히 저하될 것이다. 스포츠는 어떠한가. 그리스의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렸던 무림의 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피나는 훈련을 받아왔다.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받아왔기에 나중에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교육기관과 기업체의 연대를 통한 다양한 직업교육은 앞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일곱째, 미래를 예측하고 창조하는 전담팀을 가동해야 한다. 모든 스포츠는 미래를 예측하는 운동이다. 내가 이렇게 움직이면 상대는 어떻게 반응할 것이며 어떤 기록이 나올 것인가. 길게는 마라톤과 철인3종경기에서부터 짧게는 사격과 양궁에 이르기까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곧 승부의 잣대가 된다. 태권도에서 그리스 선수가 나가떨어진 것 역시 문대성의 뒤돌려차기를 미처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가 더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21세기 기업경영의 성패는 여기에서 결정되며,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기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문제는 미래를 만드는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다른 사람에 의해 기획된 미래를 가만히 앉아서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창조적 모험을 즐기는 베이비 모굴의 투망에 계속 갇혀 있을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혁명적 창조자가 되어 미래를 개척해 나갈 것인가. 경영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그 선택은 자명해진다. 시장은 넓고 아이템과 비즈니스모델은 무궁무진한 현실 속에서, 상품을 팔지 말고 문화를 팔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며 미래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새롭게 창조해 나간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머지않아 강호 무림의 최고수로 등극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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