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이상 모델…18개국 상륙

국내 매출보다 해외수출 많아, 귀여운 캐릭터는 세계 공통의 코드

그라비티가 2002년 선보인 ‘라그나로크’는 해외진출을 꿈꾸고 있는 동종업체의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수출규모가 큰데다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고른 사랑을 받고 있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재 전세계 누적회원수는 2,500만명, 동시접속자수는 80만명에 이른다. 동남아, 일본, 중국, 대만은 물론 독일, 스위스 등 유럽 5개국과 브라질, 인도 등 전세계 18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특히 중국, 대만, 일본 등의 동시접속자수는 국내보다 많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그라비티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 매출보다 수출액이 많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70억원. 이 가운데 65.2%에 해당하는 241억원이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다. 올해는 수출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체 목표 매출액인 758억원 중에 76.2%인 577억원이 예상 수출액이다. 올 상반기 매출은 300억원을 넘어섰고 하반기에는 유럽과 호주 등에서의 서비스가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매출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라그나로크’가 진출하는 국가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귀여운 캐릭터가 꼽힌다. 기존의 어둡고 폭력적인 성향의 게임에 비해 밝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유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선다는 분석이다.이와 관련, 그라비티의 한 관계자는 “섹시하거나 위력적인 캐릭터는 좋아하는 사람이 한정돼 있는 반면 ‘귀엽다’는 느낌은 전세계 공통의 코드”라며 “다른 게임에 비해 여성 게이머들의 비율이 높고 10대부터 30대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다른 블록버스터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양이 낮다는 점도 인기의 비결이다. ‘리니지’ 같은 게임은 화려한 그래픽이 압도적 느낌을 주지만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할 수가 없다. 심지어 국내의 경우에도 컴퓨터 사양을 높여야 제대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반면 ‘라그나로크’는 ‘어지간한’ 환경에서도 게임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인터넷 인프라가 허술한 지역에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 유저층이 두터울 수밖에 없다.그라비티는 최근 해외진출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명 ‘라그나로크 글로컬리제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은 현지화(Localization)를 통한 세계화(Globalization)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진출하는 국가의 민속신화를 바탕으로 그 나라의 문화와 문물을 게임에 전면 도입하는 ‘글로벌 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대 일본의 마을을 재현한 ‘아마쯔’, 신선의 땅인 곤륜을 이미지화한 대만의 ‘쿤룬’, 무협풍의 마을인 중국의 ‘용지성’ 등이 이미 구축, 서비스되고 있다.현지의 인기연예인을 기용한 ‘스타 마케팅’도 인기 상승에 한몫 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지난해 화교권의 인기가수인 ‘손연자’를 영입해 게임 속에 이 가수의 이미지를 삽입하거나 콘서트를 여는 등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손연자의 얼굴을 게임 속에서 보기 위해 몰려든 화교권 게이머들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가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 착안, 최근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RWC) 대회를 개최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처럼 세계적인 대회로 육성해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 올해 처음 열리는 이 대회는 지난 7월 전세계 20개국 선수단을 초청한 가운데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그라비티는 올해 안에 진출국을 현재 18개국에서 3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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