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수입 663배…세계 최강 ‘위풍당당’

전체 게임수출의 83.6%차지, 미국도 선두자리 넘보지 못해

온라인게임산업의 약진이 눈부시다. 문화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발간한 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규모는 7,541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66.8% 성장했다. 더욱이 현재와 같은 고속성장이 2006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시장 점유율. 전세계 온라인게임시장의 31.4%를 국산 온라인게임이 장악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게임국가인 미국조차 감히 선두자리를 탐내지 못할 정도다. 대한민국은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계 최대, 최강의 온라인게임 국가로 자리잡고 있다.화교권 국가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텃밭지난해 우리나라의 온라인게임 수출액은 1억5,172억달러로 전체 게임 수출액의 83.6%를 차지한다. 이는 2002년의 55.2%에서 28.4%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반면 수입액은 22만9,000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1.4%에 그친다. 수출액이 수입액에 비해 663배나 많은 것이다.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국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국산 온라인게임이 단기간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 주춧돌 역할을 했다. 속도가 빨라진 인터넷망에 맞춰 고사양의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관련산업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고 진보된 기술을 채용한 게임들을 즐기려는 유저들이 증가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기술과 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일어난 것이다.국산 온라인게임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전체 수출액의 62.1%가 중국에서 소화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대만(19.4%)이다. 이른바 화교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81.5%에 이른다. 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하는데다 인터넷망이 빠르게 보급된 점이 수출 신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중국시장은 한국업체들의 각축장이다. 시장점유율 1, 2위가 모두 한국의 게임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2’와 ‘미르의 전설3’가 그 주인공이다. ‘미르의 전설2’는 누적회원수 2억여명, 동시접속자 7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미르의 전설3’도 동시접속자 38만명으로 선전하고 있다.최근에는 넥슨의 ‘비앤비’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접속자 60만명을 돌파하며 중국 내 신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고 32만명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한 웹젠의 ‘뮤’도 선전하고 있다. ‘뮤’는 지난해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조사’에서 7개 부문을 석권하는 등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엔씨소프트는 대만에서 맹활약 중이다. ‘리니지I’의 동시접속자는 국내보다 많은 16만명에 이르고 지난 1월 시범서비스에 들어간 ‘리니지Ⅱ’는 동시접속자 7만5,000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대만에서 연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써니YNK의 ‘씰온라인’도 대만에서 유료화를 단행한 지 일주일 만에 평균 동시접속자 7만여명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화교권에서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승전보를 올리고 있지만 이 지역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우려된다는 지적이 적잖다. 사실 세계 최대의 게임시장이라는 미국(0.5%)과 일본(6.0%), 유럽(0.7%)에 대한 수출은 미미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지역에 대한 게임업체들의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일본시장도 돌풍예고넥슨은 2000년 현지법인인 넥슨재팬을 설립하고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 ‘아스가르드’ 등 현재 6개의 게임을 상용화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11월 상용화에 나선 ‘메이플스토리’는 월 5,000만엔의 매출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고 넥슨측은 밝혔다. 또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비노기’에 대한 일본 현지의 관심이 높아 일본 수출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NHN의 한게임재팬은 현재 일본 게임포털시장에서 1위에 올라 있다. 동시접속자수가 6만명에 이르고 있어 올해 2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NHN은 지난해 10월 한게임재팬과 네이버재팬을 NHN재팬으로 합병한 후 10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 1위자리를 지킬 계획이다.지난 2월 전격적인 유료화를 단행한 웹젠의 ‘뮤’도 선전하고 있다. 현재 동시접속자 2만5,000명, 누적가입 회원 3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웹젠측은 온라인게임에 덜 친숙한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오프라인 행사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해외 매출 88억원을 기록한 웹젠은 올해 135억원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온라인게임의 해외진출이 확대일로에 있지만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중국, 대만 등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데다 일본과 미국의 유명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 경우 생존마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더욱이 정부의 정책이 규제 일변도여서 온라인게임시장의 위축과 그에 따른 업계의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위메이드의 박관호 회장은 “온라인게임시장은 이제 겨우 탄생한 작은 시장”이라며 “규제보다는 시장과 업계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INTERVIEW 정필용 겜소프넷 사장‘해외성공 후 국내 역수출 노릴 터’게임업체치고 해외진출 욕심이 없는 곳은 없다.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아옹다옹하기보다 넓은 세계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것. 방식은 대개 비슷하다.국내시장에서 베타서비스와 상용화를 거쳐 시스템을 안정화한 후 해외에 진출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겜소프넷의 정필용 사장은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해외시장에 우선 진출한 후 국내 역수출을 노릴 작정입니다.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이미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쟁도 더욱 치열해져 우수한 게임이라도 동시접속자 1만명을 유치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정사장은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다. 겜소프넷은 아직 자체 게임을 갖고 있지 않지만 국산게임의 해외수출대행 경험이 수차례 있는데다 삼성에버랜드와 벤처기업협회를 거치며 쌓은 정사장의 해외네트워크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현지 파트너와 공동개발하는 방식을 제안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현지 유저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게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지, 보수, 관리 노하우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기술력이 약한 현지업체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겜소프넷은 현재 엽기동화 컨셉의 신개념 온라인게임인 ‘UFO’의 알파버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정사장은 아직 골격만 갖춰진 알파버전이기 때문에 파트너를 구하기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의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가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의 한 업체와 양해각서를 맺은 상태라는 말도 덧붙였다.“UFO가 알파버전임에도 기획력과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게임 시작 첫 5분이 인상적이라는 평가였습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 베타서비스를 내놓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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