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콤팩트 SUV, 중저가 수입차도 신바람

현대 '투싼', 혼다 '어코드' 인기폭팔 … BMW 3 시리즈 파격적 리스 매출 쑥쑥

현대자동차의 신형 SUV(Sports Utility Vehicle)인 ‘투싼’이 인기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24일 신차 발표회 당일 이미 4,166대의 계약을 올려 흥행 성공을 짐작케 했지만 현재 반응은 회사측의 기대를 뛰어넘는다. 한참 계약이 폭주할 때는 일평균 주문이 1,100대에 이르렀고 지금도 계약을 한 후 출고하기까지 3개월 가량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는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업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투싼의 성공은 매스티지 트렌드와 연관이 높다고 회사측은 분석한다.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진 중산층 소비자들 가운데에 SUV차량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뛰어난 실용성에다 승용차에 비해 승차감이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 기존 SUV는 3,000만~4,00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어 부담스러웠다. 이에 비해 투싼의 가격은 2,000만원 전후이고 크기, 기능 등은 기존 SUV와 대등하다. 고품격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매스티지 트렌드가 주효한 것이다.기아자동차는 신차의 이름에서부터 매스티지 개념을 도입했다. 8월 출시 예정인 럭셔리 콤팩트 SUV차량에 ‘스포티지’(sportage)라는 이름을 붙인 것. 이와 관련, 기아자동차의 관계자는 “스포츠의 ‘sport’, 매스(mass)의 ‘a’, 프리스티지의 ‘ge’를 합성한 이름”이라며 “스포츠를 즐기면서 명품브랜드를 선호하는 매스티지 계층을 위한 차”라고 설명했다.수입자동차업계에서도 매스티지 바람이 두드러진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최고급형인 4,000cc 이상급 모델의 판매량은 주춤하고 있는 반면, 3,000~4,000cc급 차량의 판매량은 급상승하고 있다. 전체 수입자동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13.9%에서 지난해 23.2%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28.8%로 더욱 늘어난 것. 명차를 갖고 싶지만 프리미엄 모델은 부담스러운 전문직 고소득층이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찾는 경향이 높아짐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연초부터 수입자동차업계는 3,000만~4,000만원대의 중저가 모델을 대거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했다. ‘상류층의 과시용품’으로 인식되던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수입차를 소유하려는 계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혼다코리아가 판매하고 있는 어코드다. 지난 5월 말 출시한 이래 매월 판매량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7월 모델별 판매순위에서는 렉서스 ES330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단시간에 자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애초의 목표판매량을 800대에서 1,500대로 늘려잡은 상태다.혼다코리아측은 “어코드는 세계적으로 1,300만대가 팔리며 명차의 반열에 오른 모델”이라며 “3,000만원 후반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책정, 30~40대 고소득 중산층을 공략한 것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이미 타 회사에 비해 다양한 중저가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폴크스바겐은 오는 10월 중저가의 5세대 모델을 선보이고 매스티지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모델의 판매비중은 아직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실용적이고 개성적인 제품을 찾는 고객이 점차 느는 등 소비자 의식이 바뀌고 있어 보다 대중적인 모델에 역량을 모을 방침”이라고 밝혔다.대표적 프리미엄 자동차회사인 BMW에서도 매스티지 바람이 감지된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초부터 중저가 모델인 ‘3시리즈’에 대해 파격적인 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리스 이자율을 11.99%에서 1.3%로 대폭 인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선수금 1,389만원만 내면 월 35만원에 3시리즈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행사는 “큰 부담 없이 명차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30대 전문직 종사자를 위해 마련됐다”고 회사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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