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율 6% 육박…일반은행 크게 앞질러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상호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예금금리가 일반 시중은행보다 두 배 정도 높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최근 예금금리를 3%대로 내리는 등 상당수 시중은행이 예금금리 3%대에 접어든 반면, 저축은행들은 5% 후반대의 금리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올 들어 저축은행 수신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저축은행 수신액은 2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 가량 증가했다.회사원 신재승(31)씨도 최근 들어 저축은행을 이용하게 된 사람 가운데 하나다. 신씨는 얼마 전 3년 동안 부었던 적금을 찾았다. 금쪽같은 목돈 1,000만원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던 신씨는 주거래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에 1,000만원을 묻어두기로 했지만 씁쓸히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금리가 3.8%로 턱없이 낮았기 때문이다.신씨는 직장동료의 상호저축은행 통장을 보면서 은행상품만을 고집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금리는 5~6% 정도로, 은행보다 1~2%포인트 가량 높았다. 똑같은 1,000만원을 예금한다고 가정했을 때 1년 동안 이자가 무려 20만원 넘게 차이가 나는 셈이다.사실 신씨는 저축은행에 대해 ‘어쩐지 부실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저축은행 정기예금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는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따라서 ‘예금자보호를 받는다면 굳이 걱정하지 않고 맡겨도 될 것 같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신씨는 내친김에 어떤 저축은행을 이용할지 골라보기로 했다. 저축은행은 현재 전국적으로 114개 회사가 있다. 이 가운데 서울에는 27개 회사, 인천ㆍ경기지역에는 23개 회사가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40%가 넘는 회사가 모여 있는 것이다.신씨는 재테크 포털 사이트인 ‘모네타’(moneta.co.kr)의 ‘금융상품’ 메뉴를 찾아갔다. 모네타에는 모든 저축은행들의 상품 금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돼 있었다.우선 서울지역 저축은행 금리를 살펴봤다. 지난 6월21일 기준으로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금리는 중앙상호저축은행이 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영풍이 5.9%,진흥과 솔로몬 등이 5.8%를 제시하고 있다. 나머지 저축은행 대부분의 금리는 5.6~5.7% 수준이다. 교원나라와 삼보는 5.2%, 5%로 금리가 낮은 편이었다. 지방 저축은행은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좀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부산지역 저축은행 최고 금리는 부산과 한마음이 6.8%로 서울보다 1%포인트 가량 더 높았다.전체적인 금리수준을 알아본 박씨는 각 상품별로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어졌다. 모네타의 ‘최고 금리’ 메뉴를 활용했더니 저축기간에 따라 높은 금리를 주는 순서로 배열이 됐다. 이렇게 배열된 저축은행의 상품이름을 클릭하면 자세한 상품정보가 나온다. 상품정보 내용에는 상품 특징뿐만 아니라 분할해지나 과세방법 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담겨 있다. 아울러 관련 신문기사나 질의응답 내용도 함께 볼 수 있다.비정기적 특판상품 ‘눈길’사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은 은행예금과 거의 엇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급시기가 만기냐 매달이냐에 따라 이자 적용도 복리 단리로 다르게 적용한다. 다만 은행과 달리 만기지급식을 중간에 월지급식으로 바꿀 수 있다. 또한 만기 후에도 일정기간 약정이자를 계속 적용해 주는 등 저축은행마다 조금씩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저축은행 이용자 입장에서는 특판상품을 노리는 것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게 좋다. 대개 금융회사에서는 기념일 등에 한시적으로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도 수신고를 높이기 위해 비정기적으로 특판상품을 판다. 이런 상품은 대개 평소보다 0.2~0.3%포인트까지 이자를 더 얹어준다. 따라서 때를 잘 맞춰 가입하면 더 높은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실제로 한국저축은행은 6월 초 수유역ㆍ이수역 등에 지점을 새로 내면서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높여 6%로 판매했다. 지난 5월에는 솔로몬상호저축이 여수신 8,000억원 돌파를 기념해 연 6% 정기예금을 내놓기도 했다. 이 상품은 300억원 한도로 을지로 본점과 서울 전 지점에서 팔았다. 이밖에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도 올 들어 금리를 올려 한시적으로 판매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특판상품은 판매 한도가 있고 출시시기를 미리 알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평소에 관심을 갖고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수시로 정보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 특히 모네타 이모든(www.emo-den.com) 등 재테크 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금융상품 이벤트 코너를 잘 활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저축은행 이용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저축은행은 자산규모나 안전성, 신용도 등 여러 면에서 은행에 비해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어서 은행 경영 사정에 대해 명확히 알아본 뒤에 예금에 가입해야 한다. 저축은행을 이용할 때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무엇보다 최악의 경우에도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예금을 운용해야 한다. 저축은행의 예ㆍ적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한 금융기관에서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 보호해 준다. 따라서 원금 기준으로 1인당 대략 4,700만원 정도를 한 금융회사에 맡기는 게 좋다. 다만 만약 ‘사고’가 날 경우 이자는 가입 때 약정한 이율이 아닌 시중은행 정기예금금리 수준으로 계산한다. 따라서 약간의 이자 손실이 생길 수도 있다.경영실적 안정성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적어도 이용하려는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확인하는 게 좋다. 거래은행이 문을 닫게 되면 원리금을 1~3개월 지나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이런 일이 없도록 가입 전에 기본적인 안전성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BIS는 위험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얼마나 쌓아 두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8%,저축은행 4% 이상을 유지하도록 감독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결산부터 5%로 기준이 올라 안정성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BIS 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실제 일부 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30~40%에 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자산운용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때문에 BIS비율은 5~8% 정도 수준이면 큰 문제가 없다고 봐도 된다. 저축은행별 BIS 비율은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fsb.or.kr)에 가면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각 저축은행의 경영공시가 기간별로 나와 있다. 2003년 회계결산은 8월 전에 올라올 예정이라는 게 중앙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순이익, 대주주 지분 비중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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