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의 서울’… 대한민국 소비 1번지

고소득층 강남 일대에 몰려 … 수입차 서울 판매량의 62% 점유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는 일명 ‘수입차거리’로 통한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치고 이 도로변에 전시장을 두고 있지 않은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수입차업체들이 강남지역에 앞다퉈 전시장을 내는 이유는 분명하다. 잘 팔리기 때문이다. 한 대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지만 이 지역에서만은 날개 돋친 듯 팔린다.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수입자동차는 총 1만9,481대였다. 이 가운데 전체의 54.5%에 해당하는 1만618대가 서울에서 팔렸다. 놀라운 것은 강남구에서 팔린 자동차가 5,191대로 49%나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서초구의 1,422대를 합하면 서울 전체 판매량의 62%가 강남상권에서 판매되고 있다.사교육비 역시 전체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강남지역 학생 1인당 연간 사교육비는 478만원으로 서울 평균 313만원보다 165만원이나 많다. 읍면단위 평균에 비해서는 2.4배에 달한다. 장기불황으로 폐업하는 학원이 속출하는 가운데에도 올 상반기 이 지역에서 폐업한 학원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74곳 늘었다.한 대 가격이 소형자동차 가격과 엇비슷한 PDP-TV의 경우 70% 이상이 강남상권에서 소화된다. 대표적인 웰빙 제품으로 꼽히는 공기청정기도 강남지역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웅진코웨이개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서울지역 판매량의 13%가 강남구에서 팔렸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의 경우 다른 지역의 일급 상권의 점포에 비해 강남지역 매출이 많게는 30~50% 많다.불황임에도 이 지역 상권이 끄떡없는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부유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고소득층과 재력가들이 몰려 살고 있는 지역인 것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파워엘리트는 강남ㆍ서초ㆍ송파구에 밀집해 거주하고 있다. 서울 전체 대비 법조인의 61.3%, 의료인의 56.4%, 기업인의 54%, 금융인의 52.8%, 고급공무원의 50.2%가 이 지역에 산다. 특히 압구정1동의 경우 서울 전체 평균의 17.5배에 달하는 파워엘리트가 모여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업들은 강력한 구매력을 보유한 강남상권에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강남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전국적으로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인 것. 반면 강남을 평정하면 전국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외식업 프랜차이즈들이 강남상권에 1호점이나 직영점을 앞다퉈 내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매장 면적을 40%나 늘려 재개장하고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강남점에 투입되는 마케팅 비용은 전체의 24%로 전체 평균인 14%를 2배 가까이 상회한다. 또 휴식공간인 라벤더즈룸을 신설해 서비스를 한껏 업그레이드했다. 이에 따라 확장 오픈한 4월 매출은 전달에 비해 22%나 증가했다.오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가구업체들도 강남상권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적잖은 자금을 투자해 수입가구 전시장을 속속 개장하고 나선 것이다. 경기위축에 따라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모험이다. 까사미아는 신사동에 50억원을 투입, 450평 규모의 수입가구 전시장을 마련했다. 보루네오가구, 동양토탈, 넵스 등 중견가구업체들도 수입가구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인터넷 창업시장 역시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도메인과 호스팅 전문업체인 후이즈의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등록된 도메인의 53%에 해당하는 1만380개가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려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