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급성장…최대 실적 달성

SK텔레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9조5,202억원으로 10%, 당기순이익은 1조9,428억원으로 29% 신장됐다. 가입자는 2002년 1,722만명에서 109만명 늘어난 1,831만명. 지난해 이동통신 순증가입자의 대부분을 독식했다. 시장점유율 52%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의 실적이 상승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이 회사는 2003년 초 통화요금을 7.3% 인하했다. 또 10월에는 발신자번호표시서비스의 가격을 50%나 내렸다. 매출이나 순이익이 감소해야 자연스러운 일이다. 도대체 SK텔레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사상 최대 실적의 요인으로 가입자 월평균 통화량의 증가(전년 대비 3%), 가입자 증가 등이 꼽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무선인터넷 매출의 급상승이었다. 전년 대비 5,888억원 증가한 1조3,201억원을 기록해 무려 81%나 성장했다. 이는 전체 매출 증가액의 66%를 차지하는 액수다.게임, 커뮤니티, 동영상, 사진, 위치정보 등을 필두로 한 무선인터넷은 이동통신시장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고 있다. 음성통화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은 앞다퉈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형편이다.이 가운데 SK텔레콤은 가장 강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SK텔레콤의 대표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준(June)과 네이트다. 2001년 탄생한 네이트는 모바일게임, 통화대기음, 위치정보서비스, 노래방, 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지식뱅크, 유선인터넷과 결합한 서비스인 모블로그 등으로 폭을 확대하고 있다. 통화료, 광고료, 정보이용료 등 수익모델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의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주문형 비디오, 주문형 음악서비스, 실시간 방송 등을 제공한다. 출시 8개월 만인 지난해 8월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올 2월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준 가입자의 확대에 따라 수익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준 가입자의 일인당 평균요금(ARPU)은 CDMA 1x 가입자에 비해 무려 70%나 높기 때문이다.휴대전화로 지불결제를 할 수 있는 모네타 서비스도 선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주요 금융사들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안에 단말기 보급을 현재 75만대에서 4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SK텔레콤의 해외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2003년 7월에 베트남에서 CDMA 이동전화 상용서비스를 개시했고 9월에는 일본 MBCo사와 위성공동 소유계약을 체결했다. 올 2월에는 차이나유니콤과 ‘유니에스케이’라는 합자기업 설립인가를 획득하고 ‘U족 부락’이라는 브랜드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3월에는 미국 최대 CDMA 이동전화 사업자인 버라이존사와 EV-DO서비스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무선인터넷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지난해는 SK텔레콤이 차세대 성장동력 개발의 속도를 높인 해로 기억될 것이다. SK텔레콤은 기존의 휴대전화 서비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하에 미래의 정보통신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휴대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이동 중에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하는 서비스다. 휴대인터넷은 무선랜에 비해 접속반경이 넓고 시속 60km로 이동하면서도 초고속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SK텔레콤은 2001년부터 휴대인터넷 사업을 검토해 오다 2003년 5월에 차세대 무선인터넷 사업추진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돌입했다. 이동통신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5월 ‘IEEE802.16’회의에서 데이터 전송 성능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국내 특허도 20여건 출원해 놓은 상태다.지난 3월에는 세계 최초로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위성DMB) 서비스 전용 인공위성 ‘한별’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SK텔레콤이 차세대 방송서비스로 주목받는 위성DMB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해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위성궤도 등록을 마쳤고 지난해 3월에 위성 DMB 컨소시엄인 TU미디어를 출범시켰다. ‘한별’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늦어도 올 하반기에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DMB는 걸어다니거나 자동차로 고속주행하면서도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SK텔레콤의 김신배 사장은 지난 3월 창사 20주년 기념식에서 ‘신가치경영’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김사장은 생존기반 구축과 가치혁신을 통한 성장과 함께 미래 성장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돋보기 ./ 디지털홈 시범사업 개시홈네트워크시대 성큼 앞당겨지난 4월 서울 잠원동 롯데 캐슬 아파트에 홈네트워크 체험관이 개관했다. SK텔레콤, LG전자, 하나로통신, 하나은행 등 41개 업체로 구성된 SK텔레콤 컨소시엄의 홈네트워크 서비스인 ‘디지털홈’ 시범사업이 개시된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T 9대 신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인 홈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체험관에 방문하면 비록 초기 단계이지만 유비쿼터스 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우선 휴대전화로 가정의 디지털 가전기기를 조정할 수 있다. 부산에서 서울의 TV를 끄고 켤 수 있는 서비스다. 웹카메라와 연결하면 휴대전화 단말기를 통해 집안의 사정을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의사의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집안에 설치된 의료기와 병원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혈당, 혈압, 맥박 등을 병원에 전송할 수 있는 것. 이밖에 화상전화, 쌍방향TV, 원격교육 서비스도 제공된다.올 하반기에는 교통정보를 비롯한 텔레매틱스 서비스, 위치정보 서비스, 전자민원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사업자, 초고속인터넷 사업자, 케이블방송 사업자 등과 제휴, 모든 디지털 접속망 환경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SK컨소시엄의 계획이다.시범서비스 지역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서울과 부산의 아파트 200가구에서 연말까지 총 600가구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신축, 기축, 공동주택, 단독주택을 가리지 않고 모든 형태의 가구에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디지털홈사업은 차세대 정보통신분야의 ‘황금시장’으로 주목받는 사업이다. 정보통신사업은 특성상 선발업체가 시장을 장기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SK컨소시엄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정부의 시범사업과 별도로 연내에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 이를 위해 상용화 준비전담반을 구성, 서비스의 내용과 범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네트워크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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