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고정, 대출은 변동금리 ‘OK’

콜금리 인상 뒤에 재테크 전략을 다시 짜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금리가 높아진 은행 정기예금으로 돌려야 할지, 그동안 갚아왔던 대출상품은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콜금리의 연 0.25%포인트 인상 결정 후 은행 예금금리는 이미 올랐다. 은행별로 연 0.1∼0.3%포인트 올라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대출금리에도 서서히 인상분이 반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예금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대출기준금리를 0.03%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0.25%포인트, 시장성예금 고시금리 역시 0.25%포인트 올렸다. 1년 만기 정기예금에는 연 4.5%, CD에는 연 4.7%의 금리를 적용 중이다.하나은행도 1년제 정기예금의 금리는 0.2%포인트, 적금은 0.1∼0.3%포인트, 대출기준금리는 0.03%포인트를 높였다. 그밖의 다른 은행들도 예금, 대출 상품에 금리 인상분을 적용하고 있다. 대다수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5~4.6%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은행 정기예금에 새로 가입한 고객은 예전보다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대출을 새로 받은 고객은 더 큰 부담을 지게 된다. 금융전문가들은 대체로 “지금과 같은 금융환경에서는 예금은 고정금리, 대출은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말한다. 가파른 폭의 금리인상이 예정될 경우에는 예금은 변동금리로 단기간 짧게 가져가고, 대출을 오히려 고정금리로 길게 굴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앞으로 콜금리가 상승세를 탈 수는 있지만 그 폭은 완만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정금리 예금, 변동금리 대출’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예금은 만기 1년 이상 고정금리로 유지해야 조금이라도 많은 이자를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수준은 연 4% 중반 수준이다. 콜금리 인상 후 연 0.1~0.3% 올랐지만 특판예금 금리보다 낮다. 특판예금을 판매하는 은행 가운데 1년 만기 연 5%대의 금리를 적용하는 곳도 있다. 정기예금 가입 전 은행별 특판예금상품이나 다른 정기예금 금리를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한다.은행 특판예금은 인기가 높아 마감되기 전에 서둘러 가입해야 한다. 지난 4월24일부터 5월19일까지 판매했던 하나은행 특판예금에는 2조4,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3월20일부터 4월 초까지 특판예금 2조원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외환은행 역시 5월15일부터 판매한 특판예금이 6월2일 완료돼 7,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특판예금을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바로 은행으로 직행해야 ‘이자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주가하락으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전통 금융상품도 부각되고 있다. 펀드에 돈을 넣었다가 기대 이하의 수익률 또는 아예 원금에 못미치는 적자를 본 고객이 다시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정기예금 외에도 ‘특정금전신탁’이 대표적인 전통 금융상품이다. 고객이 운용자산을 지정해서 원하는 금액만큼만 투자하는 실적 운용상품이다. 주식형 상품보다 리스크가 작은 반면,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되는 자산은 주식, 채권, CD, 환매조건부채권(RP), 기업어음(CP) 등이다. CD와 CP 등의 단기금리가 상승한 덕에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은행의 정기예금, 특정금전신탁 등 전통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은행의 수신고도 늘었다. 지난 5월 말 은행의 수신고는 630조5,000억원이었다. 한달 만에 5조5,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5월에만 2조4,000억원이, CD의 순발행액은 2조2,000억원이 늘었다.은행권의 예금 가운데 올해 꼭 들어야 할 상품도 있다. 바로 장기주택마련저축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금리는 연 4.5~4.7% 수준이다. 특판예금보다 금리가 낮지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일반적금은 이자에 대해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비과세 상품이다. 또 1년간 가입한 금액의 40%(최고 300만원)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혜택이 많은 만큼 가입대상은 제한돼 있다. 만 18세 이상 세대주로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공시가격 3억원 이하)만 가입할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중복가입이 가능하다. 통장수에 제한 없이 중복가입할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 통장을 모두 모아 전체 통장의 저축액 합계가 분기당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새로 가입하려면 반드시 올해 안에 해야 한다. 신규 가입기간이 올해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하반기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짤 때 눈여겨봐야 한다.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받아 집을 장만한 사람이 가장 큰 고민을 떠안았다. 집값의 인상폭보다 대출이자를 더 물어야 한다면 밑지는 장사다. 앞으로 콜금리 인상은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오르더라도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대출상품은 기존 변동금리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대체적으로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는 고정금리 상품에 비해 1∼1.5%포인트 낮다. 앞으로 2%포인트 이상 금리가 오르면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유리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고정금리 상품으로 변경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래저래 손해다.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면서 여전히 불안하다면 대출금을 일단 줄여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도 없애는 편이 낫다. 변동금리 상품으로 ‘장기대출’을 받았을 경우에는 얘기가 다소 달라진다. 아예 고정금리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2∼3년 내 상환이 가능하다면 변동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1.5%포인트 차의 금리부담은 지겠지만,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둘 수 있다. 물론 중도상환수수료 등의 추가 부담금을 잘 따져봐야 한다.주택담보대출 이용 계획이 있는 소비자는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장기 모기지론)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시중은행의 장기 모기지론 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지적에 따라 지난 6월12일 보금자리론 상품의 금리를 연 0.3%포인트 내렸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대출기간별로 연 6.60∼6.85%에서 0.3%포인트가 낮아진 연 6.30∼6.55%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오른 금리와 떨어진 주가를 보이는 재테크 혼란 시기에는 단기상품을 이용해 볼 만하다. 재테크전문가들은 은행 특판예금 외에도 머니마켓펀드(MMF),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단기상품 이용을 추천한다. 일단 숨고르기를 하면서 상황을 다시 분석해보라는 얘기다.실제로 6월 초부터 6월7일까지 투신권 MMF에는 2조700억원이 들어왔다. 지난 5월 4조6,600억원이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현금이 몰려 유입된 셈이다. 초단기 펀드인 MMF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저축기간이나 금액에 제한이 없다.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의 투자전망이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면서 현금성 자산에 돈이 몰렸다. 종금사 어음관리계좌(CMA)에도 6월 들어 1,963억원이 들어왔다. MMF나 CMA와 유사한 성격의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한 금액도 6월 들어 5,251억원에 이르렀다.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일단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채권형 펀드를 권하는 전문가도 늘었다. 현재 국고채 금리를 단기 고점으로 파악해서다. 장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므로 채권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13일 제로인에 따르면 수탁액 100억원 이상 채권형 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4.0%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평균 수익률 1.78%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동양하이플러스채권의 1개월 수익률은 0.54%, 3개월 1.84%, 6개월 3.62% 등으로 나타났다. 도이치코리아채권도 1개월 수익률 0.45%, 3개월 1.51%, 6개월 3.14% 등으로 조사됐다.jenny@kbizweek.com〈하반기 금융 포트폴리오 전략 포인트〉- 향후 금리인상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므로 예금은고정금리, 대출은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은행 특판예금은 인기가 높아 마감되기 전에서둘러 가입해야 한다.- 신규 가입기간이 올해 말로 끝나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눈여겨보라.-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장기 모기지론)도 고려해라. 최근 보금자리론금리가 연 0.3%포인트 내렸다.- 재테크 혼란 시기에는 머니마켓펀드(MMF),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단기상품 이용도 괜찮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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