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ㆍ문화 받쳐줘야 ‘비전’ 도 살아

전략은 간단하게, 기업문화도 새롭게 정의해야

‘제일 중요한 질문은 진정으로 바라는 비전이 무엇이야 하는 것이다.’ 유명한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가 평소 강조해 온 말로 비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그런가 하면 매킨지가 세계적 경영컨설텅팅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마빈 바위는 초창기부터 공통된 비전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 MIPS컴퓨터의 최고경영자 출신 밥 밀러는 취임하자마자 “비전을 세우지 않으면 전략을 세울 수 없다”고 강조하고 직원들을 독려해 회사를 회생시켰다.기업들마다 비전을 갖고 있다. 나름대로 핵심가치와 목적, 사명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거창한 비전만 세워놓고 이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업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해법이 있지만 전략과 기업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전달성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먼저 전략을 보자. 간단하게 말해 전략은 기업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사명달성의 방법론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략을 매우 치밀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전략을 세울 때는 많은 시간과 경비를 투자한다.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기업경영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략을 완벽하게 짜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변수가 생기고, 그렇게 되면 기존의 전략은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따라서 전략은 되도록 간략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짐 콜린스는 에서 “전략은 사명달성에 필요한, 명확하고 사려 깊으며 복잡하지 않은 방법론만 간략하게 제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직원들 저마다 솔선수범하게 하고 기회를 잡도록 하며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실험과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앞서 언급했지만 비전을 달성하려면 전략과 문화라는 2개의 축이 필요하다. 박현우 엘테크신뢰경영연구소 부소장은 “전략과 문화가 받쳐주지 못하면 비전은 무용지물이 된다”고 강조했다. 경영자들 역시 이런 점에 대해서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다.특히 전략에 대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기업문화에는 무신경한 경영자들이 적지 않다. 아예 이해조차 못하는 경영자들이 적잖다는 것이 컨설팅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또 이해를 한다 해도 비전달성의 핵심요소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그렇다면 기업문화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특정기업을 거론하며 그 기업의 문화를 얘기한다. 삼성 하면 조직적이고 논리적인 면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런가 하면 현대는 우직하고 남성답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학에서는 기업문화를 일컬어 ‘기업의 구성원이 주어진 기업환경 속에서 함께 업무를 수행하며 오랜 시간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기업 나름의 독특한 특성’이라고 설명한다. 그러고 보면 어느 정도 역사가 쌓인 기업은 나름의 특성을 몇가지 갖고 있다.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정의가 어울릴까 하는 느낌도 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기업들이 수시로 구조조정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목표나 상황에 따라 험난한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조직에 변화를 준다. 체질개선도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진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젊은 나이에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구조조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연 특정한 기업문화가 형성되기에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임시직 등과 하나 되는 기업문화 필요동료들과 평생 같이 일한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졌다. 언제 누가 나갈지 모르는 상황 때문이다. 직장인들 역시 한 직장에서 몸 바쳐 일한다는 생각은 버린 지 오래다. 기회만 생기면 다른 데로 옮기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여기저기서 발표되는 각종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따라서 오랜 시간의 공유를 통한, 더 나아가 공동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기업문화 구축은 어렵게 됐다. 그런 것이 있다고 해도 신빙성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계약직과 임시직의 증가는 기업문화 자체를 부정하기까지 한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기업문화는 하나의 사치일지도 모른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렇듯 어려운 상황이 처했지만 우리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없이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임시직이나 계약직과도 하나가 되어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이다. 이와 관련, 박부소장은 “기업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경영진과 구성원의 공유된 가치관과 신념의 체계 정도로 기업문화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업문화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있어야만 직원 전체를 하나로 묶고 경영진과 일반 직원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진다. 미국의 로버트 레버링은 “조직 내부의 관계가 신뢰, 자부심, 재미의 3가지 공유가치를 얼마나 높게 유지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 기업문화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하기 훌륭한 기업의 공통점은 3가지 공유가치가 높다는 데 있다”고 결론지었다.비전을 달성하지 못하는 기업은 무너진다.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뛰어난 전략과 기업문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지금은 글로벌 경쟁 시대다.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끝장나기 십상이다. 경영진이 중심이 돼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전략과 기업문화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무대에서 선진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전과 전략, 기업문화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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