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LG 멤버… ‘막강파워 산실’

부자 모두 거론된 명가 수두룩… 이명박·윤종용 등 전문경영인 상위에 랭크

광복 후 60년간 한국경제에 기여한 공이 가장 큰 기업인은 누굴까. 사실 굵직굵직한 재계 거물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특정인을 위한 논공행상은 한계가 있다. 기업인이라면 어떤 형태든 지난 60년간 한국경제에 기여한 경우가 있어서다. 때문에 이들의 공헌정도를 가려내 순위를 매긴다는 건 불가능하고 또 무의미하다. 따라서 의 설문결과는 이들의 공헌도 랭킹이기보다 일반인이 뽑은 일종의 인기투표에 가깝다. 설문방법도 단순ㆍ즉흥적 기억력에 의존했음을 미리 밝힌다.‘한강의 기적’은 수많은 기업인의 협력과 조화 속에 이뤄낸 종합결과물이다. 2005년 현재 한국경제는 경이로운 성장을 반복해 왔다. 세계가 놀랄 만한 성공스토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성공적인 경제성장 모델로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몇몇 기업은 글로벌의 패자지위까지 움켜쥐었다. 한국경제 성장사의 한축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이들 재계거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한국의 기업인들은 광복ㆍ전란이라는 국가적 대혼란을 온몸으로 겪으며 한층 강해졌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유에서 무를 창조해냈다. 동시에 경제성장의 최전선에서 국부를 쌓았고 국위를 선양했다. 이들은 기업인이란 경제적 정의를 성실하고 꾸준히 실천해 온 주인공들이다.설문에 답한 500명의 응답자들은 총 44명의 전ㆍ현직 기업인을 떠올렸다. 지금은 고인이 된 재계 큰 별부터 2005년 현재 40대 초반의 청년기업인까지 두루 거론됐다. 가장 연장자는 1895년생인 고 유일한 유한양행 회장이 꼽혔다. 반면 60년생인 최태원 SK 회장은 최연소 기업인으로 기록됐다. 출생연대는 20년대와 40년대가 가장 많았다.최종직위는 (명예)회장이 대부분이었다. 이름이 거명된 44명은 대부분 회사(그룹) 창업주였거나 그 후손들이다. 2대에 걸쳐 이름을 남긴 가문도 적잖다. 삼성(이병철ㆍ이건희), 현대(정주영ㆍ정몽구 외), SK(최종현ㆍ최태원) 등이 대표적이다. 창립자부터 아들, 손자 등 3대가 모두 거명된 사례도 있다. LG가 이에 해당한다. 창업주(구인회), 2세(구자경), 3세(구본무)가 나란히 순위에 랭크됐다. 전문경영인도 보인다. 윤종용(삼성전자 부회장), 김쌍수(LG전자 부회장), 손길승(전 SK 회장), 이명박(전 현대건설 회장) 등이 그 예다.500명의 응답자 중 83.2%(응답자 기준)가 선택한 ‘광복 후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인’ 1위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으로 조사됐다. 1,189개의 응답수 중에서는 35%(416개)의 지지를 얻었다. 여자(80.8%)보다 남자(85.7%) 응답자의 지지율이 다소 높았다. 연령별로 봤을 때는 지지 차이가 뚜렷했다. 20대가 70.4%로 가장 낮았던 반면, 50대는 93.2%의 응답률을 보였다. 또 화이트칼라(81.5%)에 비해 블루칼라(88.7%)의 지지율이 높았다. 이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저돌적인 경영스타일과 중후장대형 사업 기반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는 저서처럼 그는 입지전적 삶을 살고 간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기억된다. 고인은 2001년 유명을 달리했다.2위는 오늘의 삼성을 태동시킨 주인공인 고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6.9%가 그를 한국경제에 공헌이 큰 기업인으로 기억해냈다. 응답수(총 1,189개)로는 19.7%(234개)의 비중을 차지했다. 역시 연령이 높을수록 고 이병철 선대회장을 각별히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17.9%)보다 50대(61.3%)가 월등히 높은 지지율을 표했다. 또 기혼응답자(54.4%)가 미혼응답자(22.6%)보다 2배 이상 높게 지지했다. 직업별로는 가정주부(55.2%)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삼성문화를 대변하는 특유의 섬세함과 안정지향적 리더십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한편 소득이 많을수록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팬층이 두터워졌다.3위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차지했다. 이는 현직 기업인 중에서 가장 순위가 높았다. 총 39.8%의 응답자가 이회장에게 지지를 보냈다. 특히 그는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았다. 앞의 1~2위와는 달리 20대(57.0%)가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많이 대답했다. 기혼(35.4%)보다 미혼(54.5%)의 응답률이 높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학력 역시 현재 학생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로부터 다득표에 성공했다. 부친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처럼 남자(39.5%)보다 여자응답자(40.1%) 비율이 약간 높았다. 응답수로는 1,189개 중 199개가 이회장을 지목해 16.8%를 나타냈다. 한편 삼성 몫으로 돌아간 2~3위(이병철ㆍ이건희)를 합하면 86.7%로 1위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83.2%)보다 다소 높다.창업주에 대한 공헌평가 특히 높아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4위에 올랐다.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실패를 좌초했다는 일각의 오명에도 불구, 총응답자의 16.1%가 그를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인’ 4위에 입성시켰다. 여자(12.5%)보다 남자(19.9%)의 지지율이 높았다. 40대(24.1%), 자영업(43.6%), 기혼(18.4%), 5,000만원 이상 소득자(26.3%)의 비중이 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5위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게 돌아갔다. 8.8%의 응답자가 그를 공(功)이 많은 기업인으로 낙점했다.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서실장을 거쳐 지난 64년 대한중석 사장으로 공식적인 기업인 활동을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철강인’이라는 타이틀답게 박명예회장은 포항제철(현 포스코)을 낳은 산파다. 아직 명예회장직을 유지할 만큼 포스코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현재 포스코는 반세기 만에 세계 철강업계의 정상에 섰다.6~10위는 구본무(6.6%), 정몽준(6.2%), 고 정몽헌(3.8%), 정몽구(2.8%), 고 최종현 회장(2.4%) 순으로 돌아갔다. 현대가 출신 기업인의 ‘톱10’ 진입이 단연 눈에 띈다. 고 정명예회장의 6남인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고문이 7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했다. 5남인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은 8위, 2남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9위를 각각 기록했다.LG 가문에서는 유일하게 구본무 회장이 6위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30대(10.6%)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75년 (주)럭키 근무를 첫 단추로 착실한 경영수업을 받은 후 현재 오너이자 최고경영자로서 LG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10위는 고 최종현 SK 회장 몫으로 돌아갔다. 40대 이상과 자영업자, 대졸 이상 응답자에게 비교적 좋은 점수를 얻었다. 고 최회장은 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동생으로 73~98년까지 SK그룹을 이끌었다.11~20위권에는 회사(그룹)의 토대를 만든 선대 창업주들이 상당부분 포진해 있다. 11위에 오른 한진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2.3%)을 필두로 고 유일한 유한양행(12위·1.5%), 신격호 롯데(15위·0.8%), 고 박인천 금호(16위·0.7%), 고 구인회 LG(공동 20위·0.4%), 고 최태섭 한글라스 회장(공동 20위 ·0.4%) 등이 해당기업의 창업주다.2세 기업인도 몇몇 보인다. 구자경 LG 명예회장(13위·1.4%)과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14위·1.0%), 최태원 SK 회장(공동 17위 ·0.6%),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공동 20위 ·0.4%)이 이에 해당한다. 전문경영인으로는 이명박 전 현대건설 회장(공동 17위·0.6%)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현직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19위 ·0.5%)이 최고다. 그는 20대 미혼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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