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 확산…서비스 차별ㆍ고급화

88년 첫선, 전국 37개… 신고제 전환 후 신규 참여 러시

국내 실버타운의 효시는 수원의 유당마을. 최초의 유료양로시설인 이곳은 사회복지법인 재성이 지난 88년 문을 열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전국의 유료양로시설은 37곳으로 늘어났다. 한국노인복지시설협회와 보건복지부가 파악하지 못하는 소규모 시설까지 합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실버타운의 양적 성장은 그동안 실버 계층이 주요 소비그룹으로 떠올랐음을 말해주는 지표다. 정재원 한국노인복지시설협회 사무총장은 “실버산업 장려를 위해 노인복지시설 설치를 신고제로 전환한 후 많은 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밝히고 “시장성을 눈여겨본 대기업들의 투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그러나 실버 계층을 위한 주거시설의 통칭인 실버타운은 아직까지 그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노인복지법상 분류에 의하면 노인주거복지시설은 ‘유료양로시설’과 ‘유료노인복지주택’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유료양로시설은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납부하고 일정기간 입주하는 형태, 유료노인복지주택은 분양을 통해 소유권을 사고파는 형태를 말한다. 그러나 유료노인복지주택 중에서도 보증금을 받고 생활보조서비스 제공하는 곳이 있어 개념 차이가 거의 없다. 현재 실버타운으로 불리는 곳은 유료양로시설과 유료노인복지주택을 말하는 셈.실버타운에 대한 개념정리가 모호하다 보니 업계에서도 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다. 최근 경기도에 임대와 분양을 겸한 실버타운을 오픈한 S업체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 허가를 주택으로 받아야 하는지, 복지시설로 받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밝혔다.또 기업이 아닌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초기 시장이 형성돼 중소업체가 난립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소형 업체의 경우 체계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실버타운이 점차 대형화ㆍ고급화되는 한편 소득수준과 건강상태, 독신 여부에 따라 세분화ㆍ특화된 실버타운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기 때문. 노인전문방송사 조은방송 윤시관 사장은 “현재 50대가 60대로 진입하는 5~10년 후면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과 시장규모 등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임대ㆍ분양 중심의 실버타운 사업도 관리ㆍ서비스 경쟁체제로 바뀌는 등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CJ개발, KT&G, 동문건설 등이 실버타운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고 SK, 한솔개발 등도 실버산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시설ㆍ서비스 제대로 된 곳 ‘손꼽을 정도’국내 실버타운 가운데 의료시설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97년 노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종교단체, 개인사업자 등이 대거 실버타운 건립에 뛰어들어 중소 규모로 설립한 게 대부분인 까닭이다.가장 먼저 설립된 유당마을의 경우 수원시 조원동에 주거시설과 의료시설, 체육시설 등을 갖추고 매월 각종 취미ㆍ교양강좌를 개설하고 있다.또 수시로 시설 보강공사를 통해 설비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이순 원장은 “최초의 유료양로시설인 만큼 실버타운의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앞으로도 서비스 개발과 시설 보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인실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층ㆍ향에 따라 입주보증금이 3,500만~1억4,700만원으로 세분화돼 있다. 월 이용료는 1인당 90만~150만원. 현재 89명이 거주 중이다.삼성생명공인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노블카운티는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서울 강남에서 40분 거리인 용인 기흥읍의 6만8,000평 부지에 540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2개 주거동으로 구성돼 있다. 고급 아파트와 첨단의료시설, 대형 문화ㆍ스포츠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선진국형 실버타운’으로 불린다. 특히 문화ㆍ스포츠시설을 지역민에게 개방해 활기찬 분위기를 실현하고 있다. 이호갑 부장은 “노인편의를 위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소개하고 “주거만족도가 상당히 높아 건강상의 이유, 경제환경 변화 등의 이유를 제외한 퇴소율이 아주 낮다”고 말했다. 현재 오픈 중인 주거A동의 경우 36~72평형에 층ㆍ향ㆍ입주자 수에 따라 2억8,800만~9억9,800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있다. 월 생활비는 1인 입주시 140만~200만원. 6월부터는 주거B동 모델하우스를 오픈, 입주자를 새로 모집할 계획이다.서울시니어스타워는 서울 신당동에 98년 문을 연 이래 등촌동, 성남 분당으로 시설을 확대했다. 특히 등촌동과 분당의 시니어스타워는 노인전용아파트 개념을 도입,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분양 형태로도 공급 중이다.주거시설 외에 클리닉센터, 헬스클럽, 수영장, 골프연습장, 찜질방, 취미교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송도병원과 연계해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대성 팀장은 “대기자가 수십명 있을 정도로 인기”라고 밝히고 “실버 선진국인 호주와 일본에서조차 서비스를 배워가려고 방문한다”고 말했다. 입주보증금은 신당동의 경우 1억3,000만~2억3,600만원, 월 생활관리비는 1인당 40만원이다.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강서타워와 분당타워의 분양가는 24~53평형에 2억1,700만~5억원선이다.대한예수교 장로회 성복교회가 운영하는 남양주 수동시니어타운의 경우 양ㆍ한방요양병원과 유황광천수 사우나를 갖춰 눈길을 끈다. 지상 10층 규모의 주거동 입주보증금은 층ㆍ향ㆍ평형에 따라 3,600만~1억1,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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