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 발전 따라 기법ㆍ종류도 제각각

지난 98년 2월, T교육대학 등 4개 교육대학은 학교 홈페이지에 깔린 음란화면 때문에 발칵 뒤집어졌다. 신원미상의 해커가 홈페이지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이용해 관리자 권한을 획득한 후 불법계정을 만들어 음란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 이 사고로 예비교사의 전당인 교육대학의 위상이 추락한 것은 물론 ID를 도용당한 교직원의 프라이버시가 짓밟혔다.이 사고는 국내 주요 해킹사고 1호로 기록되지만, 개인적인 해킹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 93년 청와대의 PC통신 ID를 도용해 은행 휴면계좌에서 잠자고 있던 수백억원대의 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려다 발각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해커 김재열씨는 이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 98년 기획예산처 사무관으로 특채돼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국내 해킹기술 변천사는 80년대부터 시작된다. ‘패스워드 추측’이라는 기초 수준의 해킹부터 최근의 악성 변종 웜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해킹 기술개발이 ‘전성기’를 맞았다.2000년대 들어서 서비스 시스템 장애를 유발하고 개인 PC 기능을 마비시키는 해킹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웜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개인 PC 파괴가 잇달았다.지난 2000년 2월 야후, CNN방송, 아마존닷컴, 바이닷컴, e베이 등 유명 사이트들이 해커들의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수시간 동안 기능이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강릉의 한 PC방의 리눅스 서버가 해킹을 당한 후 대기업, IDC, 학교 등 246개에 달하는 해킹 피해 사이트 목록이 발견됐다. 이들 목록 중 일부 시스템에는 야후 등의 사이트 공격에 사용됐던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도구가 설치돼 있었다.2001년에는 미국-중국 정찰기 추락 사건으로 인한 사이버전쟁이 벌어졌다. 중국 해커가 제작한 해킹도구(sadmind/IIS Worm)에 의해 221개 국내 홈페이지가 미국을 비방하는 글로 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리눅스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웜이 출현, 수십대의 리눅스 서버들이 해킹당했다. 7월 중순에는 코드 레드(Code Red) 웜이 등장, 국내 1만7,014개 윈도즈 NT/2000 서버를 감염시켰다. 이 웜에 감염된 시스템들은 특정한 시기에 백악관 웹서버에 대한 서비스거부공격을 수행하도록 설계돼 있어 대규모 충돌을 발생시키고 네트워크 속도 저하를 일으켰다.2001년 7월과 9월에 각각 유입된 서캠 및 님다 웜 바이러스는 최악의 개인 PC 시스템 파괴 기록을 남겼다. 전자우편과 공유 드라이버를 통해 전파되는 서캠 바이러스(일명 하이(Hi)바이러스)로 인해 당시 국내에서 3,439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특히 PC 파괴보다 문서 유출로 인한 피해가 상당했다. 님다 바이러스는 윈도 계열의 서버나 PC 모두를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일단 감염되면 다른 시스템을 감염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파(일종의 서비스거부 공격), 네트워크 속도 저하를 초래하고 원격으로 임의의 명령어를 실행시켜 감염된 시스템을 제어하는 강력한 바이러스로 악명을 떨쳤다.2002년에는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사이트 서비스거부공격이 등장했다. 심판의 편파판정과 미국언론의 편파보도에 항의하는 국내 네티즌들이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사이트와 MSNBC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2003년 1월25일 벌어진 슬래머 웜 바이러스에 의한 인터넷 침해사고 역시 심각한 피해를 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 SQL서버의 취약점을 이용해 전파되는 슬래머 웜은 초당 1만~5만개의 패킷(404바이트)을 대량생성, 국내 8,800여 시스템을 급속히 파괴시켰다. 전세계 감염서버 대비 한국 감염비율이 11.82%에 이를 정도였다. 하반기에는 블래스터(Blaster) 웜, 웰치아(Welchia) 웜, 소빅(Sobig) 웜 바이러스가 창궐했다.올 들어서는 악성 변종 웜 바이러스가 자주 출몰하고 있다. 마이둠(MyDoom) 웜, 베이글(Bagle) 웜, 넷스카이(Netsky) 웜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으며, 특히 개인의 금융정보를 빼내는 피싱(Phishing) 스캔이 횡행하고 있다. 또 1,700~1,900여종의 변종을 낳은 봇(bot)이 국내 수십만대 PC를 감염시켰다.최근에는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피프(Peep) 트로이목마와 ‘빈라덴 바이러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