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광역전철…‘절씨구’ 4대신도시

판교·김포 일대 가격 앙등, 교통망 확충 계획 살펴야

지난해 12월 수도권의 핵심인 경기도 인구가 1,020만명을 넘어서며 서울을 앞질렀다. 신도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전철과 도로망 건설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유입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교통망 개선 등으로 더욱 탄력을 받아 향후 서울보다는 경기도 등 수도권에 더 많은 인구가 몰려들 전망이다.수도권의 지도 역시 최근 들어 크게 변하고 있다. 새로 길이 뚫리고 신도시가 건설되는 등 큰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수도권의 변화상은 눈부실 정도로 빠르다”며 “부동산 시장에서도 수도권에 대한 투자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지난해 10ㆍ29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을 떠난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4대 신도시 개발과 교통망 신설, 그리고 고속철 개통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일부 지역은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지역으로 떠오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이 가운데 열기가 가장 고조된 곳은 판교, 화성, 김포, 파주 등 4대 신도시 개발지역이다. 특히 분양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가격이 출렁거리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투자열기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마저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강남수요의 일부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되는 판교신도시의 경우 파급효과가 죽전이나 수지 등지로 퍼지면서 이들 지역의 아파트 시세를 올려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죽전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이민화씨는 “죽전지역 아파트 값을 보면 신규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난 6개월 사이 10~20% 가량 오른 곳이 적지 않다”며 “2005년 하반기 입주가 시작되는 판교의 후광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수도권 남부를 대표할 신도시로 부각되고 있는 화성신도시 일대도 관심대상이다. 신도시 내 이주자 택지의 경우 평당 평균 230만원선에 분양가가 결정됐지만 요즘은 중개업소를 통해 550만원 안팎에 거래가 이뤄진다. 주변 땅값도 크게 올라 주요 국도 주변의 경우 대지를 기준으로 평당 400만원을 오르내린다. 배후지역인 수원 망토동과 용인 기흥읍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화성신도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망포동 일대 아파트는 2002년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평당가격이 800만원을 호가한다.김포신도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도시가 들어설 운양동과 장기동, 양촌면 등을 중심으로 땅값이 이미 크게 올랐고, 특히 양촌면 사거리 일대 상업지는 지난 1년 사이 30% 이상 오르며 평당 800만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배후지역인 장기지구와 사우지구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에 2,000만~3,000만원(30평형대 기준)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다.2005년 분양이 시작되는 파주신도시는 신도시의 메리트 외에 주변에 출판단지와 기공식을 가진 LCD단지도 끼고 있다. 신도시 관문인 운정역 주변은 벌써 땅을 사려는 사람들이 한번 지나간 탓인지 부동산가격이 크게 올라 호가가 평당 800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지도 60~70평대 택지에 프리미엄만 1억5,000만원 가량 붙었다. 인접지역인 금촌지구와 교하지구도 신도시 건설 여파로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뛰기 시작해 일부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이 4,000만원 이상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새로 신설되는 교통망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주고 있다. 지역별로 전철망이나 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새로이 주목받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 먼저 수도권 동부를 보면 중앙선 청량리~덕소 구간과 경춘선(청량리~춘천)의 복선전철화, 퇴계원~마석 간 자동차 전용도로 등이 새로 들어선다. 이에 따라 중앙선이 지나는 구리와 경춘선의 배후지역인 남양주가 새로운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특히 남양주의 평내지구, 호평지구, 마석지구는 핵심 주거지역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평내지구와 호평지구는 올 연말 개통예정인 퇴계원~마석 간 자동차전용도로도 지나가게 돼 있어 호재가 겹쳐 있다. 남양주시 제일공인의 이영미 대표는 “2002년 이후 분양된 평내지구나 호평지구 아파트는 30평형대를 중심으로 이미 프리미엄이 4,000만원 이상 붙었다”며 “2009년께 교통망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보면 전망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북부지역도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소외돼 온 의정부와 동두천, 양주시 등이 대상이다. 경원선 복선화와 의정부 경전철, 그리고 우회도로 개통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특히 아파트 분양가가 다른 지역보다 30% 이상 싸다는 이점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이다.파주, 김포, 일산 등 수도권 서북부와 서울 상암동을 잇는 제2자유로도 눈길을 끈다. 특히 그동안 교통난 등의 이유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 파주 일대 택지개발지구는 제2자유로가 완공되는 2008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남부지역 교통망도 크게 개선된다. 용인수지를 거쳐 수원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사업이 오는 2011년까지 완료된다. 그동안 교통난으로 주거지로서 감점을 받은 용인수지 일대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안산~고속철 광명역~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도 새로 들어선다.수도권 남부의 중심인 수원 일대도 교통환경이 크게 개선된다. 기존의 교통망 외에 올 연말 개통되는 서울~천안 간 복복선 전철, 분당선 연장선 등이 모두 만나는 환승역으로 거듭 난다. 배후에 화성신도시, 용인의 대규모 택지지구, 오산이나 평택 등과도 연결돼 있어 상승작용도 기대된다.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는 “수원은 화성이나 용인보다 인프라가 뛰어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개통되는 철도노선이나 개발호재가 동수원 쪽에 집중돼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고속철의 출현은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고속철을 따라 남하한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개발가능한 지역에 투자하라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속철 역사가 있는 경기도 광명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주변 땅이나 아파트 매매가가 들먹거리고 있다. 광명역 부근 철산동, 하안동 일대의 경우 지난해 10ㆍ2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춤하다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이미 평당가격이 1,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광명시 새나라공인의 한 관계자는 “이미 많이 올랐지만 고속철 개통 이후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역세권이나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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