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나와라 뚝딱’요술 브랜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아줘… 애니콜 12조8천여억원으로 최고 매출

애니콜(삼성전자)고가전략으로 신세대 낚아12조8,419억원. 올해로 탄생 1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 애니콜이 올린 지난해 매출실적이다. 삼성전자 총매출(43조5,800억원)의 30%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애니콜의 브랜드 가치는 2003년 말 현재 무려 30억달러에 달했다. 이 정도면 국내 최고의 머니머신 브랜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1994년 7월 탄생한 애니콜은 이듬해 1월,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슬로건과 함께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당시 애니콜사업팀은 휴대전화의 첫 번째 구매조건이 통화성공률이었음을 간파하고 산악지형이 많아 전파가 약한 한국지형에서도 ‘잘 터지는’ 애니콜을 개발해 냈다. 이 전략은 딱 맞아떨어졌다. 15% 안팎에 불과하던 애니콜의 시장점유율은 출시 1년 만에 52%로 급격히 올라 그동안 1위를 굳건히 지켰던 모토롤러(42%)를 제치고 시장의 선두주자로 변신했다.삼성전자 홍보팀 김광태 상무는 “애니콜은 ‘최고급’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가장 폭넓게 사랑받는 브랜드”라면서 “애니콜처럼 고품질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96년 휴대전화 시장에는 세 가지의 큰 변화가 있었다. 휴대전화 보증금 인하, CDMA 서비스 상용화, 그리고 신세기통신(현 SK텔레콤)의 등장에 따른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간의 경쟁 및 유통참여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의 빠른 변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애니콜 마케팅 전략수립에 초점을 맞췄다. 디지털 이동전화 부문에서도 240g대의 외국산 제품을 능가하는 170g대의 세계 최경량 디지털 단말기 SCH-100을 개발하는 등 애니콜 고급화에 나섰다. 이쯤 되자 애니콜은 시장점유율 50%대를 꾸준히 유지한 반면, 모토롤러는 10% 수준으로 급감했다.애니콜 마케팅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97년 11월부터 시작한 PCS서비스다. 이동통신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서 이동통신서비스업체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마케팅전쟁을 벌였다. 이때부터 시장의 주도권이 휴대전화 제조업체에서 이동통신서비스업체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98년 CDMA 제품과 PCS 제품을 묶어 애니콜로 통합하고 ‘언제, 어디서나 한국인은 애니콜’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도입했다.2000년대 들어 애니콜은 점차 생활 필수품화되고 있는 휴대전화의 가치를 모바일 엔터테인먼트기기 및 개성 표출 수단으로 새롭게 이미지화하고 여기에 신기술과 기능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첨단 디지털기기로서 포지셔닝해 나갔다.지난해 애니콜은 이러한 첨단기술과 앞서가는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는 유지하고, 휴대전화의 오피니언 리더인 10∼20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올림픽 스폰서십, 애니콜 프로농구 스폰서십 등 역동적인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한 것이다.이에 따라 2001년 7조383억원이던 애니콜의 매출은 2002년 10조6,066억원, 지난해 12조8,419억원으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애니콜은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얻어 지난해 내수판매(2조8,018억원)의 4배에 가까운 10조401억원어치를 수출했다.싼타페(현대자동차)북미 타깃 마케팅 적중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1990년대 말부터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평균 10만대 안팎에 불과하던 SUV의 판매대수는 98년부터 상승곡선을 탔다. 99년 30만대에 육박한 판매대수는 2000년에는 40만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SUV 시대를 열었다. 이의 시동을 건 자동차가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이다. 이 차량은 지난해 17만8,539대가 팔려 자그마치 3조7,493억원의 현금을 소비자들로부터 빨아들였다. 특히 수출대수(10만1,278대)가 내수판매보다 많을 정도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싼타페는 SUV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하던 90년대 말 북미시장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 국내시장의 SUV 비중이 커지고 있었지만 북미시장은 자동차 총판매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성숙돼 있었다. 현대자동차 SM팀(싼타페 프로젝트명)은 현지 시장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승차감이 좋으면서 안전성과 경제성 뛰어난 신개념의 SUV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프에 처음 도전하는 현대자동차의 SM팀은 세단과 지프차가 혼합된 크로스오버 타입의 SUV를 만들기로 확정했다.가장 먼저 부딪힌 것은 자동차디자인. SM팀은 디자인을 미국 LA디자인연구소에 맡겼다.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선 그것이 최선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인 미국 남성의 근육질을 연상시키는 싼타페이다.싼타페에는 일반 지프차보다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프레임이 없는 승용차 타입의 모노코크 방식과 독립 현가 장치를 채택했다. 안전도 무시할 수 없어 ‘빌트인프레임’(정면충돌시 엔진룸이 앞좌석으로 밀고 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장치)을 장착했다.출력과 연비가 각 20% 이상 향상된 CRDi 디젤엔진도 개발해 싼타페에 실었다.2000년 6월 현대자동차는 싼타페 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들어갔다. 당시 세운 연간 판매 목표는 내수 3만5,000대. 그런데 판매 6개월 만에 3만대를 넘겼다. 이듬해 싼타페는 내수 5만4,170대, 수출 5만6,017대 등 모두 11만187대가 팔려나갔다. 2002년에는 14만8,567대(수출 7만8,2798대 포함)가 판매됐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호조를 띠어 내수판매를 앞지르며 달러박스로 급부상했다. 미국 등 북미시장을 노린 당초의 타깃마케팅이 적중한 것이다.싼타페 개발에 참여한 배용주 현대국내상품팀 대리는 “어느 정도 (싼타페의) 인기를 기대했지만 연간 판매 목표치의 2배를 넘길 정도로 폭발적인 주문이 쇄도할 것이라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예상했다면 “싼타페가 앞으로 많이 팔려나갈 것”이라며 판매를 독려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뿐일 것이란 게 그의 귀띔이다.현대자동차는 소형 SUV 투싼의 출현에도 올해 17만대의 싼타페를 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휘센(LG전자)투자, 신기술, 마케팅 찰떡궁합지난해 전세계에 팔린 에어컨은 모두 4,300만대. 이중 18.6%인 800만대가 LG전자의 휘센이다. 휘센은 41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조9,0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휘센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불황기 때의 과감한 투자, 치열한 마케팅 전략, 세일즈 엔지니어의 신기술 개발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IMF가 온 나라를 강타하던 1997년 말 에어컨사업부는 향후 10년간 3조원이라는 투자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당시 송주익 사업부장(현 LG전자 한국마케팅 부문장)은 실무진의 반대와 주위의 우려섞인 시선을 뿌리치고 한국 최초로 시스템에어컨사업의 투자를 결정하며 그 첫걸음으로 천장 카세트형 에어컨을 새로이 개발하기로 했다. 시스템에어컨이란 실외기 하나에 여러 개의 실내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천장 카세트형과 덕트 연결형 제품을 통칭해 부른다. 이미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넘보고 있던 LG전자로서는 종합 에어컨 메이커로 발돋움하고 에어컨사업의 세계 정상 정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지만 당시 국내에는 시스템에어컨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때였다.이에 따라 에어컨사업부는 천장 카세트형 에어컨을 필두로 천장 덕트형, 학교형 한랭지 에어컨, 최첨단 제품인 단배관 에어컨 까지 전 제품을 200여명의 연구원이 주야로 연구개발에 매달려 기술과 품질을 확보했다.시장개척을 위해 연구실과 구매, 영업 등 각 부서의 핵심인력을 뽑아서 세일즈 엔지니어 부서인 ‘시스템에어컨팀’을 만들고 이들에게 시장개척의 전권을 맡겼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세일즈 엔지니어 부서를 마케팅 부서화해 3년 내 시스템에어컨 매출 1,000억원 달성이라는 지상과제를 던진 것.설상가상으로 열심히 마케팅 활동을 펼쳤으나 시장이 생각만큼 빨리 커지지 않으면서 99년 매출이 300억원에 그치자 시스템에어컨사업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부서는 시스템에어컨에 부서의 운명을 걸고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대대적인 마케팅 투자에 들어갔다.기존의 대규모 마케팅 대신 핵심구매 관계자에게 바로 다가가서 그들의 빌딩 에어컨 설비에 관한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일대일로 상담을 해주는 원투원(One to One) 마케팅 기법과 시스템에어컨 제품을 미리 건물 설계도면에 반영시켜 놓은 스펙시딩 프로그램(Spce-Seeding Program), 시스템에어컨을 건물에 맞게 설계하고 제대로 설치할 수 있는 시스템에어컨 마니아(Mania) 제도를 운영한 것이다.또한 각 건설사별로 기술상담 담당자를 선정하여 비단 시스템에어컨뿐만 아니라 자동차 구매에 대한 조언부터 경조사에 대한 상담까지 건설사 담당자의 모든 관심과 걱정을 상담하는 ‘토털 카운셀러’(Total Counselor)제도를 운영해 구매결정자에 대한 인간적인 밀착에 들어갔다. 그 결과 휘센은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에서 알아주는 에어컨 브랜드로 급성장할 수 있었다.쏘렌토(기아자동차)옵션생산으로 고객만족 OK단기간에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 기아자동차의 쏘렌토를 두고 하는 말이다. 쏘렌토는 지난 3월까지의 2년간 국내 누적판매대수가 13만2,417대로 국내 SUV 중 출시 후 2년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쏘렌토는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아 지난 2년간 15만388대가 수출됐다. 이에 따라 2년 동안 국내외에 판매된 쏘렌토는 28만2,805대에 달한다. 쏘렌토의 연간 생산능력은 18만대. 연간 생산능력 대수의 자동차가 팔려나가면 그 이후부터는 거의 남는 장사라는 게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귀띔이다. 따라서 쏘렌토는 이미 개발비 3,000억원을 전부 회수한 것은 물론 상당한 이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쏘렌토는 지난해 내수 6만8,051대, 수출 9만3,935대 등 16만1,986대가 팔려 이 브랜드로만 3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기아자동차 전체 매출의 25%에 해당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쏘렌토는 명실상부한 캐시카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형제기업 현대자동차가 싼타페 출시를 앞두고 있던 2000년 5월 기아자동차는 SUV 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을 감지하고 차세대 지프차 개발에 들어갔다. 개발비 3,000억원이 투입된 쏘렌토는 22개월 만인 2002년 3월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당초 내수판매 목표치는 연 4만대. 그러나 출시된 해에 5만2,963대가 팔려 마케팅팀의 판매목표를 여러 번 수정해야 했다. 지난해는 6만8,051대가 판매됐다. 올해는 7만대 정도가 내수시장에서 팔릴 것으로 기아차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기아자동차 마케팅팀 박영철 대리는 “출시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쏘렌토를 구입하려면 아직도 3~4주는 기다려야 한다”며 “이 같은 현상은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고 자신도 놀라는 투로 말했다.쏘렌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개발 초기부터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철저히 분석하고 반영해 고객들이 원하는 옵션사양만을 선택 구매할 수 있는 생산판매 시스템을 도입,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인기비결을 설명했다. 이는 기아자동차가 쏘렌토 발표회를 4개월 정도 앞두고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벌인 소비자 반응조사에서 어느 정도 입증됐다. 당시 기아자동차는 쏘렌토와 도요타 렉서스 RX300, 오펠 프론테라, 마즈다 트리뷰트, 랜드로버 프리랜더, 닛산 엑스 트레일 등을 비교해 향후 어느 차종을 구입할 것인지를 물었다. 조사결과 이탈리아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46.5%가 쏘렌토를 선택해 도요타, 오펠, 랜드로버 등과는 압도적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독일에서는 도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기아자동차가 쏘렌토의 가격을 제시하고 되묻자 쏘렌토의 구매도는 독일 48.1%, 이탈리아 57.4%로 집계돼 향후 유럽시장에서 쏘렌토 돌풍을 예고했다.돋보기 삼성SDI 모바일 디스플레이‘나도 현금제조기’삼성SDI는 지난해 5,495억원 현금을 유보하면서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의 1등 공신은 모바일 디스플레이(휴대전화 액정화면). 삼성SDI는 이 부문에서 지난해 2조730억원의 매출(1억2,200만대 판매)을 올려 세계 시장점유율 1위(21%)를 기록했다. 이 금액은 전체 매출 7조1,982억원의 28.8%에 해당하는 것으로 PDP, 2차전지 등과 더불어 삼성SDI의 대표적인 현금박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대형 시장과는 달리 규격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게 누가 먼저 제품을 개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삼성SDI는 STN-LCD(보급형 액정표시장치), UFB-LCD(초고화질 액정표시장치), TFT-LCD(모듈사업), UFS-LCD(초고속·초고화질 액정표시장치), 유기EL 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모바일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특히 삼성SDI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UFS-LCD는 신개념의 휴대전화용 디스플레이로 26만컬러의 풍부한 색상 구현은 물론 기존 TFT-LCD보다 2~3배나 빠른 13.5ms(mili second, 1,000분의 1초)의 응답속도와 배 이상 높은 87%의 색재현율(100%에 가까울수록 자연색 그대로임)을 고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삼성SDI는 올해도 UFS-LCD, PM 유기EL 등 고부가 컬러 제품의 판매 확대에 주력, 모바일 디스플레이 세계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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