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음향 모두 입체…‘손 안이 즐겁다’

게임기 닮은 휴대전화‘봇물’…전용 포털 오픈 줄이어

‘내 손 안에 3D 게임 있다!’드라마 대사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손바닥 안에서 3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3D 휴대게임 시대가 열린 것이다. ‘손바닥 게임’ 시대의 포문을 연 건 휴대전화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앤큐리텔이 각각 3D 게임을 지원하는 전용 휴대전화를 내놓았거나 늦어도 5월까지는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KTF와 SK텔레콤이 휴대전화용 3D 게임 사이트를 열고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휴대전화업체만 분주한 건 아니다. 지난해 해외에서 선보여 인기를 끈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이 오는 5월2일 드디어 국내 상륙을 시도하는 것. 바야흐로 3D 휴대게임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가장 먼저 게임 전용폰을 내놓은 회사는 팬택앤큐리텔.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게임전용폰인 큐리텔 PH-S350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휴대전화와 달리 게임기와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조이패드처럼 양손으로 잡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본체를 디자인하고 게임 조작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십자 방향키도 만들었다. 통화가 기본인 휴대전화에 주객이 전도된 셈이지만 게이머의 지지를 받기에는 안성맞춤인 디자인이다.3D 게임폰 쏟아져나와PH-S3500은 전용게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보여 눈길은 끌었지만 시장을 형성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기본 기능이 돼버린 MP3와 디지털카메라를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는 평을 들었다.그래서인지 올해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발걸음이 바빠졌다. 먼저 선보인 삼성전자의 게임폰 SPH-G1000에 대한 관심은 그야말로 뜨겁다. SPH-G1000은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가로본능’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제품. 2.2인치짜리 QVGA급 액정을 달았고 3D 그래픽 가속칩을 채택해 3D 그래픽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위해 듀얼스피커를 내장했고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게임엔 효과가 중요하다. 이 점을 감안, SPH-G1000은 진동효과를 지원한다. 또 8군데를 지원하는 8방향 조이패드와 슈팅 버튼 3개를 달았다. 게임기에 익숙한 사람이 곧바로 쓸 수 있도록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적용되고 있는 상단 L, R 버튼도 장착했다. 이쯤 되면 게임기와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네트워크 기능도 보강했다. 근거리 무선통신인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해 SPH-G1000을 보유한 사람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SPH-G1000은 게임기능을 특화한 제품이지만 휴대전화 자체의 기능도 빠짐없이 담았다. 130만화소 CMOS 센서를 달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12배 줌과 9단계 밝기조절이 가능하다. MP3 기능을 지원하는 건 물론이다. 이밖에 요즘 유행하는 ‘은나노 향균 코팅’ 처리를 해서 웰빙 폰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LG전자의 LG-KV3600은 오는 5월 초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 가장 큰 이유는 ATI의 3D 그래픽칩을 내장하고 있다는 것.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종전보다 5배 이상 빠른 100만 폴리곤(3D 영상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기본단위로 수가 높을수록 정밀한 화면을 구현한다)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될 것이라고 한다.제품 인터페이스도 휴대용 게임기처럼 가로 방향으로 디자인해 언뜻 보면 게임기로 착각할 정도다. 전용 게임기처럼 양손으로 쥐고 좌우 키패드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LG전자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상하좌우로 흔들기만 해도 게임을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 기본 기능 외에 130만화소 카메라를 지원하며 화면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2.2인치 QVGA급 액정을 달았다.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SK텔레텍의 IM-8300이 4월 중에 선보이며 팬택앤큐리텔과 모토로라 역시 게임폰을 속속 내놓을 계획이다.게임폰 시장만 뜨거운 건 아니다. 사실 게임폰이 최근에 첫선을 보인 건 아니지만 게임폰 자체보다는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상용화되지 못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업체들은 게임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휴대게임 서비스 사이트 문을 열고 있다.선발주자는 KTF의 ‘지팡’(www.gpang.com). 게임폰 사용자들은 이곳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해 3D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운로드한 게임은 외장 메모리에 저장해 놓은 뒤 플레이하면 된다. 지팡은 월 9,800원을 지불하면 대용량 3D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지팡 프리요금제에 가입해야 이용 가능하다. 무선 다운로드를 할 때 데이터 통화료는 무료다.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은 YS6, 배틀윙, 야채부락리, 다크사이드 스토리, 리틀 위저드, 데인저러스 레이싱 등 10여종이다.SK텔레콤도 모바일 전용 게임 포털사이트 ‘GXG’(www.gxg.com)를 오픈했다. 이 회사는 GXG 오픈을 계기로 다양한 모바일 3D 게임을 ‘쏟아낼’ 계획이다. 상반기에만 73종을 내놓을 예정인데 먼저 16종을 선보인 상태다.게임 서비스 가격은 PC 싱크로 다운로드하면 게임당 4,500~5,500원이며 무선으로 다운로드하면 3,000~3,700원의 정보이용료에 별도 데이터 통화료를 내야 한다. 휴대전화를 통해 GXG 게임을 다운로드할 때는 월 1만4,000원 정액요금제인 네이트프리를 이용하면 별도의 통화료 없이 정보이용료만 내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이밖에 온라인 게임업체인 넥슨과 웹젠, 그라비티 등도 마비노기와 뮤, 라그나로크 등 자사의 유명 온라인 게임을 게임폰용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5월 이후에는 온라인 대전 게임도 게임폰으로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소니 PSP, ‘21세기 워크맨’ 꿈꿔같은 손바닥 안에서 게임폰과 한판 대결을 펼칠 선수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한 소니의 PSP다. ‘21세기의 워크맨’을 지향하는 소니의 PSP는 휴대용 게임기 그 이상을 노린다. 게임은 물론 자체 디스크를 이용한 영화 감상, MP3 기능 등을 지원하는 모바일 멀티미디어센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16대9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액정. 4.3인치짜리로 해상도 480×272를 지원하며 1,677만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액정 좌우에는 익숙한 버튼이 눈에 띈다. 본체 왼쪽에는 상하좌우 방향키가 있으며 바로 아래에는 다루기 편한 아날로그 패드를 달아놓았다. 반대편에는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라면 누구나 아는 ‘△□× ○’의 네 가지 기능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2의 축소판처럼 만들어 다루기 쉽다.PSP는 UMD라는 소니 자체 규격의 디스크를 지원한다. UMD(Universal Media Disc)디스크의 크기는 65×64×4.2mm에 불과하며 디스크 지름도 고작 60mm 정도다. 하지만 저장 용량은 1.8GB로, DVD 화질의 영화 2시간 분량을 담을 수 있다.UMD디스크는 AES 128비트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게임의 불법복제를 막아준다. 물론 이런 암호화 기술 외에도 소니 독자 규격이라는 것 자체가 1단계 콘텐츠 보호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튼 UMD는 게임 외에도 저작권을 확실히 보호하면서 영화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PSP는 IrDA와 IEEE 802.11b 무선랜의 2가지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PSP를 갖고 있는 사람끼리 서로 검색해서 무선 대전도 가능하다.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오는 5월2일 국내에 PSP를 출시할 예정인데, 한국판 PSP는 KT의 네스팟과 손잡고 온라인 게임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격은 네스팟 접속 프로그램과 서비스 신청권을 포함한 밸류팩의 경우 32만8,000원으로 예정돼 있다.PSP 전용 게임 13종과 UMD 영화 디스크 4편도 5월에 선보인다. 이들 출시 게임 가운데에는 릿지 레이서와 니드포스피드, 진삼국무쌍 등 인기 게임시리즈가 대부분 포함돼 있다. 또 방구차와 갤러그 등 추억의 게임을 수록한 남코 뮤지엄과 퍼즐 보블 포켓 등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며 스파이더맨2, 트리플X,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헬보이의 USMD 비디오 4편도 동시 발매된다.SCEK측은 국내 게임개발사들도 PSP 전용 게임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현재 PSP 게임개발 계약을 체결한 국내 개발사는 모두 55개사이며, 현재 20개사가 적극적으로 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이르면 4월, 늦어도 5월 이후에는 손바닥에 어떤 게임기를 놓고 3D 게임을 즐길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임폰이냐, PSP냐 고민이지만 중요한 건 3D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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