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저항력 키우는데 초점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기를 원하며, 인간의 건강에 대한 권리는 모든 사람의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건강은 질병이 없는 상태’라고 정의내려 사람이 아프지 않으면 건강한 것이라고 막연히 여겨져 왔으나 1950년대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에 나타난 것을 살펴보면 건강이란 ‘신체적으로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평안한 상태’라고 정의돼 있다.그러나 오늘날에는 좀더 넓은 의미에서 ‘건강은 개인이 모든 차원에서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그의 내적, 외적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상태’라고 여겨지고 있으며 나아가 ‘각 개인의 사회적인 역할과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의학은 이러한 바람직한 건강상태를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겨났다고 할 수 있으며,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의학은 크게 한의학과 서양의학으로 이원화돼 있다.이 두 의학은 성립과 발달과정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서양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주로 외부적 인자, 즉 세균이나 바이러스라고 봐 치료방법도 이를 제거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한의학은 질병의 발생요인을 주로 사람의 기운, 즉 정기(正氣)가 허약해져서 사기(邪氣)를 방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정기의 보강에 주력했다.한의학에서는 주로 인체의 저항력이 약화돼 질병이 발생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감기의 경우 병균이 인체에 침입했더라도 그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면 병이 일어나지 않으나 몸이 약해 저항력이 떨어지면 미약한 병균일지라도 인체에 침입해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또 어느 질병의 발생을 단순히 몸의 일부분에 국한된 것으로 보지 않고 몸 전체의 생리적인 부조화, 즉 인체 내의 음(陰)과 양(陽)의 불균형으로 보고 있다.그러므로 한의학은 사람의 질병을 인식하는 질병관(疾病觀)이 서양의학과는 상당히 다르며 건강의 정의에서와 같이 사람마다 적응방식도 여러가지로 나타나므로 그에 맞는 치료법도 차이가 있다. 이것이 바로 한의학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이며 한의학의 특징이기도 하다.오늘날 질병은 약(藥)만으로 치료를 할 수 없게 됐다. 생활환경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 등이 증가 추세이고 장기이식, 뇌사, 체외수정 등 지금까지 우리가 사회생활의 규범으로 삼아온 도덕, 윤리 등의 사고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을 수 없는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 오늘날처럼 의료기술이 발달한 시대가 일찍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에 대한 국민적 요청은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 이것은 바로 분석적인 사고방식과 객관적인 평가방법을 기초로 한 현대과학에 의한 의료만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나타내고 있다.즉 분석적인 방법에 의한 현대적인 의료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에 입각한 동양의학이 기본적으로 체내에 있는 자생력을 회복하고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점이 관심을 끌게 만드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인체를 작은 우주라고 생각하면 마치 어항 속의 물고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항 속 물의 온도, 혼탁한 정도, 먹이의 다소, 광선의 여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데 만일 어항 속의 물고기를 물과 분리해 어항 속에서 꺼내 관찰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관찰이 아닐 것이다.한의학은 이렇게 ‘어항 속의 물고기’를 관찰하듯이 인체 내에서 음(陰)과 양(陽)의 균형을 바로잡는 데 주력하며 주변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음과 양의 불균형 상태를 바로잡는 것이다.이렇게 균형을 맞추는 것은 서양의학이 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아울러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로 더욱 국민에게 다가가는 한의학이 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한의학은 유럽 등 서구에서도 인기가 대단하다. 이유는 크게 4가지로 정리된다.첫째, 서양의학의 한계를 인식하게 됐다는 점이다. 서양의학이 인류의 건강증진에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나 모든 병에 대한 완벽한 의학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이 점을 보충할 수 있는 의학이 필요한 것이다. 서양의학은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체의 가시적인 대상을 연구하는 데 비해 한의학은 보이지 않는 기능적인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둘째, 의학의 척도가 되는 외과적인 수술에 부작용과 후유증이 있음을 점차 인식하게 됐다. 신체의 한 부분을 절개해 수술을 하면 질병이 회복된다 해도 본래와 같은 완벽한 재생이 어렵고, 마취에 대한 거부반응이나 기타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셋째, 약물의 거부작용, 내성작용, 축적작용 등의 위험부담이 커진 점을 들 수 있다. 특정 약물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환자가 의외로 많고, 장기간 약물을 투여하면 내성이 생겨 그 약물의 효능이 떨어진다. 이뿐만 아니라 축적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그 피해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예를 들어 만성신경통 환자가 스테로이드 부신호르몬제 등을 장기간 사용해 신경통은 회복됐으나 약물 부작용으로 골다공증이 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넷째, 환경호르몬에 대항하는 자연치료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유해화합물질이 함유된 식기나 도구 등 우리 식생활에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너무나 많이 산재돼 있다. 농약과 기타 유해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그래서 자연의 식품과 자연의 한약을 찾게 된다. 99년 말 현재 미국에 한의과 대학이 48개나 있다는 것은 이를 설명해 주는 것이다.마지막으로 대체의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제3의학을 더 많이 찾게 된 점이다. 동양에서는 서양의학이 공존하기 때문에 대체의학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으나 외국에서는 다르다. 한의학이라는 개념이 낯설기 때문에 서양의학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질병을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인식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한 대목이다.자료협조 = 대한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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