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맨 최고 무기는 성실성”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라.”이우석 웅진코웨이 지구장(55)이 평소 입버릇처럼 되뇌는 말이다. 요즘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을 위한 교육시간에도 빼놓지 않는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판매, 임대하는 업체로 이지구장은 부천 중동 일대를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이지구장의 영업경력은 화려하다. 1994년 입사 이후 영업을 잘한 직원들에게 주는 상을 30여차례나 받았다. 월매출 1억원을 넘긴 것도 부지기수다. 웅진코웨이의 대표적인 영업맨 가운데 한사람으로 사내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다. 특히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번 연속 최우수지구장상을 받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이지구장은 원래 군인출신이다. 94년 소령으로 군복을 벗을 때까지 오로지 나라를 지키는 일에 매달렸다. 그러다 보니 막상 전역을 하고는 할일이 마땅치 않았다.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다녔으나 나이가 많은데다 특별한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기 일쑤였다. 진로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주변의 지인 가운데 한 사람이 웅진코웨이를 소개시켜 줬다.“그때는 달리 방법이 없었어요. 일단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교육부터 받았지요. 교육이 시작되고 나서 비로소 영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라 망설였지만 ‘이것도 못하면 영원한 낙오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죠.”‘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도 이때 깨달았다. 남이 대신해 줄 수도 없고, 포기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에 새로운 일을 시작했지만 그런 것을 의식할 겨를도 없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서울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며 열심히 외치고 다녔다. 고진감래라고나 할까. 노력한 만큼 실적이 올랐고, 사내에서 인정도 받기 시작했다. 96년에는 지구장 타이틀을 달고 본사에서 나와 부천에서 독립도 했다.“남들보다 뛰어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고객들에게 왜 사야 하는지를 성심성의껏 설명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지 강매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 십중팔구 외면하더군요.”영업맨으로서 이지구장의 강점은 성실성이다. 그는 대인관계가 능숙하지도 않고 말을 잘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특유의 성실함으로 극복했다. 이지구장은 “영업맨 하면 흔히 말을 잘하는 사람을 떠올리지만 그것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고객들은 영업맨이 진실해 보일 때 비로소 상품을 사주는 경향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하다가 막힐 경우 어물쩍 넘어가기보다 본사 등에 전화를 해 확인한 다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때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지구장은 꿈은 의외로 소박하다. 후배들에게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한 만큼 돌아온다는 영업의 정도를 알려주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송수진 태평양 군포특약점 수석지부장남극에서 냉장고 팔아야… “전설”“고객이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갑니다. 집을 찾아가는 방식만으로는 고객을 개척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세상 모든 여성이 제 고객인 만큼 영업범위는 무궁무진하지요.”각종 화장품이 포진한 백화점에서 발품으로 화장품을 파는 여인이 있다. 때맞춰 바겐세일을 하지도, 탐나는 사은품을 뿌리지도 않지만 백화점 여직원들은 이 여인에게서 화장품을 산다. 남극에서 냉장고도 팔 것 같은 이 사람은 아모레 카운슬러 송수진씨(37). 태평양의 2만7,000여 방문판매원 가운데 150명뿐인 수석지부장이며, 연봉 1억원을 넘보는 고소득 커리어우먼이다.송씨는 지난 2002년 입사 1년 만에 방문판매원 최고위직인 수석지부장에 올라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입사 첫달에는 혼자서 1,3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영업맨 기질이 있다는 것을 방문판매를 하면서 알게 됐다”는 그녀는 “방판이 천직”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송씨가 소속된 태평양 군포특약점의 정영선 대표도 “화장품 방문판매원으로서 최고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였다.실제로 그녀는 방문판매원으로서 여러가지 장점을 갖췄다. 다정하면서도 활달한 성격, 거칠 것 없는 자신감, 상품에 대한 못 말리는 자부심 등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여기에 화장품 판매원다운 아름다운 외모와 승부근성까지 갖춰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송씨는 지난 96년 중소 화장품업체인 S화장품에서 방판을 시작했다. 결혼 전 직업은 치과 간호사. 아이 둘을 낳고 “나도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문밖을 나섰다고. 5년 동안 판매실적 1~2위를 차지하며 맹렬하게 뛰었다. 그러나 브랜드파워가 약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현재의 태평양으로 적을 옮겼다. 일터를 옮긴 뒤로는 수입이 5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고객만 400명선.그는 “방판은 ‘정’으로 하는 영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것이 방판으로 물건을 사는 이유”라고 잘라 말했다. 고객들의 친구, 언니, 동생이 돼 끈끈한 연을 맺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송씨의 목표는 제도에 없는 직급인 ‘수석Ⅱ’가 되는 것. 자신이 이끄는 영업그룹의 총매출이 월 5,000만원 이상 돼야 가능하다. 이는 ‘화장품 방판의 전설’이 되겠다는 의미에 다름아니다.유은정 풀무원건강생활 천안지점 영업소장“고객 거절 두려워 말아야”인터뷰 내내 유은정 풀무원건강생활 천안지점 영업소장(43)이 가장 많이 한 말은 “내성적이어서…”였다. 그 내성적인 성격이 바뀐 것도 방문판매 일을 하며 갖게 된 보람이라면서.유소장은 올해로 경력 10년째를 맞은 풀무원건강생활의 방문판매사원, 일명 ‘풀무원레이디’이다. 지난 1997년에는 풀무원건강생활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판매원에게 주는 연도대상을 수상했다. 이후로도 지난해까지 실적 순위 3위권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연봉도 7,000만원 정도로 대기업 임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내성적이라는 단어를 연상할 수 없을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녀는 몸이 약한 아들 때문에 방문판매를 시작하게 됐다.“천식을 앓는 아이의 몸에 좋다는 것이라면 다 찾아가 봤죠. 풀무원의 강의를 그래서 듣게 됐고요. 이후로 아이가 건강을 찾는 걸 보니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평범한 주부였던 제가 생각지도 못한 세일즈에 직접 뛰어들게 된 겁니다.”“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수줍고 부끄러웠다”는 유소장은 “초창기 가정을 방문했을 때는 초인종을 누르고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쏟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오는 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다고.“고객 중에 앞을 못 보는 분이 있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방문할 때마다 반찬도 가져가고 다림질도 해줬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던 분이 나중에는 지점을 방문해 체험담을 소개할 정도로 친근해졌습니다.”“영업은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것”이라는 유소장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고객을 대한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말했다.주부들이 자녀를 위한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다는 데 착안, 고객명단에 자녀이름과 건강상태를 메모해 뒀다. 하루 5시간 이상을 3명 이상의 고객을 만나는 데 투입한 것은 기본이다.제품에 대한 확신을 갖고 영업전선에 나선 것도 유소장의 성공비결 중 하나다. 하루 일과를 온 가족이 건강식품 10여가지를 먹는 것으로 시작할 정도로 제품에 대한 신뢰가 확실하다.따라서 그녀는 제품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거절당하는 일에 좌절하지 말아야 방문판매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객이 건강을 되찾았다고 하는 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진 것도 기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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