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경제관료 출신 대거 출사표

차관급 이상 12명…이계안 전 회장 등 엘리트기업인들도 상당수

경제인 출신 후보는 누구이고, 어디에 출마할까. 선거전이 달아오르면서 인물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들 역시 경제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최대한 내세우며 유권자들 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이다.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경제인은 주요 4당(한나라당,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자민련) 후보를 합칠 경우 45명에 이른다. 전체 공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를 약간 상회할 정도로 높지 않지만 경제전문가 출신이라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경우 큰 활약이 기대된다는 것이 각 당의 공통된 분석이다. 총선 현장을 뛰는 후보자들을 정당별로 나누어 살펴본다.열린우리당 : 전 경제부총리 등 거물 많아4당 가운데 가장 많은 17명의 경제인 출신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전직도 다양해 대기업 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금융인, 경제관료 출신이 망라돼 있다. 특히 전직 경제부처 차관급 이상만 7명에 이를 정도로 고위 관료를 지낸 후보자가 밀집돼 있다.우선 눈에 띄는 것은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이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사령탑을 맡아 온 김 전 부총리는 수원 영통에 출마, 초선의원에 도전한다. 출마를 어렵게 결정한 만큼 국회에 들어가면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를 하겠다는 각오다.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이번 총선에 출마한다. 최 전 장관은 부산 서, 안 전 장관은 경기 오산화성에서 각각 금배지에 도전한다. 특히 최 전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장관에 취임한 지 4일 만에 낙마한 일이 있어 이번 총선을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고 있다.강길부 전 건교부 차관(울산 울주), 최홍건 전 산자부 차관(경기 이천·여주), 변재일 전 정통부 차관(충북 청원), 추병직 전 건교부 차관(경북 구미을),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경북 영주), 정해주 전 진주산업대 총장(경남 통영·고성), 김정호 전 농림부 차관(대구 동을) 등도 출사표를 던지고 부지런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전 차관의 경우 막판에 후보로 확정돼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지금은 대구의 높은 벽을 반드시 뚫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차관 출신 후보들의 경우 대부분 열린우리당의 취약지로 인식돼 온 지역에 출마한다는 점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최고경영자 출신 가운데는 이계안 전 현대캐피탈 회장(서울 동작을)과 김선배 전 현대정보기술 대표(서울 서초을) 등 ‘현대맨’이 주목 대상이다. 특히 이 전 회장은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내는 등 재계에서 간판급 CEO로 이름을 날린 거물급 인사다. 금융권 인사로는 김성철 전 국민은행 부행장(전남 무안신안)과 정병문 울산신협이사장(울산 남갑)이 있다. 이밖에 김맹곤 후보(경남 김해갑)는 경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지냈고, 박철용 후보(서울 강남갑)는 동남회계법인 대표다.한나라당 : 기업인 출신 ‘눈에 띄네’열린우리당이 경제관료 출신을 대거 공천한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CEO 출신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여당에는 관료, 야당에는 기업인이 몰린다는 속설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대표주자는 김태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상임고문(경북 구미을)과 윤의권 전 서울신용평가정보 회장(충북 청주상당구)이 꼽힌다. 특히 김고문은 아시아나항공 부사장과 금호피앤비 사장을 지내는 등 그룹 내 대표적인 CEO로 활동했고, 이번에 고향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 총선에 나선다. 한때 킹메이커로 통했던 김윤환 전 의원(작고)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도시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환경그룹을 이끌고 있는 곽영훈 후보(서울 중랑갑)는 도시계획전문가로 홍익대 교수를 거친 CEO 출신이다. 또 바이올린 수출업체로 유명한 심로악기의 심재엽 대표(강원 강릉)와 동아운수와 아리랑TV 사장을 지낸 백영기 후보(서울 도봉을)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열심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최수영 후보(서울 성북을)는 오성인터컴과 비전테크 대표로 있고, 서장은 후보(서울 동작갑)는 벤처기업인 클라우드나인 엔터프라이즈를 이끌고 있다.관료 출신 가운데는 이종구 전 금융감독원 감사(서울 강남갑)와 최경환 전 청와대 경제수석보좌관(경북 경산청도)이 눈에 띈다. 이 전 감사는 이중재 전 의원의 아들로 대를 이어 국회 입성을 꿈꾸고 있고, 최 전 보좌관은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도 지내는 등 관계와 언론계에서 두루 활동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민주당 : 취약지역에 경제인 공천경제인들을 주로 취약지역에 배치, 배수진을 치고 있다. 최근 하락한 지지율도 경제인들이 적극 나서서 회복시켜 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김종인 전 대통령 경제수석을 영입해 비례대표 상위 순번에 배치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지역구에 출마하는 경제인 출신 가운데는 먼저 임창렬 전 경제부총리(경기 오산)와 임래규 전 산자부 차관(서울 노원을)이 주목 대상이다. 경기도지사도 지낸 임 전 부총리는 이번에 반드시 국회에 입성해 건재를 과시하겠다는 각오다. 탁월한 유머감각을 자랑하는 임 전 차관 역시 이번 선거를 통해 경제 전문 관료의 힘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기업인으로는 김철하 한국선물결제 대표(인천 서강화을), 신원수 라인종합건설 회장(경북 포항북), 이동명 세일마트 회장(경남 거제) 등이 민주당 간판으로 금배지에 도전한다. 또 신동찬 비엠커뮤니케이션 대표(충남 예산홍성), 이성일 알트란텍 사장(서울 은평을), 한규태 코차월드 대표(경기 양평·가평), 박판렬 성은종합유통 대표(경북 경주시)도 공천을 받고 지역 표밭 관리에 나선 상태다.자민련 : 각 지역 중소기업인 전면배치각 지역에서 성공한 기업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먼저 손창현 신광공업 대표(서울 중랑을), 김헌중 봉전종합건설 회장(서울 서대문을), 박상오 오다물산 대표(서울 양천갑), 차은수 백광화장품 대표(서울 동작갑)는 서울지역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터를 닦아 온 토박이들로 두터운 인맥이 강점이다.부산지역 화장품업체인 인동초를 경영하는 채선수 후보(부산 금정구)와 최만선 삼화 회장(충북 제천단양), 박치구 금곡산업 대표(경북 경산청도), 김창업 청정환경 대표(제주 제주시·북제주갑) 등도 각 지역의 대표적인 경제인으로 이번 총선에 자민련 후보로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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