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눈높이의 맞춤서비스 ‘짱’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국기업명성지수(KCRI) 조사결과 한국의 ‘리딩뱅크’ KB국민은행은 종합 8위에 랭크됐다. 어지간한 유명그룹의 브랜드ㆍ주력회사를 능가하는 높은 점수를 동반했다. 특히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문이 공히 만점에 가까운 호평을 얻었다. 기업정체성과 기업경영전략 항목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종에서는 유일하게 톱10 진입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기업정체성 부문에서는 CEO 리더십 항목이 눈에 띈다.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는 김정태 행장의 파워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얘기다. 김행장은 취임 후 스스로 ‘장사꾼 김정태’를 표방하며 KB국민은행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증권가 CEO 출신으로 보수적인 은행가에 신선한 개혁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톡옵션ㆍCEO주가ㆍ주주가치 극대화ㆍ사업부제ㆍ직급파괴ㆍ연봉제 등 생소한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도 그였다. 가령 CEO주가는 김행장이 대표주자다. 최근 참여정부와의 팽팽한 신경전 끝에 연임은 불가능해졌지만, KB국민은행의 주가는 철저히 김행장의 행보와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다.김행장의 리더십과 그에 따른 성과는 합격점 이상이다. 먼저 경영투명성. 김행장은 “KB국민은행의 투명성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스스로 결산회계자료에 CEOㆍCFO가 연대 서명해 재무제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뿐만 아니라 기업신용평가까지 윤리경영을 적극 반영한다. 사실 KB국민은행의 자산건전성은 투명경영이 낳은 산물이다. 인사청탁 근절은 물론 여신 관행도 혁파했다는 평가다.고질적인 문제였던 기업지배구조는 최근 몇 년새 부쩍 향상됐다. 이사회를 주주대표인 동시에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했다. 이옥원 KB국민은행 홍보팀장은 “과거 거래관계에 있었던 건설업자 위주로 구성됐던 이사회가 요즘은 외국인 금융전문가를 비롯해 마케팅ㆍITㆍ주택금융ㆍ법률전문가 등으로 대체됐다”고 전했다. 이사회의 실질적인 의결권 역시 75%에 이르는 사외이사가 보유한다. 대신 경영진은 ‘집행부행장제’ 도입을 통해 경영활동의 전문성을 강화했다.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만점을 준 사회공헌 항목도 자랑거리다. KB국민은행의 사회봉사 활동은 일상적인 사업거리 중 하나로 격상됐다. 2002년 김행장이 스톡옵션행사 금액의 50%인 67억원을 사회에 기탁한 것을 비롯해 매년 상당한 금액을 봉사활동에 지출하고 있다. 올해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성금이 70억원에 이른다. 은행상품 개발을 통한 불우이웃돕기도 KB국민은행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다. 고객에게 주어지는 이자의 1%와 그 이자의 5배 상당액을 기금으로 조성해 봉사기관에 기부 중이다. 고아원ㆍ양로원 등 자매결연처 6개 시설에도 매년 1,000만원씩 지원한다. 공익사업에도 열심이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과 농ㆍ축산민 지원운동 등에 꾸준히 참가해 인력과 지원금을 내놓고 있다.대외이미지를 포괄하는 기업 커뮤니케이션부문은 KB국민은행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KB국민은행은 인지도ㆍ선호도 측면에서 리딩 브랜드로 손색이 없다. 과거의 덩치만 큰 은행에서 벗어나 최상의 상품ㆍ서비스로 고객만족도를 제고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의 경영전략은 ‘세계 수준의 소매금융기관’이다. 그간의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중심의 접근 전략을 기업이미지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심개념은 ‘Best Future’이다.KB국민은행은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적인 채널로서 영업점ㆍ자동화 코너를 활용한다. 국내 최대 지점망 보유라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창구에서의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이 결정적이라는 판단하에 고객불만ㆍ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직원연수와 친절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커뮤니케이션의 강화 활동은 자연스레 기업이미지 제고로 연결된다. 주택은행과의 합병 후 선보인 통합브랜드 ‘KB’는 국내 넘버원 은행으로서 세계적 수준의 규모와 역량을 갖추게 됐음을 의미한다. 그간의 보수적이고 서민적 이미지로부터의 탈피도 꾀했다. 영문자 k와 b를 조합해 만든 별(star)이라는 심벌은 번영ㆍ성장을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필체 역시 금융권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컬러를 사용해 대담성과 용기, 세련됨을 역동적인 이미지로 전달하고자 했다.대외홍보 항목도 KB국민은행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한몫 했다. ‘역동적 PR’를 목표로 적극ㆍ능동적인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CEO의 대외이미지를 관리하는 PI(Presidential Identity) 분야에서 탁월한 평가를 받았다. 변화와 혁신을 리드하는 CEO 캐릭터를 활용해 개혁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경영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에게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기사를 발굴, 제공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PR부서의 만족도도 높다.기업경영전략 파트에서는 마케팅 항목이 높은 점수를 얻는 데 성공했다. KB국민은행의 마케팅 전략은 ‘우수 브랜드의 확대재생산을 통한 고객만족’으로 요약된다. 이상수 마케팅팀 과장은 “이제는 다양화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고객 세분화가 대세”라며 “고객과의 쌍방향 채널을 가동해 고객눈높이에 맞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마케팅을 위해 상품출시 전에 고객을 참여시키는 건 기본이다. 또 타깃 고객을 정했다면 철저히 이들을 유혹할 만한 브랜드 이름을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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