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레벨 업’… ‘게 섰거라! DHL’

온·오프라인 결합 신상품 잇따라 개발, 비즈니스 마인드 ‘단단’

우체국이 제공하는 우편서비스와 상품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우체국을 방문해 편지나 소포를 보내는 전통적인 체신업무에서부터 인터넷을 이용한 우편, 쇼핑, 직거래, 택배, 국제특급배달에 이르기까지 분야와 내용이 갈수록 세분화되는 추세다. 수시로 업그레이드되는 서비스 내용만 꿰뚫고 있어도 생활에 큰 도움이 될 정도다.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이 관할하고 있는 우편 관련 사업은 크게 우편, 소포, 택배, EMS, 우체국쇼핑, 인터넷우체국(ePOST) 등으로 나눠진다. 지난해부터는 각 사업분야에 마케팅전략을 접목해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수준을 높이는 중이다. 직접 우체국에 찾아가야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갔다. 특히 독일 우정국이 세계적인 물류회사 DHL을 자회사로 인수한 사례에 주목,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전국 읍면 단위에까지 촘촘하게 네트워크가 만들어진 3,700여개 우체국 영업점과 4만명의 인력 등 민간기업이 흉내내지 못하는 자산을 바탕으로 세계적 물류기업으로 ‘레벨업’한다는 계획이다.실제로 우편사업단이 펴고 있는 각종 서비스는 물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인터넷과 결합해 광범위한 편의서비스를 펴고 있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종합물류의 영역에 포함되는 것이다.◇우편ㆍ택배서비스=우편서비스 종류는 보통우편ㆍ소포, 빠른우편ㆍ소포로 구분돼 있다. 2002년 이후 매년 눈에 띄게 우편물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서비스를 세분화하고 가격을 차별화한 덕분에 금액 변동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우편사업단이 취급한 우편물 수량은 49억8,000만통, 금액으로는 1조7,342억원 규모였다.올해부터는 접수한 다음날 받도록 돼 있는 등기소포가 예정보다 2일 늦어지면 소포요금의 50%를 돌려받고, 3일 늦게 배달되면 소포요금, 부가수수료 등을 전액 보상받을 수 있는 ‘고객불만보상제’를 시작했다. 일반우편이 3일 이상 늦어지면 관련 요금을 전액 배상해 오던 것을 소포에까지 확대한 것이다. 올해 첫 도입된 휴일배달소포나 당일특급우편물에도 이 제도를 적용해 약속시간보다 늦게 배달될 경우 이용수수료 또는 요금 전액을 보상받도록 했다.택배서비스는 우편사업단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전국 우체국 네트워크와 집배원을 활용해 물류업계 리더로 자리잡는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올 하반기부터는 민간택배사와 제휴, 물류자원 손실을 막고 상호 윈윈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시험운영할 계획이기도 하다.우체국 택배는 집배원이 고객을 직접 방문해 접수와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인 등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접 우체국을 찾아가 접수할 경우 최소 기본요금이 3,500원으로 저렴한 편이며 전화와 인터넷으로 방문접수를 요청해도 4,000원으로 가격경쟁력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체국 택배서비스는 각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국제특급우편=우체국 EMS(Express Mail Service)는 해외로 우편물이나 소포를 보낼 경우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국제특송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가격이 저렴해 개인고객에게 인기가 높고 택배와 마찬가지로 신청만 하면 집배원이 방문접수를 한다. 현재 143여개국에 배송이 가능하고, TNT사와 제휴한 EMS프리미엄 서비스는 215개국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미국으로 보내는 최소 중량(0.3㎏) 서류의 경우 1만4,000원선이다.미국, 일본, 영국, 홍콩 등 주요 59개국으로 발송한 국제특급우편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배달 여부를 즉시 조회할 수 있으며 컴퓨터 조회가 되지 않을 경우에도 팩시밀리나 e메일을 통해 신속한 조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일본, 중국, 미국 등 EMS의 75%를 차지하는 주요국가에 대해 우편번호에 의한 배달보장기간을 제시, 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고객이 낸 요금을 전액 배상해 줄 계획이다.◇인터넷우체국=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 속에는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서비스가 숨어 있다. 고객이 작성한 전자메일을 실물편지로 만들어 배달해주는 전자우편서비스에서부터 쇼핑몰, 택배, 국제특급우편, 주소이전신고, 통화등기, 경조카드, 전자고지납부, 여행상품 예매에 이르는 다종다양한 상품들이 고객의 접속을 기다리고 있다. 우체국을 능가하는 서비스가 온라인에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특히 유용한 서비스로는 우체국 쇼핑몰(ePOST 마트), 전자우편서비스, 인터넷통화등기 등이 꼽힌다. 택배나 국제특급우편과 같은 우체국 본연의 서비스는 이미 온ㆍ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결합, 경계가 없는 선으로까지 발전한 상태다.우체국 쇼핑몰은 광범위하면서도 품질 좋은 한국특산품을 특화시켜 진작부터 인기를 끄는 서비스다. 1,400여종의 한국특산품부터 가전, 의류, 가구까지 총 2만여종의 상품이 구비돼 있다. 태극기부터 막걸리용 개량누룩까지 구입이 가능하니 상품의 다양성은 가히 최고 수준이다.우체국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지역특산물은 해당지역의 우체국과 연계해 산지에서 물건이 바로 배달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이들 지역특산물은 일본, 중국, 미국, 영국 등 전세계 48개국에서도 주문이 가능하다.동창회 개최를 알려야 하거나 기업의 DM을 대량으로 발송할 때는 전자우편서비스가 편리하다. 인터넷에서 편지를 쓰면 실물편지로 제작해 배달해주는 이 서비스는 중간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다른 배달시스템보다 배달시간이 훨씬 짧다.부모님께 용돈을 보내거나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결혼식, 장례식 등에 부조금을 보내고 싶다면 인터넷통화등기를 활용할 만하다. 인터넷을 통해 현금배달서비스를 신청하면 지정한 장소에 현금을 배달해준다. 1회 한도액은 100만원, 집배원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배달이 가능하다. 20만원을 신청할 경우 수수료는 4,060원 가량이다.이밖에도 이사를 할 경우 이전 주소지가 적힌 우편물을 새 주소지로 배달해주는 주소이전신고, 인터넷에서 모든 공과금 고지서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전자고지납부, 각종 여행상품의 예약ㆍ예매가 가능한 여행서비스도 알아두면 편리한 인터넷우체국 서비스다.◇기타=우체국과 편의점이 결합해 탄생한 ‘포스탈LG25’는 달라진 우체국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징표다. 현재 서울광화문우체국과 북인천우체국에 설치된 이 편의점에서는 일반편의점 판매상품과 우편서비스를 취급한다.우체국 영업시간 종료 후 일부 우편업무를 대행하고 무인우편자동화창구를 설치해 편의점 활용도를 배가시켰다. 일본 우정공사가 로손과 제휴, 포스탈로손을 개장한 것을 벤치마킹해 2006년까지 100호점 개설을 목표로 잡고 있다.돋보기 우표 발행 뒷이야기‘독도의 자연’ 가격 10배 ‘껑충’지난해 1월 발매된 ‘독도의 자연’ 우표가 요즘 화제다. 20장 3,800원에 발매된 이 우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이슈와 맞물리면서 값이 폭등, 우표상에서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이 우표는 사실 2002년에 발행이 계획돼 약 2년에 걸쳐 제작된 것이었다. 우정사업본부 우표실에 따르면 우표발행의 통상 절차는 전전년도 4월에 발행요청을 받아 12월까지 자료를 수집한 후, 발행계획안을 작성해 발행일 전년도 3~4월께 우표심의협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지난 2월12일 발행된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성공 특별우표 역시 2003년 4월에 발행신청이 돼 여러 단계를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사회 이슈나 기념일에 따라 즉흥적으로 우표가 발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적어도 1년 이상의 검토 및 준비기간을 거친다.현재 우표실에는 사진작가 1명, 디자이너 6명이 근무 중이며 외부 디자인업체의 아웃소싱도 적잖다. 성환일 우표실 사무관은 “20년 전에는 시내버스 차비와 우표 가격이 같았지만, 지금은 차비의 10분의 1도 안된다”면서 “우표수집 붐을 다시 일으키고 우표문화 르네상스를 구현하기 위해 높은 작품성과 품질을 지닌 우표발행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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