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글로벌스탠더드·리더십 ‘삼위일체’

‘어떻게 해야 우리 기업의 명성을 높일 수 있을까.’ 명성 높은 기업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더욱이 국제적으로 다른 어떤 지수보다 명성지수 개념이 권위를 인정받으면서 해외시장에서도 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명성 높이기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기업들의 준비자세나 노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비교적 잘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의 경우 보완할 것이 많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이번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각 기업 입장에서 명성 높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까.1. 먼저 내실을 갖춰라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을 내고 더욱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명성의 TOM(최초상기)에서 74%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최고의 명성 높은 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는 바로 경영실적과 마케팅 측면에서 다른 기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모래 위에 지은 집과 단단한 반석 위에 지은 집 중 어느 것이 더 견고하겠는가. 기업의 명성은 충실한 경영이 반석처럼 밑받침될 때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현대 경영의 세계적 흐름은 단지 기업의 실적만을 두고 기업의 명성을 평가하지는 않지만, 먼저 기업 본연의 존재이유에 충실한 것이 명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 하겠다. ‘Back to the basic!’, 경영실적은 기업경영의 기본 중 기본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2.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하라명성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 명성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발머, 고치, 윌슨 등은 명성이 결코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명성은 오랜 시간을 두고 그간 기업에서 수행해 왔던 수많은 기업활동을 기반으로 공중에게 인식된 가치판단체계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기업의 명성이라는 공중이 해당 기업에 대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기업의 활동을 검증하면서 기업이 가진 전체적 특성에 대해 일관된 평가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명성은 단기적, 근시안적 접근이 아닌 중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접근으로 체계적으로 관리돼야만 한다.3. 글로벌 스탠더드에 다가가라이제 명성을 평가하는 공중의 눈도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향해 열려 있다. 이번 조사에서 명성이 우수한 기업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기업 실무자와 언론인의 32%가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가장 많이 언급된 평가요소로 꼽혔다. 국내에서 ‘최고’ 또는 ‘일류’를 지향한다는 열 마디의 구호보다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작은 사례에 공중은 해당 기업을 신뢰하고 더욱 높이 평가하게 된다. 압도적 지지율로 최고의 명성 기업으로 선정된 삼성전자를 비롯, 2위인 현대자동차, 3위인 포스코 등이 명성 높은 기업으로 추천된 것은 응답자들의 과반수가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4. CEO 리더십을 키워라국내기업은 오너가 곧 CEO인 경우가 많다. 전문경영인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너경영시스템을 완전히 탈피하는 것은 우리 기업의 특성상 어쩌면 불가능한 것으로도 보인다. 대신 오너가 탁월한 비전을 제시하며 전문성을 갖춘 참모들을 거느리는 변칙적 리더십이 대체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이다.압도적 점수로 최고의 명성 높은 기업으로 선정된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세계일류’나 ‘천재경영론’이라든가 ‘메기론’, ‘파이프론’, ‘거북이론’ 등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경영이념을 널리 알릴 수 있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삼성의 명성 제고에 큰 기여를 했다. 이번 명성조사의 결과도 CEO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기업경영성과’를 중심으로 기업 명성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5. 윤리경영을 확립하라이번 조사에서 기업의 투명성이나 사회공헌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나라 최고의 명성 기업으로 손꼽히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매우 취약한 부분으로 나타났다. 경영투명성은 70.2점, 사회공헌은 77.4점 등 다른 요인들에 비해 최저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최근 윤리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의 윤리적 측면을 기업 PR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기업들이 도덕적인 존경의 대상은 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분식회계나 불법변칙상속과 같은 의혹을 깨끗이 씻어 투명성을 확보하고, 사회환원이나 공익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기업 규모나 매출이 크지 않은 유한킴벌리나 유한양행 등이 덩치 큰 세계적 기업들을 제치고 최고의 명성 기업 순위에 랭크된 것은 윤리경영과 철저한 부의 사회환원을 통해 종업원, 고객, 지역사회, 주주들로부터 지속적인 존경과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명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6. 친숙하게 다가가라폼브런이나 다울링과 같은 명성 학자들은 기업의 명성을 결정하는데 이성적 판단뿐만 아니라 감정적 요소도 개입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그 기업이 공중에게 얼마나 친숙한가, 혹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가 등의 요건도 기업의 명성을 다르게 평가하게 만든다. 모든 공중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최고의 명성 높은 기업으로 선정된 삼성전자가 ‘또 하나의 가족’이나 ‘함께 가요, 희망으로!’라는 기업 PR로 친숙하고, 따듯하게 공중에게 접근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삼성전자는 경영실적이나 마케팅 성과 외에 기업의 이미지 경쟁에서도 승리한 것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경쟁기업, 언론, 시민단체, 정부기관 등 다양한 공중에게 이와 같이 각각 다른 관계 증진 방법을 통해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간다면 더 큰 명성관리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7.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PR 하라명성은 단순히 열심히 한다고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기업들조차도 명성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81점으로 다른 구성요소인 기업정체성이나 경영전략과 비교해 매우 미흡하게 나타났다. 특히 ‘고객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 77.8점을 받아 다른 요인들에 비해 최저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명성을 좌우하는 총체적 요인들을 자사의 경영철학과 비전에 비춰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때이다.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문적인 PR 방법을 통해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계적 명성관리를 위해 전문 인력과 예산을 따로 배정하는 것이 그 첫 단계가 될 수 있다.차희원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PR 실무자들의 업무 대부분은 궁극적으로 자사의 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자사의 현재 명성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간다면 톱10 기업 수준의 명성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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