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펀드 - 일반채권형 / 대한투자신탁운용 ‘우먼파워 추가형 단기채권 S-1’

1년 누적수익률 9.32% “하락장서 강세”

우리나라 채권시장에는 장기채 자체가 드물고 장기 펀드는 더더욱 적다. 장이 나빠서 펀드 기준가가 좀 떨어진다 싶으면 고객들은 한시를 참지 못하고 환매 해간다. 반대로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값이 내린 바로 지금이 채권을 살 때지만, 환매로 인해 실탄이 없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펀드의 수익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 이같은 고질적인 악순환은 여전히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일반채권형 펀드에서 1위로 선정된 대한투자신탁운용의 ‘우먼파워 추가형 단기채권 S-1’에 대해 이 회사 채권운용팀 류희대 팀장은 “6개월짜리 단기형 상품임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다는데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펀드는 대한투자신탁증권의 단기형 채권펀드 중 간판 상품이다. 고객이 대투에 와서 단기형에 맡긴다고 하면 우선 내놓는 상품이 이것이란 뜻이다. 류팀장은 “요즘 투신사 고객은 거의 6개월 정기예금에 상응하는 개념으로 단기만 찾는다. 그런데 이 펀드에 돈을 맡겼다가 성과가 좋으면 계속 찾아가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가져다 맡긴다. 따라서 단기 상품이지만 중장기로 갈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고객이 많다. 이런 점에서 이 상품이 더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일반채권형 펀드 중 베스트로 선정된 ‘우먼파워 추가형 단기채권 S-1’은 ‘우먼파워 시리즈’펀드의 1호로 설정액은 2천6백24억원. 1년 누적수익률은 9.32%, 주평균 수익률은 0.169%다.이 시리즈는 현재 모두 10개 펀드가 있으며 편입 자금의 규모는 모두 더해 1조원에 이른다. 설정일은 2000년 10월31일.S-1에 편입된 자산은 몇백만원, 몇천만원씩 맡긴 개인고객들의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원하면 얼마든지 더 맡길 수 있고 최소 6개월이 지나면 찾아갈 수 있는 펀드다. 류팀장은 “대투가 있는 한 계속 존속할 상품”이라고 했다.상품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이 펀드를 실질적으로 운용한 이는 김정숙 매니저. 국내 유일의 여성채권매니저로 이미 명성을 떨쳤다. 이번에 비로소 능력까지 검증받게 된 셈이다. 김매니저는 “펀드 운용 방향은 안정성. 기본적으로 정기예금 금리 + 1% 이상을 목표로 한다. 절대 기준가가 얼마이냐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되, 이 기본 전제 아래 수익성을 추구하는 펀드로 애초 컨셉을 잡았다”고 설명했다.S-1펀드에는 FRN(변동금리부채권)과 단기채를 50% 이상 편입했고 나머지 20~30%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단기딜링용으로 떼어뒀다. FRN은 금리상승기에 헤지용으로 활용했는데 단기 펀드에 FRN을 편입한 것도 김매니저가 처음이었다.듀레이션은 펀드 만기와 일치시켰고 강세장에선 6개월+0.2년 정도로 늘려잡았다. (듀레이션은 금리가 1% 움직일 경우 채권가격의 변화율을 보여준다. 만기가 길수록 듀레이션이 길어지고,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폭이 커진다)“보수적으로 운용한 편이었기 때문에 강세장에서는 수익률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김매니저는 “수익을 많이 낸 것 보다는 올 2~5월 금리가 올랐던(가격 하락) 약세장에서 방어를 잘 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류팀장 역시 “트리플A가 우리 팀의 운용 철학”이라고 표현했다.신용등급 좋은 채권만 산다는 뜻이 아니라 ‘Always About Average’, 즉 얼마나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느냐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팀원들이 이런 부분에 이해를 잘 해줘서 팀 운용이 빛을 내고 있습니다.”류팀장은 보수가 업계 최저라면서 “그래도 매니저들이 좋은 대우를 찾아 떠나지 않는 건 이런 팀 운용의 시너지에서 보람을 찾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2위/한화투자신탁운용 ‘에이스채권03-1’금리전망에 비중 ‘적중’장세 변동에도 수익률 꾸준2위에 랭크된 펀드는 한화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채권 03-1’이다. 2001년 6월12일 설정됐으며 정보통신부자금 6천2백억원이 들어있는 펀드다.정통부는 처음에 11개 운용사를 지정, 고루 자금을 넣었다가 성과를 보고 5백억원씩 추가 불입했다. 채권운용팀 양광규 팀장은 “채권시장의 단기변화보다는 금리전망에 기조를 맞춰 60%는 펀드 만기와 편입자산 만기를 맞추고(기간매칭) 나머지 40%를 딜링용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듀레이션은 1.5년, A-이상 등급의 회사채를 50% 편입하는 등 회사채 편입 기준이 매우 엄격했다. 편입자산 평균 신용등급이 AA°가 됐을 정도다.양팀장은 “애초 정통부 측에서 조달코스트가 5%니까 이보다 조금만 더 수익을 내면 된다면서 무리하지 말고 운용하라는 합리적인 주문을 해 왔다. 이렇게 수익자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 더 좋은 성과가 나온 펀드”라고 소개했다.그는 또 “추가로 돈을 넣는다고 해도 시장 사정을 보아 적절치 않으면 거절했고, 또 장이 좋으면 돈을 더 요구할 수 있었다.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정통부 자금을 맡았던 11개 운용사 중 한화가 수익률 1위다. 특히 강세장이나 약세장 모두에서 꾸준한 수익률을 내줘 주목을 받았다.3위/조흥투자신탁운용 ‘BEST네띠앙 공사채2’자산 70% 저평가 회사채로 구성현물위주로 헤지, 약세장 견뎌내3위는 조흥투자신탁운용의 ‘BEST네띠앙 공사채2’. 역시 정통부 자금이 들어온 펀드다. 총 설정액이 4천5백억원으로 조흥투신 채권운용 2팀의 정광식 팀장과 이수준 과장이 공동운용한다.자산의 70%를 매칭포지션으로 트리플A 등급의 ABS나 저평가된 회사채 등으로 구성했다. 나머지 30%가 딜링포지션이다. 이수준 과장은 “듀레이션을 줄일 때 선물보다는 현물 위주로 간 것이 주효해 약세장에서 방어를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인터뷰김정숙 대한투자신탁운용 매니저“오로지 수익률로 승부, 이 악물고 뛰었죠”최고의 채권형 펀드로 선정된 ‘우먼파워 추가형 단기 S-1’의 책임운용역인 김정숙(31) 매니저는 이미 1년전 유명인사가 된 인물이다. 최초의 여성채권매니저라 해서 언론에 소개됐던 것이다. 그러나 본인은 “상처뿐인 영광이더라”고 회고한다.김매니저는 “회사에서 마케팅용으로 띄우는 것 뿐”이라며 애써 자신을 깎아내리고 무시하는 뒷이야기들에 적잖이 마음을 다쳤다. 이런 음해성 발언을 들을 때마다 그녀는 “오로지 수익률로 말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채권운용 경력 일년 반만에 수익률 상위에도 오르고, 자금도 많이 끌어모으고, 자금을 맡기는 고객으로부터 인정도 받아 두루 두루 고생한 보람이 있는 한해가 됐다.김매니저는 법인 고객의 자금을 맡을 때는 부지런히 프리젠테이션에도 나간다. 여성 매니저가 운용한다니까 처음에는 법인 고객들이 망설였다. 그래서 직접 운용자가 찾아가 대면해 설득하면서 자금을 유치했다. 초기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한 시점을 계기로 자금 유입이 계속됐다. 삼성생명 자금이 들어온 것이 큰 힘이 됐다. 합리적이라고 소문난 기관인 삼성생명이 김매니저를 믿고 자금을 맏기자 다른 법인에서도 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김매니저의 상사인 류희대 팀장은 “시장에 순응하는 유연성을 갖고 있는 게 김매니저의 장점”이라고 칭찬했다. 매니저의 견해와 시장의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났을 경우 즉각 고집을 꺾고 이에 대처할 줄 안다는 것이다.반면 김정숙 매니저는 “워낙 운용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장을 뒤흔들고 영향력을 행사해 이름을 드높이려 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도 이런 유혹을 참고 오로지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준다는 원칙을 지켜가는 팀장의 덕”이라고 겸손해했다.우먼파워 시리즈는 직접 상품 기획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한 펀드라 개인적으로 더 애착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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