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상장기업 영업사령탑 대탐구

‘영업력으로 불황 파고 넘어라!’한국경제가 지독한 불황독감에 몸살이 났다. 신음소리가 하늘을 찌르지만 어디를 봐도 마땅한 처방전은 없다. 모르핀주사식의 미봉책은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까지 초래했다. 기약 없는 내수회복에 기업ㆍ가계는 줄도산 일보직전이다. 그나마 멀쩡하던 회사들마저 극도로 피로감을 호소한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현재로서는 절망을 대신할 희망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일 수는 없는 노릇.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일출준비를 서두르는 게 현명하다. 불황 때 살아남아야 호황도 누릴 수 있다. 영업이 강조되는 건 이 때문이다. 영업이야말로 불황타개의 핵심 키워드라는 얘기다.실제로 불황일수록 영업은 진가를 발휘한다. 영업이 강해야 목표달성이 한결 쉽다. 혹한기에 건강한 사람이 빛을 발하듯 경제가 어려울 때 비로소 영업력의 실체가 드러난다. 사실 호황 때는 분위기에 편승해 누구나 잘 판다. 반면 불황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아무나 못팔아서다. 경기악화가 소비패턴을 옥죄는 탓에 웬만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이것을 여는 게 영업파워다. 그래서일까. 영업고수들은 불황을 반긴다. 이들에게 불황은 둘도 없는 호기다. 힘은 들지만 도약기로 손색이 없다. 잘나가는 회사도 마찬가지다. 불황일 때 영업파워를 강화한다. 임기응변식 비용절감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에는 그래서 기라성 같은 영업맨이 많다.영업은 비즈니스계의 꽃이다.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팔듯 영업직은 기업 매출을 쥐락펴락하는 핵심파트다. 특히 영업사령탑은 제품판매는 물론 길게 보면 흥망성쇠까지 좌우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보고서에서 영업직의 전략적 활용만으로 수익ㆍ점유율 등 기업실적을 향상시킨다고 지적한다. 영업진이 탄탄한 기업일수록 경쟁우위와 수익원을 더 잘 확보한다는 게 이들의 연구결과다. 따라서 성과창출을 원한다면 영업파트의 잠재력 제고가 급하다고 주문한다. 특히 영업 총괄사령탑의 직무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다. BCG에 따르면 신참보다는 고참을 영업일선에 배치하는 등 영업현장의 노하우와 승부건성을 극대화하려면 내용을 꿰뚫고 있는 영업수장의 혜안이 결정적이다.영업은 더 이상 괄시받는 분야가 아니다. 기업 생존의 키를 쥔 최고의 알짜배기 부서로 탈바꿈했다. 영업을 둘러싼 고정관념도 변했다. 실제로 영업을 종합예술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 영업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연중 가동 중인 회사도 수두룩하다. 영업달인들에게 듣는 벤치마킹 자리 역시 부쩍 늘어났다. 최근에는 영업비법을 다룬 서적까지 봇물처럼 쏟아졌다. , 등 ‘영업’ 글자가 들어간 책만 100여종에 달한다. 특정영업직만 대상으로 한 책도 많다. 인기몰이는 최근 2~3년 전부터 추세로까지 자리매김했다. 한 영업맨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지만, 영업맨은 죽어서 실적을 남긴다”며 “힘들지만 분명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영업을 직원 자질의 첫손가락에 꼽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가령 신입사원을 무조건 현장에 투입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여기서 살아남아야 장래가 보장된다. 몇몇 기업은 아예 모집광고부터 몇 년간 ‘신입 = 영업’을 못박는다. 영업을 선망하는 예비취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시행착오와 좌절마저 소중히 여긴다. 독특한 영업 노하우로 조기에 별(이사)을 따는 영업통도 수두룩하다. 특히 CEO가 꿈이라면 영업(마케팅)은 이제 필수다. 전통적인 CEO 코스로 꼽히는 기획, 재무보다 영업 출신 사장이 더 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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