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이민지·동남아 휴양지 ‘관심’

호주·뉴질랜드 부동산경기 상승세…현지 시장상황 파악 필수

한국 부동산 투자자들이 손을 뻗치는 나라는 비단 중국이나 미국뿐만이 아니다.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일본, 괌,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들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특히 IMF 위기 이후 뚜렷해진 이민의 증가가 해외 부동산 거래량과 비례 상승하는 추세다. 이민지로 선호도가 높은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등지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상승세에 있어 여러모로 인기가 높다. 또 일부 동남아 휴양지의 부동산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이 매력으로 작용해 휴양용 별장 겸 시세차익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러나 해외 각국의 부동산시장이 아무리 매력적이라 하더라도 국내 외환거래법과 현지의 부동산 제도가 맞아떨어져야 투자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주거 목적이 아닌 순수 투자의 목적이라면 현지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투자할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김우희 저스트알 상무는 “개인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직접 투자는 위험 요소가 더 많다. 까다로운 규제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써야 한다는 것, 현지 상황에 정통한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등이 문제”라고 밝혔다. 국내 부동산 투자보다 훨씬 더 신중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호주ㆍ뉴질랜드2000년 이후 이민지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뉴질랜드와 호주 대도시에서는 “한국인들이 현지 부동산 가격을 30% 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당시 부동산 구입을 위해 투자자들이 현지 화폐를 대량 매입하자 원화 환율이 들썩였을 정도로 거래량이 많았다고.지난 98년 이후 매년 4%대의 경제 성장을 해 온 호주는 부동산시장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태다. 호주에서는 비시민권자(유학생 포함)도 외국투자심의회인 FIRB(Foreign Investment Review Board)에 신고해 허가만 받으면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 특히 이민 유치 정책과 맞물려 대도시에 건물 건축 붐이 일면서 자연스럽게 부동산시장 전반의 활황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호주의 경제기관인 콤섹(Commsec)이 밝힌 바에 따르면, 캔버라와 애들레이드는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74~80%나 폭등했다. 시드니는 2~3년 전에 비해 3배 가량 올랐을 정도다.호주 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뉴질랜드 역시 부동산시장 활황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통신에 따르면 “종전까지는 유입 인구 증가에 따른 실수요자가 가수요를 창출, 주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상승을 가져왔지만 최근에는 투자비중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 상태”이라고 한다.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본 일부 동포들은 살던 집까지 팔아 상업용 건물에 투자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활황세가 지속되는 만큼 ‘언제 꺾일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상존한다. 특히 집값의 50~70%를 대출로 충당한 투자자가 많아 이자율 상승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이에 대비한 투자방법으로 △내륙보다는 바닷가를 택하는 등 입지선정에 유의할 것 △건물보다 땅에 비중을 둘 것 △홈스테이나 임대 등 수입이 창출되는 곳을 찾을 것 등을 꼽고 있다.괌·태국·필리핀 등‘태국 치앙마이 풍광 좋은 곳의 70평짜리 저택이 5,000만원?’얼마 전 태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회사원 한모씨는 현지에서 보았던 영자신문에 실린 부동산 광고를 잊지 못하고 있다. 방 3개, 욕실 2개에 아담한 수영장과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이 약 5,500만원 정도에 불과했던 것. 실제로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지의 부동산 가격은 한국 시세의 30% 안팎에 불과하다. 서울의 15평 아파트 전세값도 안되는 돈으로 동남아 휴양지의 별장을 매입할 수 있어 호기심을 가지는 이가 적잖다.그러나 동남아 부동산은 가격 상승세가 둔하고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곳이 대부분이라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1년여 전까지 동남아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사업을 해오다 업종을 전환한 정모씨는 “형제나 동호인끼리 자금을 모아 휴양지 별장을 매입하려거나 개인이 투자 목적을 겸해 주택 구입을 시도한 경우가 적잖았지만, 실제 투자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부동산경기를 견인할 거시경제 환경이 밝지 않아 외형적 조건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위험성이 큰데다 관심을 가졌던 투자 희망자들도 외환거래법 규제 사항을 알게 된 후 생각을 바꿨기 때문이다. 정씨는 그러나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현지법인을 통해 개발지 중심상권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동포를 통해 중심지 상가를 매입한 몇몇 투자자는 2배 이상의 단기차익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한국인 개발업자들이 외국에서 직접 사업을 벌여 한국인 투자자를 유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괌에 동대문 쇼핑몰 스타일의 상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G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투자자를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괌을 찾는 관광객의 85%를 차지하는 일본인을 주요 상대로 하는, 대지 7,000평에 425개 점포가 입점하는 원스톱 테마쇼핑몰로 꾸민다는 계획이다.그러나 해외 상가 투자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외국에 대규모 부동산개발을 할 때는 국가간 교류에 의해 정확한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 개인이나 중소업체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안정성이 뒤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소장은 “몇 해 전 일본 도쿄에 개발된 동대문 쇼핑몰 모방 상가가 실패한 것이나, 얼마 전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진 상가 사기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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