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사랑해요 ‘투명 LG’

분할 전 1만원이던 주가 7만원까지 급등… 지주회사 효과로 기업가치 향상

복잡한 지분관계의 단순화와 지주회사체제 확립의 최대 수혜업체로는 역시 LG전자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2002년 4월에 구LG전자가 LG전자와 LGEI로 분할되면서 LG전자의 기업투명성 제고 문제는 어느 정도 상황이 종료된 바 있다. 즉 현재의 GS홀딩스 소속업체까지 포함한 구LG 계열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나타났던 영업 비관련 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문제가 일단락된 것이다.지주회사체제 정립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은 첫째 본업의 선택과 집중, 둘째 기업투명성 제고 등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은 영업 관련 자회사와만 지분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영업외 상황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감소됨을 의미한다.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전에 LG전자는 LG정보통신, LG반도체 등 사업 관련계열사 뿐만 아니라 LG칼텍스정유, LG텔레콤, 데이콤 등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계열사에 대해서도 출자할 수밖에 없었다.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그룹 내에서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LG그룹의 정보통신부문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LG전자의 자금부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그러나 이제는 IT 하드웨어 관련업체만으로 LG전자그룹군이 형성돼 설혹 자회사 출자가 이뤄지더라도 사업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본업에 대한 투자 집중으로 투자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이점도 있다. 선택과 집중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업투명성 제고가 나타난다. 영업 비관련 계열사에 대한 투자불가 방침 천명에도 불구하고 그룹 사정에 따라 출자가 이뤄지면서 투자자의 신뢰가 저하되곤 했는데, 지주회사 출범 이후 형식적 강제에 의해 이에 대한 우려가 불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 말 기업분할 공시 이후 6개월 만에 LG전자 주가는 4배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지주회사체제 확립으로 LG전자 가치가 영업성과에 의해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LG전자의 사업부는 가정용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디지털 어플라이언스(Digital Appliance)부문, TVㆍPDPㆍPC 등을 생산하는 디스플레이&미디어(Display&Media)부문, 그리고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정보통신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디지털 어플라이언스부문은 최근 이익률이 다소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외를 포함한 경쟁업체와 비교해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에어컨 생산량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냉장고와 세탁기도 양문형 제품과 드럼형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시장개척의 선두에 서고 있다.디스플레이&미디어부문은 IT경기 부진에 따라 다른 부문에 비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TV의 경우 북미식 디지털방송 방식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시장확대에 따라 막대한 로열티 수입이 기대된다.PDP도 삼성SDI와 더불어 세계 1~2위를 다투면서 일본 메이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정보통신부문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 2004년 휴대전화 출하량은 4,440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며, 세계 톱5 업체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특히 3세대 휴대전화 시장의 선점을 통해 다른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계열사 관계도 LG전자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이는 IT 하드웨어 업체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자회사 가치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전세계 TFT-LCD 1~2위를 다투는 LG필립스LCD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으며 LG마이크론, 한국전기초자 등 우량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영업성과의 호전과 우량 자회사 가치를 반영해 주식시장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분할 전 1만원에 그치던 주가는 최근 7만원을 웃돌고 있으며, 외국인 지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본적으로 이런 평가는 실적호전에 기인한 것이지만 그런 평가를 가로막던 과거 지분구조의 해소도 재평가에 한몫을 담당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복잡한 지분구조와 계열사 지원, 그에 따른 신뢰도 하락으로 구체제의 가장 큰 피해자였던 LG전자가 지주회사체제 확립을 통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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