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할인점업계 2위 등극

새로운 유통시장으로 급부상한 할인점시장에서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의 약진은 ‘눈부시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돋보인다. 99년 영국 최대 유통기업 테스코와 삼성이 합작해 설립한 홈플러스는 현재 전국 28개 점포에 지난해 매출 2조1,468억원(2002년)으로 할인점 업계 2위, 재계 매출순위 80위 기업으로 급성장했다.이는 선발주자인 이마트와 세계적 할인점업체인 월마트, 까루프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거둔 성적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사실 홈플러스가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사정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신세계 이마트, 롯데의 롯데마트, 까루프, 월마트 등 4개의 대형 할인점업체가 시장선점을 위해 역동적인 출점전략을 펼쳐 전국 할인점수가 100여개에 이르던 시기였다. 이에 반해 삼성테스코는 삼성물산이 세운 대구점과 서부산점 등 2개에 불과했다. 99년 매출액도 지난해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인 2,490억원에 머물렀다. 이러다 보니 홈플러스가 유통업계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삼성테스코가 후발주자로 시작해 3년 만에 업계 5위에서 2위로 뛰어오른 비결은 뭘까.우선 컨셉을 달리 가져간 점이 주효했다. ‘할인점이라는 기본 요건을 만족시키면서도 백화점 같은 쇼핑환경을 만들자’는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다. 단순한 창고형 매장은 애초부터 지양했다. 대신 세련된 점포 외관과 밝고 널찍한 쇼핑동선을 만들어 편리한 쇼핑공간을 꾸몄다. 할인점 최초로 문화센터를 설치해 교육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약국, 민원센터, 미용실, 어린이 놀이방 등을 설치하는 등 고객 편의시설을 마련한 것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는 백화점을 선호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었다고 볼 수 있다. 박진 LG투자증권 유통부문 애널리스트는 “최초로 할인점에 백화점을 접목시켰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현지화 전략과 ‘일번점’ 출점전략도 한몫 했다. 애초부터 한국인 사장과 점장을 뒀다. 이와 함께 출점하는 모든 지역에서 무조건 ‘일번점’을 차지한다는 ‘일번점’ 전략도 꾸준하게 추진했다. 서울에 집착하기보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많은 매장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안산점, 북수원점, 김해점 등 모두 12개 점포가 해당 상권에서 ‘일번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점포수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당 매출로 점포수가 더 많은 롯데마트를 앞지르며 2위로 뛰어오른 비결이다”고 자랑했다.삼성테스코의 비전은 ‘할인점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향후 지속적인 투자로 2007년 할인점업계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올 상반기까지 영국 테스코는 한국 홈플러스 사업에 약 1조9,500억원을 투자했다. 내년에도 시화, 청주, 순천 등지에 모두 7개의 점포를 내 총점포수를 35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영업면적 1,000여평 규모의 대형슈퍼마켓(SSM)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오는 2007년까지 전국의 70여개 점포망과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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