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많지만 위험도 높아

한국인끼리 아파트 시세 올리며 '폭탄' 돌리기 현상도…상가투자도 증가세

퇴직자 H씨(56)는 요즘 소박한 ‘상하이 드림’에 빠져 있다. 상하이 아파트 투자로 짭짤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는 지난 1월 상하이 구베이(古北)에 자리잡고 있는 밍두청 아파트를 매입했다. 가격은 229만위안(약 3억3,205만원). 167㎡(약 50평) 면적에 방 4개, 화장실 2개짜리 집이다.H씨는 매입가의 70%에 해당하는 160만3,000위안을 중국 상업은행으로부터 2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매달 상환금 1만615위안). 나머지 30%인 68만7,000위안이 자력으로 동원한 돈이다. 여기에 거래이전세, 등기세, 공증비 등 5만688위안의 부수비용을 포함, 아파트를 사는 데 총 73만7,688위안의 자금이 들어갔다. 약 1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그가 산 집에는 지금 일본인이 세들어 살고 있다. 일본인은 한달에 1만7,200위안의 월세를 꼬박꼬박 보내온다. 대출금 상환을 제외하고도 6,585위안이 남는 셈이다. 그는 결국 약 1억원을 투자해 매달 약 95만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여기에 밍두청의 집값이 오를 경우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중국 부동산시장을 찾는 한국인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뜸하다 싶더니 설 이후 다시 부쩍 늘었다. 그들은 H씨와 같은 ‘상하이 드림’을 꿈꾸며 비행기를 탄다. 중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국내 부동산시장 위축과 맞물려 더욱 힘을 얻을 기세다.상하이의 한 부동산중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선족 K씨. 부동산중개인 경력 3년차인 그가 요즘 하는 일은 ‘부동산 투자 투어단 모시기’이다. 매주 평균 한 팀꼴로 서울에서 들어오는 투자단을 이끌고 아파트, 상가, 빌딩 등을 돌고 있다.“투어단은 최소 10여명, 최대 50여명에 달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구베이(古北), 롱바이, 푸둥(浦東) 세기공원 주변 등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돌며 ‘아파트 사냥’을 합니다. 상가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보다 부동산을 보는 눈이 더 예리한 것 같아요.”K씨는 이밖에도 서울에서 하루 평균 5~6통씩 걸려 오는 투자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 아파트 구입 문의가 대부분이다. 2월 들어 3건의 아파트 매매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한다.한국인들의 중국 아파트 투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데다 매입 당사자들이 밝히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부동산랜드 상하이법인의 김형술 지사장은 “거래량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었다”며 “지난해 상하이 부동산시장으로 넘어온 자금은 적게 잡아도 한 달 평균 20억~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상하이의 주요 한국인 거주지에는 한글 간판이 내걸린 부동산중개업체가 부쩍 많아졌다. 상하이의 경우 한국인이 직접 경영하는 업체가 10여개에 이르고, 조선족이 경영하는 업체는 수십개에 달한다. ‘한국어로 투자상담 가능’이라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중국어를 알지 못해도 아파트를 사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베이징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왕징 아파트 단지에만 5~6개의 한국인 관련 중개업소가 활동하고 있다.그렇다면 상하이, 베이징 부동산시장은 젖과 꿀이 흐르는 ‘엘도라도’라도 되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과연 원하는 시기에 팔 수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 대도시 부동산가격은 이미 서울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일반 중국인들의 급여 수준으로 볼 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다. 일부 투기자금이 몰려들면서 부풀려진 측면이 강하다.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사들이는 고급아파트는 결국 내국인과는 거리가 먼, 외국인만의 공간이 될 수가 있다. 환금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고급아파트를 놓고 외국인끼리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이 같은 현상이 이미 한국인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중국땅에서 한국인간에 아파트를 사고팔고 있다. 주로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재원 또는 사업가들이 사둔 아파트를 서울의 투자자들이 사들이는 형식이다.“상하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예상했던 주재원이나 조선족들은 2년 전부터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지금 가격이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 물건을 내놓고 있는 겁니다. 그 아파트를 서울의 투자자들이 매입하고 있는 것이죠.”상하이 부동산뱅크 오명 사장의 설명이다. 신용이 높고, 자금 결제를 서울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한국인간에 거래가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상하이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주재원이나 사업가 중 상당수가 아파트매매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 우중루의 진시우장난 아파트의 경우 900여세대 중 250여세대가 한국인에게 팔리기도 했다. 진시우장난 아파트 시세는 한국인이 좌우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최근 상하이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가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중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상가를 찾는 이유다.부동산랜드 김형술 지사장은 “투자자들은 임대수익이 높은 상가를 찾고 있다.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 목좋은 상가를 구해달라는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좋은 위치의 상가는 이미 서울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조금 가격이 싸다 싶으면 목이 좋지 않아 실제 거래는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보다 규모가 큰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는 사업가도 늘고 있다. 한국인이 부동산 개발 및 분양 등에 참여하는 경우다.베이징의 아파트분양 전문업체인 건양부동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현재 베이징 왕징 근처에 시공 중인 아파트의 분양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공사로부터 9개 동, 750세대의 분양권을 이임받아 2월29일부터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베이징 건설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해 온 건양부동산 서길수 사장은 “토지사용권을 갖고 있는 중국 업체와 공동으로 부동산을 개발하는 등의 사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아파트가 중국 부동산시장의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단순 아파트 거래뿐만 아니라 좀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중국 부동산시장에 접근하라는설명이다. 퇴직자 H씨(56)는 요즘 소박한 ‘상하이 드림’에 빠져 있다. 상하이 아파트 투자로 짭짤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는 지난 1월 상하이 구베이(古北)에 자리잡고 있는 밍두청 아파트를 매입했다. 가격은 229만위안(약 3억3,205만원). 167㎡(약 50평) 면적에 방 4개, 화장실 2개짜리 집이다.H씨는 매입가의 70%에 해당하는 160만3,000위안을 중국 상업은행으로부터 2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매달 상환금 1만615위안). 나머지 30%인 68만7,000위안이 자력으로 동원한 돈이다. 여기에 거래이전세, 등기세, 공증비 등 5만688위안의 부수비용을 포함, 아파트를 사는 데 총 73만7,688위안의 자금이 들어갔다. 약 1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그가 산 집에는 지금 일본인이 세들어 살고 있다. 일본인은 한달에 1만7,200위안의 월세를 꼬박꼬박 보내온다. 대출금 상환을 제외하고도 6,585위안이 남는 셈이다. 그는 결국 약 1억원을 투자해 매달 약 95만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여기에 밍두청의 집값이 오를 경우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중국 부동산시장을 찾는 한국인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뜸하다 싶더니 설 이후 다시 부쩍 늘었다. 그들은 H씨와 같은 ‘상하이 드림’을 꿈꾸며 비행기를 탄다. 중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국내 부동산시장 위축과 맞물려 더욱 힘을 얻을 기세다.상하이의 한 부동산중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선족 K씨. 부동산중개인 경력 3년차인 그가 요즘 하는 일은 ‘부동산 투자 투어단 모시기’이다. 매주 평균 한 팀꼴로 서울에서 들어오는 투자단을 이끌고 아파트, 상가, 빌딩 등을 돌고 있다.“투어단은 최소 10여명, 최대 50여명에 달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구베이(古北), 롱바이, 푸둥(浦東) 세기공원 주변 등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돌며 ‘아파트 사냥’을 합니다. 상가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보다 부동산을 보는 눈이 더 예리한 것 같아요.”K씨는 이밖에도 서울에서 하루 평균 5~6통씩 걸려 오는 투자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 아파트 구입 문의가 대부분이다. 2월 들어 3건의 아파트 매매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한다.한국인들의 중국 아파트 투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데다 매입 당사자들이 밝히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부동산랜드 상하이법인의 김형술 지사장은 “거래량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었다”며 “지난해 상하이 부동산시장으로 넘어온 자금은 적게 잡아도 한 달 평균 20억~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상하이의 주요 한국인 거주지에는 한글 간판이 내걸린 부동산중개업체가 부쩍 많아졌다. 상하이의 경우 한국인이 직접 경영하는 업체가 10여개에 이르고, 조선족이 경영하는 업체는 수십개에 달한다. ‘한국어로 투자상담 가능’이라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중국어를 알지 못해도 아파트를 사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베이징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왕징 아파트 단지에만 5~6개의 한국인 관련 중개업소가 활동하고 있다.그렇다면 상하이, 베이징 부동산시장은 젖과 꿀이 흐르는 ‘엘도라도’라도 되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과연 원하는 시기에 팔 수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 대도시 부동산가격은 이미 서울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일반 중국인들의 급여 수준으로 볼 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다. 일부 투기자금이 몰려들면서 부풀려진 측면이 강하다.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사들이는 고급아파트는 결국 내국인과는 거리가 먼, 외국인만의 공간이 될 수가 있다. 환금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고급아파트를 놓고 외국인끼리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이 같은 현상이 이미 한국인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중국땅에서 한국인간에 아파트를 사고팔고 있다. 주로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재원 또는 사업가들이 사둔 아파트를 서울의 투자자들이 사들이는 형식이다.“상하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예상했던 주재원이나 조선족들은 2년 전부터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지금 가격이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 물건을 내놓고 있는 겁니다. 그 아파트를 서울의 투자자들이 매입하고 있는 것이죠.”상하이 부동산뱅크 오명 사장의 설명이다. 신용이 높고, 자금 결제를 서울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한국인간에 거래가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상하이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주재원이나 사업가 중 상당수가 아파트매매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 우중루의 진시우장난 아파트의 경우 900여세대 중 250여세대가 한국인에게 팔리기도 했다. 진시우장난 아파트 시세는 한국인이 좌우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최근 상하이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가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중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상가를 찾는 이유다.부동산랜드 김형술 지사장은 “투자자들은 임대수익이 높은 상가를 찾고 있다.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 목좋은 상가를 구해달라는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좋은 위치의 상가는 이미 서울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조금 가격이 싸다 싶으면 목이 좋지 않아 실제 거래는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보다 규모가 큰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는 사업가도 늘고 있다. 한국인이 부동산 개발 및 분양 등에 참여하는 경우다.베이징의 아파트분양 전문업체인 건양부동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현재 베이징 왕징 근처에 시공 중인 아파트의 분양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공사로부터 9개 동, 750세대의 분양권을 이임받아 2월29일부터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베이징 건설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해 온 건양부동산 서길수 사장은 “토지사용권을 갖고 있는 중국 업체와 공동으로 부동산을 개발하는 등의 사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아파트가 중국 부동산시장의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단순 아파트 거래뿐만 아니라 좀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중국 부동산시장에 접근하라는설명이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