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지 하루 2백만부 ‘융단폭격’

지하철역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무료로 배포되는 일명 ‘지하철신문’이 새로운 정보제공 매체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직장인들의 손에는 거의 예외 없이 공짜신문이 들려 있고, 각자 자신의 기호에 맞는 기사를 찾아 읽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타블로이드판이라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보기가 편한데다 말랑말랑한 기사가 많아 아침 출근길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는 것이 독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국내에 지하철신문이 상륙한 것은 지난 2002년 5월 가 창간되면서부터다. 이후 지난해 5월과 11월 와 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열었다. 여기에다 올 상반기에 2개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돼 지하철신문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발행부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하나일 때만 해도 하루 40만부 정도 뿌려졌으나 경쟁지가 등장하면서 매체별로 부수경쟁이 붙어 지금은 수도권에만 하루에 3개 매체 합쳐 150만~160만부 가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도림역 등 일부 환승역에서는 하루에 무려 1만부나 나가기도 한다. 부산과 대구 등 지하철이 개통된 지방도시까지 합치면 200만부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광고시장 역시 크게 커져 올해의 경우 700억~8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광고시장 7백억~8백억원대 전망지하철신문의 융단폭격만큼이나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열독률 조사에서 기존의 유가지와 대등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고, 지하철에서 신문을 파는 가판대 상인들은 고객들이 공짜신문에 빠지다 보니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울상이다. 지하철 가판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무가지 등장 이후 유가지의 판매율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높은 인기도를 입증이라도 하듯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는 ‘2003년 히트상품’을 선정하면서 지하철신문을 8위에 올렸다. 특정매체가 히트상품으로 뽑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또 마케팅연구소가 50개사 광고주를 대상으로 ‘2004년 광고비지출 예상치’를 조사한 결과 종합일간지 광고시장에서 스포츠신문은 8.7%에서 8.3%로 줄어든 반면, 지하철신문은 4.9%에서 5.3%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주들의 선호도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그렇다면 발행회사 입장에서 수익성은 어떨까. 지하철신문의 주 수입원은 광고다. 어차피 판매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만큼 광고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하루 광고수입이 7,000만~8,000만원 수준에 이른다고 보면 틀림없다”며 “회사마다 차이가 나겠지만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발행비용과 인건비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현시점에서 지하철신문이 광고 외에 다른 수익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이벤트성 행사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아직은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정길 경영기획실장은 “당분간 다른 수익원을 찾기 위해 무리할 생각은 없다”며 “좀더 유익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힘 쏟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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