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경쟁력을 키워라’

30대는 사회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20대를 이끌고 추락하는 40대의 의지를 뒷받침해주는 등 사회에서 몸의 척추와 같은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이야말로 사회의 중심을 형성하며 문화를 주도한다. 반대로 이들이 침체되면 사회도 침체된다. 아마도 30대의 의미와 중요성을 나열하자면 책 한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30대의 현실은 우울하기만 하다. 이들을 흔히 ‘샌드위치’ 또는 ‘H’세대라고 한다. 샌드위치세대란 청년층과 중년층 사이에 끼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신세를 빗댄 말이다. H세대는 중간(Half)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Heavy), 목표의식 없이 망설이거나 주저함(Hesitate)을 뜻한다.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20대와 점차 낮아지는 체감정년 앞에서 30대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됐다. 특히 빨라진 사회 주기(週期)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거나 너무 급히 받아들여 오히려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국내 벤처기업의 최고경영자 대부분이 30대이고 보수적인 대기업에서도 30대 임원이 줄지어 등장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를 30대의 파워가 커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으나 상대적으로는 직장인들의 평균연령이 낮아지고, 생명주기가 짧아졌음을 뜻한다.한 예로 대기업 계열사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던 P씨(34)는 어느날 부장으로 승진발령을 받았다. 처음에는 뿌듯함과 만족감을 가졌으나 나중에는 그것이 불이익으로 작용했음을 느끼게 됐다. 개발자에서 성급히 관리자로 옮겨간 것도 문제지만 빠른 승진이 조기 퇴사로 이어져 직장생활을 그만큼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한 유명 외국계 회사에서는 직원들 10명 중 6명이 30대 중반 정도만 되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알려졌다. 때문에 연봉이 적더라도 비교적 안정적인 국내 회사로 옮겨갈 것을 결심한다는 것. 체감정년을 30대 후반으로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은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30대가 느끼는 위기의식은 크다.필자가 만난 30대 직장인 및 구직자들을 보면 현업에서는 일을 열심히 하지만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재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막연한 생각만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부분 40세 정도까지만 일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 ‘그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어보면 ‘재취업이나 창업을 하긴 해야 하는데’라는 어설픈 답변만 할 뿐, 미래를 설계하고 자기계발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흔히 직장인들은 “회사에 들어와서 밤샘작업 해가며 열심히 일해 이만큼 키워놓았더니 이제는 필요 없으니 나가라고 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얘기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에게는 이면에 과거에 열심히 했으니 이제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심리가 배어 있다.그러면서 정작 20대에 가졌던 열정과 패기는 없어지고 주어진 일만 하고 자기계발에 대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현실에 안주하는 무력한 30대가 돼 있음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30대의 현실은 암담하다. 그렇다고 개인이 자기계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삼팔선에 휩쓸리거나 사오정, 오륙도에 매몰되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 ‘나만의 경쟁력’, ‘나만의 무기’를 찾고 개발하지 않는다면 전쟁터와 같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생존하기란 불가능하다. ‘감탄고토’(甘呑苦吐)라고 불만만 내뱉지 말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30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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