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대 미혼벤처 부호

거액 재산 가진 '솔로' 여럿…대부분 30대 후반

김남주 웹젠 사장만화영화 감독 꿈꾸던 고졸 CEO전반적으로 부진했던 2003년 코스닥시장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넣은 이슈를 꼽으라면 인터넷 포털업체의 약진과 몇몇 유망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일 것이다. 그 가운데 상반기 코스닥시장을 들끓게 한 것은 3D 온라인게임인 ‘뮤’로 유명한 웹젠의 공모였다.2002년 12월에 코스닥 심사를 통과한 웹젠이 공모를 한 것은 2003년 5월23일의 일이었다. 공모가 3만2,000원에 청약금이 3조2,700억원, 경쟁률은 1,434대1이었다. 그리고 주가는 날개를 돋친 듯이 뛰었다. 한달 만에 200%를 훨씬 뛰어넘는 기염을 토한 것. 그 결과 웹젠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창업멤버들은 단숨에 수백억원대의 자산가에 등록됐다. 김남주 웹젠 사장(33)도 그 가운데 한명이다.김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26만7,293주. 주당 가격이 12만6,000원(2003년 12월24일 종가 기준)이므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37억원에 달한다. 공모가가 3만2,0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불과 7개월 만에 251억원을 번 셈이다. 만일 올해 최고가였던 16만3,900원이 유지됐다면 353억원을 벌어들였을 것이다.김사장은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벤처업계에서 몇 안되는 고졸출신 CEO다. 서울 예림미술고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한 것이 게임개발자로 나서게 된 계기였다. 만화영화감독을 꿈꾸던 김사장에게 보여주는 것을 뛰어넘어 그림을 조종하는 게임그래픽은 ‘매혹’ 그 자체였다. 당장 아마추어 게임 제작 동아리에 가입했고 그곳에서 웹젠의 창업멤버이자 현재도 중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기용 상무, 송길섭 이사를 만났다. 이들이 뭉쳐 내놓은 것이 온라인게임 사상 최대 흥행작 가운데 하나인 ‘뮤’였다.뮤는 대단히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작 10개월 만에 베타서비스를 했고 16개월 만에 유료화를 단행해 단숨에 300만명 회원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동시접속자 7만명을 기록하며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중국시장에서 누적회원 2,600만명, 동시접속자 30만명을 기록하며 3D 온라인게임 1위를 달리고 있다.2003년 12월에는 순수 벤처업체로서는 국내 최초로 미국 나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예상보다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어 머지않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나스닥 상장에 따라 기업이미지도 크게 업그레이드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한때 등록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자산 증식의 가능성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박석봉 지식발전소 사장재산 300억원의 ‘무주택자’검색 포털 사이트인 ‘엠파스’로 유명한 지식발전소의 박석봉 사장은 2003년에 가장 주목받은 벤처 CEO 가운데 한명이다. 8월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하고 11월 공모를 해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청약금이 3조240억원, 경쟁률은 546대1에 이르렀을 정도다. 공모 당시 코스닥시장을 강타하고 있던 인터넷 포털들의 약진에 힘입은 바가 컸다.포털주에 대한 기대는 지식발전소의 공모가와 시초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모가는 1만4,000원이었지만 시초가는 71.4% 높은 2만4,000원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거래 첫날 지식발전소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6,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한때 2만9,150원에 이르는 등 상승세였지만 현재는 많이 하락한 상태다. 2003년 12월24일 종가가 1만4,750으로 공모가를 겨우 웃도는 정도다. 이에 따라 지식발전소 박사장의 보유주식평가액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박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204만2,180주로 지분율은 28.22%다. 공모가인 1만4,000원을 곱하면 286억원에 해당한다. 한때 2만9,150원까지 치솟아 무려 595억원에 이르기도 했지만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현재 공모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301억원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두달 남짓한 기간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 모습이다.주가가 예상보다 고전하고 있지만 지식발전소의 발전가능성은 적지 않다. 2003년 3분기 누적매출이 180억원을 돌파해 2002년 전체 매출액인 112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4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충성고객이 많다. 2003년 12월에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로부터 ‘올해의 인터넷기업대상’을 받았다.박사장은 벤처업계에서 손꼽히는 ‘투명경영인’이다. 10원짜리까지 직원들에게 세세하게 공개하기로 유명하다. 이는 96년 지식발전소를 창업하고, 2003년 대박을 터뜨리고도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한 ‘무주택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2003년 상반기에만 순이익이 42억원을 넘어선 유망 벤처 사장의 살림살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박사장은 직원들의 상벌을 직접 챙길 정도로 ‘깐깐’한 스타일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 직원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사장실을 별도로 두지 않고 파티션으로만 자리를 구분해 놓고 있다.지식발전소는 최근 검색에만 치우쳐 있던 기존의 사업영역을 게임, 커뮤니티, 어린이 포털,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검색 포털 3강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포털다운 포털’을 만들겠다는 박사장의 비전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평소 ‘하지 않는 것보다 틀리게 하는 편이 낫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실천력과 끈질긴 추진력을 겸비한 박사장이 빼든 칼이 2004년 어떤 수확을 거둘지 주목된다.정영희 소프트맥스 사장10년간 게임 한우물 ‘여장부’정영희 사장(39)이 소프트맥스를 창업한 것은 10년 전인 1993년이었다. 당시 정사장의 나이는 29세. 벤처라는 개념도 없고 게임은 거의 일본에서 수입하던 시절에 게임개발사를 일으켜세웠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주위의 만류가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자 다시 일어서겠다는 오기가 발동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그 오기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정사장을 일약 ‘스타벤처 CEO’의 자리에 앉혀놓았다.소프트맥스는 95년부터 차례로 내놓은 ‘창세기전 IㆍⅡㆍⅢ’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급성장했다. 총 9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등 국내 PC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크게 성공했다. 또 그후 출시한 ‘템페스트’, ‘서풍의 광시곡’ 등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갔다.소프트맥스는 2001년 코스닥에 등록됐다. 시초가는 8,200원으로 결정됐다. 정사장이 보유한 주식이 총 194만7,273주였으므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60억원에 달했다. 이듬해인 2002년에는 주가가 최고 8,700원에 이르러 순항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판도가 PC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변화하면서 소프트맥스는 고전하기 시작했다.2001년 73억원, 12억원이던 매출과 순이익이 2002년에는 32억원, 마이너스 14억원으로 급락했다. 당연히 주가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2002년 6,300원으로 마감한 것에 이어 2003년 12월24일 현재 4,920원으로 내려앉았다. 2003년 한때 1만1,100원을 기록한 일도 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정사장의 주식 가치도 많이 꺾였다. 최고 216억원까지 도달했지만 현재는 95억원 수준에 머무른다.2004년 소프트맥스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소프트맥스 최초의 온라인게임인 ‘테일즈위버’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는 점도 주목거리다.일본에는 계약금 100만달러, 로얄티 30%의 조건에, 대만에는 계약금 90만달러, 로얄티 25% 조건에 수출했다. 특히 대만 시장에서는 유료화를 단행한 지 한달 만에 회원 40만명, 동시접속자 6만명을 확보하는 등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홍콩에도 곧 유료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온라인게임 외에도 게임포털, 모바일게임, 비디오게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게임포털인 ‘포리프’는 이미 서비스되고 있으며 비디오게임인 ‘마그나카르타’도 2004년 중에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이수영 전 마이클럽 사장무용 전공한 IT업계 ‘큰 손웹젠의 코스닥 대박으로 탄생한 벤처 갑부 가운데 이수영 전 마이클럽 사장(39)은 첫손가락에 꼽힌다. 현 웹젠의 대표이사인 김남주 사장보다 12만주 이상 갖고 있는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총 38만8,000주로 2003년 12월24일 웹젠의 주가인 12만6,000원을 곱하면 약 489억원에 해당한다.웹젠이 최근 나스닥에 등록되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돼 이사장의 자산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이사장은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로 유명하다. 세종대 무용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장학생 신분으로 마사그레이엄학교에서 발레수업을 쌓고, 뉴욕대에서 예술학 석사를 취득한 엘리트 발레리나 출신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방송리포터, 영어강사, 공연기획자 등 그의 직업 편력은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런 그녀가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한 소프트웨어사의 해외마케팅 업무를 맡으면서다. 그리고 2000년 김남주 웹젠 대표를 만나면서 게임업계의 신데렐라로 등장했다.웹젠을 창사하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사장이 웹젠에 머무른 기간은 길지 않다. 2002년 9월에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학업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미국생활 역시 길지 않았다. 그해 11월 귀국해 국내 대표 여성 포털인 마이클럽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취임과 동시에 이사장은 오프라인 뷰티숍을 오픈하는 등 정력적으로 활동했지만 2003년 9월 돌연 사임했다. 마이클럽의 대주주인 동양그룹과의 이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현재 이사장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인터넷업계에 돌아오겠다는 것이다. 2004년 초에 사업발표회를 가질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과연 이사장이 초기자금으로 웹젠의 지분을 이용할 것인지 ‘내 돈으로 사업하지 않는다’는 평소 신념대로 투자를 받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돋보기 | 서지현 버추얼텍 사장 & 윤영석 써니YNK 사장지난해 부진 딛고 새해 약진 ‘의욕’써니YNK의 윤영석 사장과 버추얼텍의 서지현 사장의 보유주식 액수는 100억원대에 미치지 못한다. 2003년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며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4년에 신규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물론 두 사장 모두 미혼이다.대부분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자의 지분이 50%에 육박한다. 적다고 해도 우호지분을 합해 최소한 경영권을 방어할 수준은 된다. 하지만 써니YNK의 경우 윤영석 사장(36)의 지분은 매우 적다. 145만9,724주를 보유해 지분보유율은 7.27%에 그친다. 윤사장의 지분이 적은 이유는 투자를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때문이다. 만기가 도래한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마다 보유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을 매입한 적도 없고 매도한 일도 없다. 주식보다는 능력으로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신념 때문이다.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될 때마다 주가가 떨어졌다. 최고가를 기록한 2003년 7월 4,500원이던 주가가 12월24일 현재 2,630원이다. 액수로 치면 약 38억원에 해당하지만 7월 수준이 이어졌다면 65억원에 이르렀을 것이다. 내년 써니YNK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신작게임들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누리증권은 이 회사의 내년 적정주가를 현재의 두 배에 육박하는 4,500원선으로 보고 있다.코스닥 최초의 여성 CEO인 버추얼텍의 서지현 사장(39)은 여성 벤처 부호를 꼽을 때마다 순위 윗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사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213만3,278주로 17.1%의 보유율을 보이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4억원 정도다. ‘코스닥 대장주’로 위세를 떨치던 2~3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떨어진 액수다.2001년 12월31일 버추얼텍의 주가는 주당 1만1,650원이었다. 이듬해인 2002년에는 최고가인 1만2,400원을 기록한 적도 있다. 하지만 2003년 12월24일 현재 2,540원에 머무른다. 불과 2년 사이에 6분의 1 정도로 가치가 하락한 셈이다.최근 버추얼텍은 인터넷쇼핑몰인 와와컴을 인수했다. 앞으로 회사의 캐시카우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업의 성패여부에 따라 주가도 등락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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