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호 초우량주를 노려라

2003년 3월께 500선이던 지수는 한해 동안 꾸준히 올라 연말에는 800선을 오르내렸다. 이 기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34조여원의 시세차익(평가상 이익)을 올렸다는 증권거래소의 집계가 있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03년 12월22일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거래소 주식 시가총액은 140조9,704억원으로 전년 말 93조1,607억원에서 51.3%(47조8,097억원) 늘어났다. 외국인들이 2003년 거래소시장에서 13조9,49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거둔 시세차익은 33조8,598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반면에 일반투자자들 주변에서는 주식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식시장에서도 철저히 빈익빈 부익부의 한해였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들이 2003년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 대형 우량주들의 주가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많은 증시전문가들은 새해에도 애써 기른 농작물의 과실을 외국인들이 와서 거둬가는 현상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외국인들의 주식보유비중 증가를 국수적인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주식시장이 한단계 질적 업그레이드가 됐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2004년에도 주식시장은 열리고 투자는 계속될 것이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을 통해 2004년 주목할 만한 종목을 골라봤다. 항상 신선한 종목을 원하지만 결국 추천된 종목을 놓고 보면 대형 우량주들이 대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주식시장의 체질이 바뀌고 있는 과도기라면 더 이상 ‘비장의 종목’ 같은 것에 대한 기대는 버리는 것이 옳다. 또한 널뛰기하듯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을 찾기보다는 개인투자자라 하더라도 펀드를 운용하는 자세로 꾸준한 중장기 종목에 주목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소개하는 종목들은 바이사이드(Buy Sideㆍ주식을 사는 입장의 기관투자가)와 셀사이드(Sell Sideㆍ기관투자가에게 주식 세일즈를 하는 증권사) 양쪽에서 추천을 받았다. 바이사이드는 지난 2003년 와 한국펀드평가가 최고의 주식펀드 운용사로 선정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 랜드마크투신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주식운용팀장들에게 추천을 받았다. 다만 이중에서 프랭클린템플턴은 회사 운용방침상 종목추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배제됐다. 이들에게는 ‘펀드운용규정 등 기타 이유로 펀드에 편입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돈이 있으면 사고 싶은 종목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태우 팀장은 한화석유화학과 삼성SDI, 삼성투신운용 김영준 팀장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랜드마크투신운용 최승용 팀장은 코오롱유화와 삼성증권을 추천했다.셀사이드는 2004년 유망 추천 종목을 내놓은 12개 증권사 리서치팀 또는 투자전략팀이 추천한 종목을 모두 추린 뒤에 이들로부터 공통적으로 3회 이상 추천을 받은 종목을 골랐다. 12개 증권사는 대우, 한화, 한양, 삼성, LG, 현대, 한국투자, 동양종금, 우리, SK, 동원, 대신 등이다.이렇게 양쪽에서 추천받은 종목 중에서 겹치는 종목을 골라 모두 10개의 2004년 유망주를 소개한다. 펀드매니저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사고 싶은 종목을 추천하라는 주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추천된 종목들은 이미 검증된 우수실적의 우량주들이었다. 다시 한 번 증권업 관계자들은 약 2년 전부터 시작된 증시의 차별화 장세가 2004년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거론한 종목은 삼성SDI였으며, 2003년에 높은 수익을 올렸던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관련주도 여러번 추천이 됐다. 삼성SDI는 2003년에 이어 2004년에도 디스플레이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점과 더불어 삼성전자를 대신할 만한 종목을 찾고 있는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매력적인 투자포인트로 꼽혔다. 한편 이번에 소개하는 ‘2004년 유망주 10선’에 금융업종은 한 종목도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빼놓지 않고 은행주를 하나씩 거론했다. 다만 구체적으로는 서로 꼽는 종목이 달라서 10선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2003년 부진했던 금융업이 2004년에는 내수 회복과 함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004년 주식시장을 전망할 때 가장 극명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분야가 금융업임을 개인투자자들은 또한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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