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초대형 회사 탄생 예고

다수의 금융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업이 자산규모와 수익기반, 매매역량, 중개기능 등에 있어서 상당한 개선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현시점은 국내 증권업계에 기존의 시장구조에서 탈피할 수 있는 전환기이며 증권사들은 크게 대형화와 전문화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증권회사들간 자율적 합병 및 인수에 의한 대형화를 통해 증권사 또한 그룹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동시에 채권중개 등 전문업무에 특화된 소형 증권사의 진입 확대에 대한 예측이 공존한다.실제로 최근 구조조정의 길을 걷는 증권사와 투신사가 늘어나고 있다.오랫동안 수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던 투신권은 설상가상으로 올해 초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을 맞았다. 카드채 환매사태가 발목을 잡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현대투자신탁증권과 현대투자신탁운용의 매각 본계약이 지난 11월25일 체결된 후 한국투자증권, 대한투자증권, 제일투자증권, 동양오리온투자증권 등 전환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은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대투와 한투의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돼 현투 문제 해결 이후 정부 주도의 국내외 매각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또 동양오리온투자증권은 12월 초의 적기시정조치 시한 연장을 요구하며 해외매각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제일투자증권의 경우 현투증권 본계약 체결 후 푸르덴셜과의 경영권 인수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이 제투증권을 인수한 후 현투증권과의 합병이 진행되면, 투신업계의 대형주자로 떠오르게 된다. SK투신 또한 미래에셋그룹과 SK증권의 협상테이블에 올라있다. 국내 투신사들간 대형화 작업 후 대형 투신사 탄생이 예고되고 있는 시점이다.투신사와 증권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국자본의 역할이 컸다. 현재 32개 전체 투신사 중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는 외국계 투신사의 수탁고 비중이 20%에 이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투증권과 제투증권, 동양오리온 등에 이어 한투와 대투까지 해외매각이 된다면 5개 전환증권사에 모두 외국자본이 유입되게 된다.증권, 투신사의 대형화는 소형 증권, 투신사들의 영업환경을 압박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거래부진 등으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촉발하고 있다. 올해 초 증권업계에서는 최초로 건설증권 자진청산을 결정했다. 소형사들은 이 같은 ‘자살’을 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부합의를 거친 합병이나 전문화를 택해야 할 시점에 처했다.그러나 소형사가 이른 시일 내에 전문화, 특화를 이루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현재 특화된 소형사로 손꼽히는 곳은 인수, 법인영업에서 부각받고 있는 한누리증권과 리츠부분에서 돋보이는 메리츠증권이 거의 유일하다.이런 이유로 M&A설의 주인공이 되는 증권사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하나증권과 우리증권 등은 인수를 통해 대규모로 거듭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한화증권과 메리츠증권 또한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또한 한투 혹은 대투와 합병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올해 초의 건설증권의 사례처럼 면허를 ‘자진반납’할 소형사들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매수자 입장에서도 인수를 망설일 만큼 규모가 작은 증권사들의 경우, 자진반납 수순을 밟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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