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과 연동하되 주주에게 공개

우수한 경영자를 효율적으로 선발, 육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경영자의 성과에 대한 정밀한 평가와 그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 전 발생한 몇몇 서구 기업들의 회계부정 스캔들을 서구식 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의 취약점과 연관지으며 서구식 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는 전환점, 심지어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말하지만 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의 세계적인 추세는 여전히 서구식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성과와 보상의 연동은 서구식 평가ㆍ보상제도의 근본적 개념이다. 지난 수십년간 서구 기업의 주주들은 경영자들이 기업의 주인과 같은 입장에서 일할 것을 요구하며 경영자에 대한 보상이 기업의 성과와 연동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 결과 미국의 경영자 보상제도는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또한 주주들은 경영자에 대한 보상내용이 완전히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결과 많은 국가에서 공개가 의무화됐다.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 즉 인터넷과 이와 관련된 주식시장의 팽창, 스톡옵션의 이용, 성장에 대한 강조, 감사기준의 완화 및 인재전쟁(Talent War) 등은 90년대를 거치면서 하나로 수렴됐다. 이런 현상은 경영자들로 하여금 단기실적에 집중함으로써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도 있는 환경을 조장했는데 그 결과 부정과 불균형, 과도한 보상 등의 결과가 초래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구식 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가 무조건 불신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방식의 취약점과 과도한 보상문제는 개선돼야 하지만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근본 개념은 더욱 강조돼야 한다. 실제로 서구시장은 잇단 기업 회계 부정에도 불구하고 단점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하면서 성과주의 평가ㆍ보상제도를 더욱 강화했다.현재 많은 한국 기업이 규모를 확장하고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외국 자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또한 외국에서 공부한 인재들이 기업경영을 맡고, 서구 자본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서구식 기업운영 방식이 도입되면서 한국 기업의 최고경영진은 그 구성과 사고방식이 점차 서구화돼 가고 있다. 서구적 기업운영에서는 주주의 적극적인 활동, 서구식의 기업지배구조 등을 요구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자에 대한 평가 및 보상은 기업의 성과와 연동돼야 하며 그 내용이 주주들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한국 기업 중 해외에 상장된 기업의 수는 극히 적지만 이들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기 때문에 결국 모든 기업들이 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이런 현상은 성과주의 평가ㆍ보상제도의 도입을 촉진할 것이다. 비록 혁명적으로 급속히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경영자 보상과 기업 성과와의 연계,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경영자에 대한 보상수준 향상 등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타날 것이다.이 시점에서 단기성과에만 집착함으로써 나타났던 서구식 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의 단점이 국내시장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지할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특수한 기업관행을 고려하는 동시에 서구식 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경영자 평가·보상제도 방안1. 투명한 경영자 보상 철학을 수립해야 한다.보상 수준과 성과의 관계를 분명하고 투명하게 나타내는 원칙이 있어야만 효율적인 평가ㆍ보상제도가 운영될 수 있다.2. 이사회, 보상위원회가 적극적 역할을 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경영자 보상 수준이 높아지고 성과주의에 기반을 둘수록 경영자들로부터 독립적인 이사회, 보상위원회의 적극적 역할의 중요성이 커진다.3.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균형적인 보상 패키지를 개발해야 한다.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경영자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보상수단의 개발이 필요하다.4. 제도를 정밀하게 감시하고 공시에 대비해야 한다.경영자 평가ㆍ보상제도에 대한 감시를 보다 철저히 함으로써 회사와 이사회가 제도의 투명성에 대해 보장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경영자에 대한 보상내용 공시가 추진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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