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상승 타고 주가 1000P 도전

국내외 경기회복, 외국인 매수세, 연기금 투자확대 등 호재 작용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내년 상반기 중 주가지수 1000 돌파를 시도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후 하반기에는 2005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완만한 조정시기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다.올해 증시는 14조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세로 종합주가지수가 3월 저점 기준 50% 이상 상승했다. 내년에도 미국의 추가 감세효과의 영향으로 외국인 유동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시장의 밸류에이션, 연기금의 증시 참여 확대, 부동산 투자메리트 감소로 인한 4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기대감 등이 상승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반면 미국 쌍둥이적자(무역, 재정수지)를 해소하기 위한 국채발행 증가와 이를 소화하기 위한 금리상승 가능성, 가계부채로 인한 국내 소비위축 심화 등은 잠재된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수출이 경기 회복세 주도국내 경기회복 여부는 2004년 지수 상승의 핵심 전제이다. 올해 거세게 몰아쳤던 외국인만의 ‘나홀로’ 장세의 기세가 소진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증시의 유동성을 받쳐주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의 징후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올해 침체된 국내 경기를 홀로 떠받들었던 수출은 내년에도 경기회복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전년 대비 18.3%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10%가 넘는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수출호조의 영향이 내수부문에 파급되는 정도에 따라 경기회복의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올해 경기침체를 주도했던 민간소비부문도 내년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0.7%(전년 동기 대비) 감소를 기록,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였다.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임금소득은 10% 상승한 반면, 소비지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임에 따라 억압수요(pent-up demand)가 누적됐기 때문에 내년 소비경기는 예상보다 회복세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2001년 경기 저점 통과 이후 올해 초 이라크전쟁으로 급속히 악화됐던 미국경제가 지난 3분기 GDP 성장률 7.2%의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부시 행정부의 약달러, 저금리, 감세정책의 효과가 하반기 들어서면서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소비지출과 투자, 주택부문의 호조세가 경제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대우증권 이영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경제가 적어도 내년 2분기까지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 비해 약 1분기 정도 차이를 두고 쫓아오는 유럽연합과 일본경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2004년 2분기까지는 글로벌 경제가 선순환 구조에 위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될 듯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은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보강시키는 핵심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92년 이후 미국경제가 꾸준하게 성장하면서 뮤추얼펀드에도 지속적인 자금유입이 이어졌다. 내년 미국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식형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외국인 매수의 든든한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미국의 저금리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인플레 압력 역시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저금리 구도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대우증권 김성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금리 인상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경기회복의 확신으로 해석된다면 주식시장에 대한 국제투자자금의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동성 유입 가능성은올해 국내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이 매우 공격적인 투자를 한 반면, 국내 투자자는 극도로 위축된 투자 형태를 보였다는 점.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14조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보이는 동안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8조원과 6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하지만 2004년에는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 확대 등의 요인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의 증시참여가 올해보다는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동부증권 투자전략팀 김성노 팀장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표적 투자대상인 주식, 채권, 부동산 중에서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9.6%로 부동산의 2.8%, 채권의 6.0%에 훨씬 높고, 5년 주기로 반복돼 온 주식시장으로의 시중자금 유입시기가 2004년과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5년 주기란 1988~89년의 3저 장기호황 국면, 1993~94년의 주식시장 대외 개방과 아시아 통화 강세 국면, 그리고 99년 외환위기 이후 나타난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 시중유동성이 유입된 경우를 말한다.연기금 등 기관의 주식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제한적으로 허용돼 온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내년부터 전체 연기금으로 확대되고, 우체국예금의 주식투자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국민은행 등 금융기관이 주식투자 확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전체적인 국내 기관의 수급 기반이 올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1000선 돌파 시도LG투자증권은 “여러 긍정적인 요인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수준은 이러한 경제 환경 변화 가능성을 주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 102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마찬가지로 1000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대우증권도 “국내 주가가 1000에 도달해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에 불과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상 부담이 크지 않다. 이는 90년 이후 평균 PER 14배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2000년 이후 평균 PER 12배에 비해서도 저평가된 상태다”고 분석했다.동부증권은 “99년 14조4,000억원에 머물렀던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2004년에는 30조3,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가총액은 99년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유동성 유입 정도에 따라 910~975선에서 지수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화학, 내수업종 유망LG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유망종목으로 자사주 매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소비심리 개선시 주가탄력이 클 것으로 보이는 신세계와 제일기획, 배당락 후 6개월간 주가상승률이 시장수익률을 초과했던 LG석유화학을 추천했다.동부증권은 PDP로 주력 사업이 바뀌고 있는 삼성SDI, 유가 하락의 최대수혜주 LG화학, 조흥은행 인수를 통해 내수반등 국면에서 영업레버리지를 극대화시킨 신한지주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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