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토지 공략이 ‘최선’

수정구 신촌동·오야동·고등동 투자 유망… 상당수 지역은 조기과열로 ‘부르는 게 값’

경기도 판교신도시는 자타가 공인하는 차세대 노른자위 단지다. 이런 판교신도시가 개발의 첫 삽도 뜨기 전에 토지를 중심으로 조기 과열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절대농지로 개발에 한계가 있는 판교 신도시 외곽 논밭까지도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다. 심지어 판교신도시의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돌면서 분당신도시 이매촌 일대 아파트가격이 폭등하는 기현상마저 낳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판교신도시의 조기 과열 배경에는 정부의 무분별한 대책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강남 집값이 정부의 특단 대책에도 불구하고 누그러질 기세를 보이지 않자 정부의 판교개발 방안이 하루가 다르게 ‘강남급 청사진’으로 격상되면서 투자 혹은 투기에 불을 댕긴 것.여기에 정부의 ‘9ㆍ5 재건축 대책’에 따라 강남 진입이 여의치 않게 된 시중 큰손들이 ‘최선(강남)이 아니면 차선(판교)’의 선택으로 판교 일대 토지매입에 나선 것도 조기과열의 원인 중 하나다.여하튼 투자자 중 상당수는 판교 일대 부동산시장에 투자 포인트를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판교 일대 토지매입이 현시점에서 최적의 투자인지, 투자를 한다면 어떤 곳에 해야 하는가이다.판교신도시 주변 토지매입 ‘빨간불’판교 투자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는 높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판교 토지매입은 투자의 난코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만치 않게 오른 토지가격에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다는 점, 여기에 까다로운 인허가까지 어느 한 구석도 만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판교 투자에 앞서 주의할 점부터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판교 토지 투자의 큰 줄기는 크게 수용지구 내 단독주택이나 근린주택을 매입해 판교신도시내 대토(代土)를 받는 방안과 반사이익을 누릴 판교신도시 주변 토지매입으로 요약된다. 판교 수용지구 내 단독주택이나 근린주택이 주목받는 것은 신도시개발을 전후해 주택당 평균 70평 안팎의 근린생활시설 택지를 불하받는 권리, 속칭 ‘딱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매입자 중 상당수는 이 딱지를 매입한 후 나중에 원매자의 명의를 빌어 토지를 불하받는다는 계획을 세우거나 개발 전 웃돈을 받고 되파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실상 강남급 개발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는 판교신도시지만 그 반대로 아파트 당첨확률이 역대 최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금이 넉넉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방식인 셈이다.하지만 이런 투자방식에 대해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조차 “전혀 앞뒤를 재지 않는 전형적인 묻지마 투자”라고 잘라 말했다. 판교공인 이춘식 대표는 “수용지구 내 단독주택가격이 3억5,000만 에 달한다”라며 “나중에 대토를 분양받을 때 조성원가의 80%선에서 추가로 돈을 내야 하는데 평당 560만원(평당 700만원의 80%)에 70평을 분양받을 때 금액(3억9,200만원)까지 더하면 7억5,000만원이 드는 셈”이라고 말했다.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신도시 조성 후 근린생활토지의 예상 분양가격이 평당 1,000만 원선이 돼 대략 7억원 정도에 분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마디로 현시점에서 대토매입에 나설 경우 나중에 분양받는 것보다 투자금액이 더 크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2000년 10월17일을 기준으로 택지예정지구로 지정된 상태여서 이후 전입자는 토지를 분양받을 수 없다. 이런 틈새를 노려 일부 불법중개업자의 경우 대토를 받을 수 없는 토지를 거래하는 경우도 다반사다.설령 대토를 받을 수 있는 토지라도 소유권 이전이 조성 이후에나 가능해 현재로서는 원매자에 대한 가처분이나 공증 등의 비정상적인 거래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매자의 명의 이전 지연을 통한 웃돈요구나 각종 세금부담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의 설명이다.인접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투자금이 든다. 현재 판교신도시와 맞닿아 있는 운중ㆍ석운동 일대 개발 가능한 상업지의 경우 평당 800만~1,000만원, 시흥동 일대 주택지는 평당 500만원 이상 호가하는 상태다.그러나 이들 지역은 건물 신축 등에 따른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물바닥면적의 비율)이 20%로 묶여 있어 개발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예컨대 평당 1,000만원을 주고 300평의 토지를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매입금액만 3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건물 신축은 이의 20%인 60평까지만 가능하다. 3층 높이로 건물을 짓는다고 가정하면 건물 연면적은 180평에 불과해 개발이익이 낮다.“그래도 투자할 만한 곳은 있다”앞서 언급한 대로 판교 일대 토지매입시 10억~20억원대의 목돈투자가 불가피하다. 또 건축면적이 제한을 받고, 매입가격이 크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결국 현시점에서는 반사이익을 누리돼 가격이 저평가돼 있는 지역 내 토지매입을 고려하는 게 투자 포인트다.최문섭 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신도시 경계구역은 땅값이 많이 올라 총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은 6%대를 넘기 힘든 상황”이라며 “신도시개발에 따른 도로 신설 예정지역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된 토지를 틈새 상품으로 주목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따라서 수정구 신촌동과 오야동, 그리고 고등동 일대가 투자 ‘0순위’ 지역이다. 23번 국도를 따라 판교까지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신촌동과 오야동은 서울 강남 수지와도 가까워 판교신도시 효과가 클 것으로 거론된다.그러나 이들 지역의 토지매입시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서울공항 등 군사시설이 몰려 있고 그린벨트로 묶인 곳이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취락지구 내 나대지나 상업지 매입이 유리하다. 신촌동의 경우 개발 가능한 대지는 평당 500만원 내외이고, 고등동 일대 상업지는 평당 700만~800만원선이다.신도시개발에 따른 도로 신설 예정지역 등도 투자 대상이다. 이들 지역은 판교신도시 경계구역보다 땅값이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분당구 고기리 일대는 영통~양재간 고속화도로와 분당 미금역~고기리 6차선, 수지~고기리 4차선 도로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재 고기리 일대 전원주택은 평당 250만~300만원, 형질 변경이 가능한 논밭은 평당 2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물론 이 일대 토지 중 형질변경이 불가능한데도 매매가격이 비싼 토지 등도 많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형질변경이 안된 토지나 임야가 뒤섞인 대지는 추후 개발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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