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조정가능성, 상승 추세는 지속

아무리 ‘과학적’임을 표방한다고 해도, 분석과 전망은 각기 처한 입장과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가급적 다양한 분야에 있는 증시 관계자들에게 추석 이후 증시를 어떻게 보는지,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갖고 가야 할지 물어보았다. 이들은 대체로 추석 이후에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상승 추세 자체는 의심받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언급된 고점은 연내 850~900대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지수 자체는 큰 의미가 없고 오를 종목만 오른다는 ‘차별화’를 강조했다.여러 분야의 증시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구해 봐도, 그러나 이들의 전망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김태우 주식운용2팀장은 “이미 5개월간 연속해서 주가가 오름으로써 상승 추세가 만들어져 있는 상황이라서 누구도 딱 잘라 다른 의견을 내놓기가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PCA투신운용 강신우 전무는 역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모두가 같은 말을 하면 시장은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격언도 되새겨 봐야 할 때는 아닌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국내증권사삼성증권은 연말 이전에 종합주가지수 800선을 달성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동원증권, LG증권 등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은 더욱 낙관적이다. 메리츠는 4분기에 지수 844선을 전망하고 있으며, 교보증권은 IT주와 금융주의 주도로 90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우리증권 역시 미미하나마 수출과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현재는 주가 상승의 초기단계일 뿐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현대증권이 비교적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국내 경기회복이 아직 불확실하고 무엇보다 국내에 매수주체가 없어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투신, 투자자문미래에셋자산운용 김태우 주식운용팀장 : 어떤 애널리스트, 어떤 펀드매니저도 차별화된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운 시점인 것 같다. 이번 5월 이후 상승장의 단초는 미국 경기 회복 신호를 확인한 후 미국 증시가 올랐고, 이에 따라 주식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져 아시아 증시로 자금이 흘러들어온 데 있었다. 따라서 연말에도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미국 경기 회복이란 IT업종이 주도하는 것인데 수출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일차적으로 수혜를 입게 된다. 수출은 이제까지도 계속 좋았지만, 이것이 지지부진한 내수를 진작시키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앞으로 상승의 폭이나 시기는 기관자금 유입에 달려 있다고 본다. 지난해 지수 800~940대에서 여의도 투신권에 집중 유입됐던 자금이 이후 계속 묶여 있다가 5월께 집중적으로 환매가 이루어졌다. 주식시장이 조금만 더 오르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기관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추석 이후에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그 폭은 10% 미만일 것으로 본다. 이번 상승장에서는 지수가 20% 올랐다면 오르는 종목만 50% 오르는 장이 펼쳐졌다. 분명한 것은 90년대 초반처럼 건설주가 뜬다고 하면 모든 건설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고 증권주가 좋다고 하면 우량증권사나 그렇지 않은 종목이나 가리지 않고 예외 없이 상승하는 장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대형주가 여전히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주나 통신장비 등 시장 상승에서 저평가돼 있던 종목들도 눈여겨보고 있다.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 : 단기적으로는 외국인만 사니까, 추가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길게 보면 내년까지 경기가 좋을 것으로 판단, 12개월 적정 지수를 950 정도로 보고 있다. 지금부터 연말까지는 지수 850 정도 판단한다. 과거 13년간 강세장 초입 국면에서의 밸류에이션이 이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이상 가려면 경기가 급속하게 좋아져야 하는데 거기까지 얘기하는 것은 속도위반이라고 본다. 12개월 내 지수 950을 전망하는 것은 내년에도 금리가 제한적으로나마 오른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에는 긍정적이다.또한 외국인의 추가매수 여력이 계속 생길 것 같다. 해당 국가의 통화정책이 급격하게 긴축으로 돌아설 것 같지 않고, 이는 채권부문에서 주식부문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고, 따라서 해외 주식을 살 여력이 축소되지 않을 것임을 뜻한다. 나라 안을 들여다보면,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일부 우량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업종이 투자를 한다는 것은 아니고 비메모리 LCD 디지털가전 등 디지털 분야 기업들이다.따라서 IT주식 가치가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이에 따라 경기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반쯤을 기관 및 개인 자금이 증시에 들어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이렇게 국내 매수주체가 생기고, 지금보다 내수경기가 나아지면 외국인이 조금 팔고 나간다고 해도 주가를 받쳐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PCA투신운용 강신우 전무 : 지수 730을 돌파하면서 꾸준히 오르기만 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 외에는 부정적인 요소를 찾을 수 없다. 또 외국인만 사는 와중에 급하게 팔자세력에 없다는 점도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다. 외국인들도 갑자기 순매도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직도 여전히 10% 가량 상승여력은 있어서, 올해 안에 지수가 850대까지 간다고 본다.여전히 IT 주력기업들을 좋게 볼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이 업황이 좋고, 핸드셋 관련 업체들이 그동안 업황이 좋지 않았으나 최근 개선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많이 상승한 대형주들을 여전히 좋게 보고 있다.한편 인터넷 기업들도 주목하는데, 인터넷 기업을 대표하는 게임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근의 상승세는 낮아진 금리와 풍부한 해외유동성이 국내 경기의 회복움직임을 보고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작업이라고 본다. 따라서 단기조정은 임박했으나 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재야 전문가불뷰닷컴 정동희 대표 : 외국인이 주도하는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여느 상승장과는 다르게 이번 상승장은 금융주가 아닌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추석 직후 삼성전자의 매도신호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추석 이후 상승이든 하강이든 매우 피곤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9월9일 트리플위칭데이 이후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단순히 현물을 사들이는 데서 파생상품 쪽으로 바뀌는 모습이 포착될 조짐이 보인다.추석 이후 장세는 이제까지 외면당했던 통신서비스주에 달려 있다고 본다. SKT, KTF 등 최근 상승장에서 오르지 못했던 종목들이 상승모멘텀을 얻으면 추가상승이 확실해진다고 봐도 좋다. 이후에도 지금처럼 통신서비스업종이 소외될 경우에는 기간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보다 확실한 장의 추세는 10월이 돼야 판단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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