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펀드ㆍ스커더사 투자기법 귀감

『돈 세이 어게인(Don’t say again)..』얼마전 어느 증권사 지점장이 자신의 증권투자 고객으로부터 들은말이다. 세계화 시대라 그런지 이런 외국어 대화가 어색하지 않다.주식투자를 권유했다가 단호히 거절당한 내용이다. 그것도 다시는주식의 「주」자도 언급하지 말라고….란 영화를 보면 미래의 운동경기 결과가 수록된 연감을 과거시점에 입수하여 부자가 되는 재미나는 스토리가 있다.이처럼 주식투자자가 미래의 주가를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누구나이 세상에서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텐데. 최근 한국증시의 약세국면에서 증권투자로 이익은 커녕 투자원금까지 손해를 본많은 투자자들이 잠시나마 백투더퓨처같은 공상에 빠졌을 가능성이있었으리라 느껴진다.「소나기 오면 피해 가라」 「떨어지는 칼을 잡지 말라」. 이같은투자격언은 인생행로에 도움을 주는 현인들의 말씀같이 들릴 때가많다. 소나기 올 때는 아무리 우산을 써도 비를 맞을 수밖에 없고떨어지는 칼에 손을 가까이 하면 위험한 것처럼 주가 하락시에는섣불리 주식을 사겠다고 뛰어들지 말라는 조언이다.이 정도의 주식투자 ABC를 모르는 개인투자자가 없을 정도로 수준들이 높아지고현명해졌다.◆ 초단기 투자에 집착하지말아야잠시 지난 10년간의 국내 상장주식 및 주가지수 추이를 살펴 보자.지난 85년말 3백42개사이던 상장회사수가 95년말에는 7백21개사로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이 기간중 시가총액도 6조6천억원에서1백41조2천억원으로 21배나 늘어났다. 또 10년동안 주가지수는163.37에서 882.88로 5배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물론 그 사이몇차례 주가의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증권시장을 좀더 멀리 보고높이 보고 깊게 볼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주식투자 성공의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투자철학을 갖고 있는 외국 투자관리회사중 하나를 소개한다면 코리아펀드(KF)를 운용중인 미국 「스커더 스티븐스」사를 들 수 있다.『우리는 코리아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위해서 어느 특정 상장주식을샀다기보다는 한국을 산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장기적인 전망이 밝은 이상 중단기적 증시의 변화나 개별주가의 움직임에결코 동요하지 않습니다.』지난 92년 중반 한국 증권시장이 주가지수 600선 밑에서 헤매고 있을 무렵 코리아펀드의 니콜라스 바라트 사장과 뉴욕에서 단독대면했을 때 피력한 그의 투자소신이다. 그 이후 한국주가는 다시 반등해 94년 하반기엔 지수 1,1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관리회사나 펀드매니저들의 투자기법은 천차만별이다. 장기적인 투자철학 속에 미국 타이거펀드의 확고한 종목선정 기준을 가미한다면 주식투자의 성공률을 한층 증대시켜 줄것이 분명하다.어느 기업체의 향후 3년간 예상매출액증가율과 경상이익증가율이그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보다 높은 경우 일단 그들의 투자대상이 된다. 지난 92년초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가 허용됐을 때 외국인이 선정한 대표적 한국기업은 한국이동통신이었다. 92년엔 이 회사의 주가는 8만원에서 16만원 수준을 오르내렸다.그 이후도 타이거펀드는 지속적으로 이통 주식을 사들였고 장기보유중이다. 작년에 이통 주가는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34만원에서60만원대까지 큰폭의 등락을 보였으나 올들어 2월 8일 현재 67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주식투자의 기본은 종목선정과 매매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종목선정을 잘 했다고 해도 매매의 타이밍을 잘 포착하는 일이 더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그리고는 장기적인 투자자세로 수년간 기다려보는 은근과 끈기가 필요하다.『강세기조는 비관속에서 싹트고 회의속에서 자라며 낙관속에서 성숙하여 행복감 속에 사라진다.』 월스트리트의 이 투자격언 속에서현재 한국증시의 현주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본다.김정오·교보생명 국제업무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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