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싸움 뜨겁다

「니켈수소전지 96년부터 양산(로케트전기)」. 「리튬이온전지97년 양산(서통과 태일정밀)」. 「리튬폴리머전지 96년중개발(LG금속)」. 2차전지 개발과 양산을 위한 국내기업의 열기가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안으로는 선점위치를 확보하고 밖으로는 독점지위를 과시하는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서다.현재 경쟁대열에 뛰어든 곳은 7개사. 삼성전관 대우전자등 재벌기업까지 「총동원령」이 내려졌다.지난해부터 국내기업의 2차전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크게 세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수요가 무한대에 이를만큼 엄청나다는 점이다. 휴대전화 노트북PC 캠코더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제품의 경박단소화가 진행되고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2차전지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게 늘고 있다. 올해 2차전지의 세계시장규모는 약41억달러(3조원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해마다 30%이상 늘어오는 2000년에는 1백억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전기자동차가 본격 등장할 경우 시장규모는 추정자체가 불가능할정도로 확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선진국들의 배터리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2차전지전쟁을 뜨겁게 만드는 요소다. 현재 2차전지중 니카드전지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공해배출이 심해 앞으로는 사용이 제한될 수밖에없다. 니카드전지를 대신할 니켈수소전지나 리튬이온전지등 무공해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나아가 리튬폴리머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선점경쟁도 치열하다.마지막으로 기술독립을 위해서다. 2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릴만큼 차세대의 중요한 기술중의 하나다. 멀티미디어나 전기자동차 등의 사활을 좌우할 만한 핵심부품(Key Device)으로 등장하고있다. 그러나 국내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일본이 세계시장의 90%이상을 석권하며 독점체제를 고수하고 있는데 국내기업은 일본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의 경우 1억달러의 국내수요중 5%인 5백만달러어치만을 국내에서 생산했을 뿐 95%는 일제를 썼다. 삼성전자가 히트상품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휴대전화 「애니콜」에 들어가는 전지도 일제이다. 「일본이 1차전지의공급을 중단하면 한국의 모든 시계가 멈추나 2차전지 공급을 하지않으면 통신체계가 흔들린다」는 얘기는 이래서 나온다.◆ ‘소형화 경량화 충전시간단축’ 3대과제 풀어라기술수준도 형편없다. 2차전지의 기초기반기술의 경우 일본을100으로 했을 때 미국이 80이며 한국은 60에 불과하다. 시제품개발단계에서는 미국이 70(리튬이온전지)∼80(니켈수소전지)인 반면 한국은 30(〃)∼60(〃)으로 더욱 벌어진다. 양산기술에 있어서는 리튬이온전지는 제로상태이며 니켈수소전지만이 30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지난해부터 시작된 2차전지 전쟁은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 성과는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돈이 많이 들고 불확실성도 크다.「소형화 경량화 충전시간단축」이라는 2차전지 개발의 3대과제를제대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지금까지 개발된 2차전지는 10여개 되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것은 니카드 니켈수소 리튬이온등 3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2차전지 개발이 얼마나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2차전지. 국내기업들이 일본이라는 높은 벽을 뛰어넘어 「반도체신화」를 재현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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