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시장 놓고 주류3사 전면전

전면전이다. 주류3사는 이제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경쟁을 벌인다.모든 술을 놓고 크게 붙는다.주류3사간의 이같은 시장싸움은 주류면허전면개방과 함께 진로가맥주에, OB가 소주시장에 참여하면서 촉발됐다. 즉 진로가 진로쿠어스맥주를 세워 맥주시장을 파고들자 이에 반발한 OB맥주가 경월소주를 전격인수, 소주시장에 뛰어든 것이다.이렇게 되자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게 된 조선맥주도 영국의 유나이티드 디스틸러스(UD)와 수입판매계약을 맺고 위스키시장에 가담했다. 결국 주류3사가 모두 맥주 소주 양주시장에서 「한칼」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날을 세우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주류시장은 대략 연간 4조원규모. 참여자들은 작아진 「파이」에만족하든지 만족할 수없으면 다른 쪽의 파이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 결국 3사의 주류사업확대는 신제품개발 및 판촉경쟁을 가열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신규참여자나 기존업체가 한정된 주류시장을 놓고 새로 터를 잡거나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애주가들의 혀끝을 끊임없이 공략, 제품을 인지시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실지회복 OB, 제품군으로 미각 공략맥주에서는 지난해 50%를 밑도는 시장점유율로 떨어졌던 OB맥주가올여름 상전을 기회로 실지회복을 노리는 상황. OB맥주의 관계자는『경쟁사들이 맥주시장을 열처리 비열처리로 양분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지만 맥주제조공정상 진정한 비열처리맥주도 아니다』며 『우리는 오히려 8개의 제품군을 바탕으로 세분화된 미각을 파고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소매상등 2차거래처를 중시하는 영업과OB플라자등 체인점 확대를 통해 시장의 「파이」자체를 키우는 마켓팅전략을 펼친다는 구상이다.이에 반해 조선과 진로카프리는 「잘 나가는」비열처리를 계속 강조한다는 구상. 진로그룹의 김상수차장은 『93년 출시때만해도 2∼3%에 불과했던 비열처리맥주시장이 지난해에는 49%로 늘어났다』며『아직까지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소주시장에서는 터줏대감격인 진로와 OB가 경월을 인수한후 신제품으로 내놓은 그린소주와의 대결이다. 진로는 경쟁사에서 그린소주가 나와 호평을 받자 신세대를 겨냥한 레몬 체리 등의 칵테일소주를 출시한데 이어 알코올도수 21도의 나이스소주를 시판하면서 수성자세를 가다듬어왔다.두산그룹은 『경월을 인수한 이후 그린소주는 전국적으로 6%정도의낮은 시장점유상황을 보였지만 지난해말에는 17%를 넘는 수준으로판매가 늘었다』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30%에 육박하는 선까지 따라붙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로가 유통망이 확고하다고하지만 『요즘에는 도매상들도 주류업계의 경쟁상황을 잘 이해하고있기 때문에 유통망을 뚫지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오로지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진로는 지난한해 서울에서 73.1%, 수도권에서 72.3%를차지했으며 그린이 각각 15%, 18.3%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소주시장은 다른 술과 달리 시장확대가 매우 어려운 분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산에서는 그린소주가 갖고 있는 부드러운 제품이미지를 최대한 강조하면서 수도권을 파고드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반면에 진로는 정통소주라는 이미지를 굳히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국제화에 보다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조선맥주에서는 『경쟁사들이 서로 상대방 시장에 진출한 이후 시너지(상승)효과보다 영업력을 상쇄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며 자신들은 『현재까지 소주시장에 진출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시장이 갑자기 커져 1조원규모로 확대된 양주시장은 소주와 달리주류가운데 맥주못지않게 심한 접전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조선맥주의 관계자는 『맥주의 경우 한병 판매해서 제조업체가 버는 것은10원정도밖에 안되지만 양주는 1박스(700㎖ 6병)를 팔면 5천∼6천원이 남는다』며 『위스키경쟁이 맥주보다 한층 가열될 것』이라고내다봤다.특히 올해는 원액을 15년이상 숙성시킨 최고급위스키를 중심으로시장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하이스코트(조선맥주계열)에서 딤플15년산이 출시된데 이어 연말에는 두산씨그램이 시바스리갈15년산을 선보였다. 여기에 임페리얼로 프리미엄급위스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진로도 다시 17년 21년산 임페리얼을 준비중에 있다.물론 양주시장에서는 아직까지 OB씨그램쪽이 상대를 압도하는 시장점유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말까지 OB씨그램은 양주시장의70%대를 장악하고 있었으며 이같은 시장판도는 현재까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이는 패스포드와 같은 스탠더드급에서 차지하는 OB씨그램의비중이 높기 때문이며 프리미엄급에서는 진로가 임페리얼의 선전으로 OB씨그램을 압도하고 있다.조선맥주는 올해 본격적으로 딤플판촉에 나서는 한편 오는 4월에는조니워커를 수입, 신제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진로쪽 관계자는『현재 스탠더드급 위스키에서도 전략제품을 검토하고 있다』며 『문제는 물량을 늘리면서도 질이 떨어지지 않는 고급원액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사 광고 671억...전년비 4.9% 증가맥주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 중의 하나가 광고 부분이다. 맥주광고비는 94년부터 급격히 늘었다. 93년말 하이트 붐이 일면서OB가 광고비를 대폭 늘린데다 진로쿠어스맥주가 시장에 신규 진출하면서 대대적인 광고 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94년 맥주 3사의 광고비는 6백39억8천만원. 93년 OB맥주와 조선맥주의 광고비 1백86억8천만원보다 2백42.5%가 늘어난 금액이다.94년에 맥주 3사의 광고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특히 OB맥주는 94년에 전년보다 2백57.7%가 증가한 2백86억4천만원을 광고에 쏟아부었다. 지난해 맥주 3사의 광고비는 6백71억원으로전년에 비해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94년 맥주 광고비가 워낙 늘어나 더 이상 확대될 여지가 없었던 탓으로 풀이된다.진로의 경우 지난해 광고비를 오히려 19.5% 줄였다. 94년에는 맥주시장에 처음 진출한 만큼 광고비를 많이 썼지만 지난해부터는 그럴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광고업계에서는 올해도 맥주 광고비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애드의 이재헌부국장은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브랜드가 정해졌기 때문에 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광고량도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맥주광고의 경향은 변할 것으로 보인다. OB라거가 「잘 익은 맥주」 넥스가 「좋은 보리로 만든 맥주」 카스가 「100% 비열맥주」를주장하면서 품질면에서의 차이점을 주장하고 있는데 올해는 분위기광고가 강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맥주가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로 자리잡으면서 이성적인 내용보다는 이미지 광고가 많아진다는 전망이다.이미 카프리는 감각적인 것을 좋아하는 신세대에 맞춰 분위기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OB라거도 가정 소비자를 위한 이미지 광고를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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