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맥주시장 AB, 밀러, 하이네켄 3파전

맥주는 막걸리가 아니다. 한국사람들만이 마시는 술이 아니라는 얘기다. 시베리아나 아프리카의 오지에서도 사람들은 맥주를 마신다.맥주는 오늘날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세계인의 술이다.맥주는 시장이 크다. 세계인의 술로 자리를 굳혔으니 당연하다. 시장이 큰 만큼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들도 많다. 세계적인 맥주회사도 있지만 거의 모든 나라에는 현지맥주를 만드는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서로간에 공격과 방어를 거듭하며 시장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세계맥주시장은 오래전부터 3파전의 양상을 보여왔다. 미국의 안호이저 부시(AB)와 밀러,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은 명성과 실질적인 규모면에서 맥주시장의 3대메이저로 불러 손색이 없다.최대의 회사는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안호이저 부시로 지난해에는9백75만㎘의 맥주를 출고한 것으로 잠정집계되고 있다. 이는 1년전에 비해 1.2%가 줄어든 것이다. 호황일 때는 출고량 1천만㎘를 거뜬히 넘긴다. 미국내 시장점유율은 약45%. 역시 미국기업인 밀러는말보로담배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의 자회사다. 작년한해동안 약5백만㎘의 맥주를 출고, 미국시장에서 23.2%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은 한해 평균 6백만㎘가량을 출고한다.이들 3대 메이저는 각각 세계시장에서 5∼10%사이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년전부터는 세계시장공략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하이네켄은 유럽회사이면서도 연간순익(평균 50억달러)의 50%정도를 유럽이외지역에서 벌어들인다. 이에 비해 순익이 하이네켄보다훨씬 많거나 비슷한 안호이저 부시와 밀러는 미국바깥에서 거둬들이는 순익비율이 약4∼5%씩으로 미미하다. 결국 미국회사들이 세계기업에 걸맞는 수준으로 국외수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하이네켄과의 신경전에 한층 열기가 오른 셈이다.안호이저 부시는 지난 93년 코로나맥주로 유명한 멕시코 최대회사그루포 모델로의 지분(17.7%)를 매입한데 이어 중국 칭따오맥주에서도 5%의 지분을 가져갔다.그리고 지난해에는 중국 무한에 있는 지방맥주회사의 지분을 80%나사들이는 「식욕」을 과시하기도 했다. 밀러도 필립모리스가 갖고있는 국제영업망을 이용, 무차별적으로 각국 맥주회사의 지분을 긁어모았다. 캐나다의 몰슨, 멕시코 펨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 대표적.그러나 하이네켄은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경쟁회사의 나라인미국에서 「머피 아이리시 스타우트」라는 신제품을 출시, 4천만달러의 광고비로 시장을 공략하고 나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미국소비자들의 관심이 수입맥주 특수맥주(유명인들의 이름 등을 붙여 이미지와 함께 판매하는 제품)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을 정확히 꿰뚫은 것이다. 또 유럽에서의 수성을 위해 체코의 필러스맥주를 비롯, 동구권 맥주회사들과 합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3대 메이저회사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덩치만 크다고 좋은 회사는아니다. 맥주의 맛에 관한한 독일회사들은 「박사학위」소지자라고할 수 있다. 독일에는 맥주회사만도 1천2백개사가 있고 헤아릴 수없을 정도로 많은 제품들이 생산된다. 94년의 경우 1천2백만㎘를생산,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3위를 기록했다. 독일의 맥주산업은내수위주여서 수입물량이 전체소비량의 2%에 지나지 않고 수출도생산량의 6%정도에 머문다.뮌헨은 독일에서도 자랑스러워하는 맥주명물을 갖고 있는 도시로그중 하나는 바이엔 스테판이란 회사다. 1040년 양조장을 건립한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회사로 현재는 뮌헨대학 농과대학의 연구시설로도 사용된다. 다른 하나는 매년 9∼10월중 2주간에 걸쳐독일의 대부분 도시에서 열리는 맥주축제로 그중 뮌헨축제는 최대규모다. 이 행사를 통해 뮌헨시가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연간 10억마르크 안팎. 우리와 이웃인 일본은 중국에 이은 아시아의 주요맥주소비국이면서 시장상황이 우리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일본맥주시장도 4파전 양상일본의 맥주시장은 보통 4파전으로 거론된다. 기린맥주와 아사히삿포로 산토리가 그들이다. 기린의 시장점유율이 50%미만으로 떨어져 있으며 아사히와 삿포로맥주는 최근 2∼3년동안 약간씩 시장을확대시켜왔다.특히 현재 국내맥주시장의 3사경쟁구조는 80년대말 일본의 드라이맥주경쟁과 흡사하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드라이맥주는 단맛을줄이고 맥주를 마신후에도 깨끗한 뒷맛을 갖도록 개발된 제품으로87년 아사히맥주가 처음 선보였다. 아사히는 당시까지 일본 4개업체중 만년 3위에 머물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운을 걸고 슈퍼드라이를 개발했다. 결국 다음해 다른 3개회사가 마이너스성장이나제자리걸음을 보이는 가운데 아사히만 70%가량의 매출신장을 기록하며 2위자리를 차고 앉은 것이다.최근 일본맥주시장은 비열처리맥주가 아니면 명함을 내밀지도 못할정도로 비열처리맥주가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 기린맥주가 출시된지 1백년이 넘는 간판상품인 기린라거에 생(生)이란 표시를 붙여 내용물을 비열처리로 바꾼 것이 이같은 시장상황을 잘대변해주고 있다. 일본에는 기린 스타우트를 빼고는 열처리맥주가자취를 감췄다.비열처리와 함께 지적할 수 있는 맥주소비와 관련된 세계적인 추세는 「라이트」가 붙은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미국시장에서는지난해 버드라이트 밀러라이트 쿠어스라이트가 각각 단일품목으로2, 3, 4위의 판매실적을 보였다. 또 내추럴라이트 미켈롭라이트(이상 안호이저 부시제품) 케이스톤라이트(쿠어스제품) 등이 일어서고있다.세계시장에는 전통을 자랑하며 「지역유지」로서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맥주회사도 많다. 조선맥주와 라이선스계약을 맺고 있는칼스버그는 덴마크와 스웨덴왕실의 지정맥주로 한해 약3백만㎘를출고한다. 기린맥주는 세계시장에서도 3∼4위를 마크하고 있으며포스터즈는 호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기업이다. 또 벨기에의 인터브루는 하이네켄 기네스 등에 이어 다양한 제품으로 유럽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다크호스에 해당된다.맥주는 유럽 북미에서 세계소비량의 50%이상이 소비되고 있으며 아시아 소비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개인당 소비량은 체코 독일 아일랜드 덴마크 순이며 미국 가봉 베네수엘라 일본 등에서도 많이 소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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